한명숙 "정치보복 나로 끝나길" 새정연 의원들 '울먹'
"역사와 양심의 법정에서 나는 무죄" 문재인 대표 등 눈시울 붉히기도
문재인 대표를 끌어안은 한명숙 전 총리의 두 손이 문 대표의 등을 도닥였다. 이어 유기홍 의원과 이학영 의원을 차례로 안은 한 전 총리가 김상희 의원을 끌어안자, 김 의원이 “흑”하며 울먹였다.
20일 오후 대법원으로부터 최종 선고를 받은 한명숙 전 총리는 기자회견문을 낭독할 때부터 국회를 떠나는 순간까지 담담한 표정으로 일관했다. 당대표회의실을 가득 채운 수십여명의 의원들과 취재진 앞에서 “노무현 대통령님으로 시작된 정치보복이 한명숙에서 끝나길 빈다”고 발언을 마친 후, 추미애 최고위원과 포옹할 때 역시 지그시 눈을 감을 뿐이었다.
이날 문재인 대표와 이종걸 원내대표, 추미애 최고위원과 나란히 선 채로 모습을 드러낸 한 전 총리는 “공정해야할 법이 정치권력에 휘둘려버리고 말았다. 법리에 따른 판결이 아닌 정치권력이 개입된 불공정한 판결”이라며 “노무현 대통령이 비탄에 가신 이후 지난 6년 동안 검찰의 표적 기획수사와 정치적 기소로 죄 없는 피고인으로 살아야만 했다”고 말했다.
한 전 총리는 또 “역사는 2015년 8월 20일을 결백한 사람에게 유죄를 선고한 날로 기록할 것”이라며 “국민 앞에서 떳떳하고 당당하게 선언한다. 역사와 양심의 법정에서 나는 무죄다. 비록 내 인신을 구속한다 해도 내 양심과 진실마저 투옥할 수는 없다”고 강조했다.
뒤이어 입장을 발표한 문 대표는 “진실과 역사, 인권을 지키는 마지막 보루가 사법부라는 국민들의 기대가 완전히 무너졌다”며 “검찰에 이어 법원마저 정치권력의 눈치를 본다면 국민은 어디에서 정의와 원칙을 기대할 수 있겠나. 정치적 판결이라는 비판을 받아 마땅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문 대표는 특히 “우리는 한명숙 전 총리가 역사와 양심의 법정에서 무죄인 것을 확신한다"며 "그럼에도 그 진실을 지켜내지 못하고 한명숙 전 총리를 감옥으로 보내야하는 우리의 무력함이 참담하다”고 말하는 대목에선 잠시 발언을 멈추며 눈물을 삼키기도 했다. 아울러 추 최고위원을 비롯한 여러 의원들 역시 눈시울을 붉혔다.
문 대표는 이어 “우리는 주저앉지 않고 진실이 승리하는 역사를 만들기 위해 국민과 앞으로 나아갈 것”이라며 “사법의 민주화와 정치적 독립을 지키기 위해 모든 노력 다하겠다. 특히 대법관 임명 절차의 민주성과 대법관 구성의 다양성을 확보하기 위한 법제도 개선에 총력을 기울일 것”이라고 힘주어 말했다.
이날 대법원 선고와 관련해 새정치연합은 ‘강경 대응’을 예고, 기존의 야당탄압저지대책위원회의 명칭을 신공안탄압저지대책위원회로 변경하고 비공개 전체회의를 열었다.
한편 19대 총선에서 비례대표로 당선된 한 전 총리는 현행 공직선거법에 따라 의원직을 상실케 됐다. 현행법상 불법 정치자금 수수 혐의로 기소돼 징역형을 선고받을 경우 당선이 무효화 되고, 대통령으로부터 특별사면을 받지 않는 한 집행 후 10년 동안 피선거권도 제한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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