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슈퍼 손데이’ 손흥민 골 폭죽, 케인·에릭센과의 춤

후반 23분 에릭센 패스 받아 드리블 뒤 결승골 작렬

해리 케인과의 호흡도 한결 나아져..토트넘 반격 동력

손흥민 골 폭죽 ‘슈퍼 손데이’ 케인·에릭센과 춤추다

손흥민 골도 골이지만 케인-에릭센과 토트넘에 녹아든 움직임은 앞으로를 더욱 기대케 한다. ⓒ 게티이미지

손흥민(23·토트넘)이 프리미어리그 데뷔골이자 결승골을 터뜨리며 승리를 이끌었다.

토트넘은 20일(한국시각) 영국 런던 화이트 하트레인에서 열린 ‘2015-16 잉글리시 프리미어리그(EPL) 6라운드에서 후반 23분 터진 손흥민의 선제 결승골에 힘입어 이청용 소속팀 크리스털 팰리스를 1-0으로 꺾었다.

손흥민 결승골로 1-0으로 이긴 토트넘은 선덜랜드전에 이어 프리미어리그 2연승을 거두며 2승3무1패(승점9)를 기록했다. 3무1패 뒤 2연승으로 토트넘도 중상위권까지 치고 올라갈 수 있는 발판까지 마련했다

값진 손흥민의 EPL 데뷔골은 이날 경기의 결승골이 됐다. 수비 진영에서 공을 가로챈 에릭 라멜라가 중앙에 있던 에릭센에게 연결했다. 역습 기회에서 에릭센은 왼쪽으로 쇄도하는 손흥민에게 연결했고, 손흥민은 빠른 발을 앞세워 질풍 같은 드리블 돌파에 이어 정교한 왼발 슈팅으로 골문을 갈랐다.

지난 18일 카라바크(아제르바이잔)와 ‘2015-16 UEFA 유로파리그’ 조별리그 첫 경기 2골에 이어 이틀 만에 토트넘에서의 세 번째 골을 터뜨렸다.

손흥민의, 손흥민에 의한, 손흥민을 위한 경기였다. 손흥민은 후반 34분 클린턴 은지와 교체될 때 3만여 홈 팬의 기립박수를 받으며 자신의 가치를 확실하게 입증했다. 유로파리그 멀티골로 자신감을 충전한 손흥민은 크리스탈 팰리스전에서 ‘슈퍼 손샤인’의 위력을 뿜으며 귀중한 승리를 토트넘에 선사했다. 그것도 2경기 연속이다.

이날 손흥민은 본래 포지션인 왼쪽 측면 공격수로 선발 출전했다. 여기에 팀의 플레이 메이커인 크리스티안 에릭센의 복귀로 날개를 단 손흥민은 경기 내내 자신감 넘치는 움직임으로 토트넘 공격을 이끌었다.

전매특허인 저돌적인 돌파는 물론 때에 따라서는 적극적인 수비 가담으로 팀에 헌신했다. 상대적으로 공간의 여유가 있는 프리미어리그 무대에 적합한 손흥민의 활약이었다.

그리고 마침내 결실을 맺었다. 후반 23분 손흥민은 자신의 프리미어리그 데뷔골이자 팰리스전 승리를 알리는 결승골을 터뜨렸다. 역습 상황에서 손흥민은 에릭센이 찔러준 패스를 받은 후 상대 수비를 허무는 저돌적인 돌파에 이은 감각적인 왼발 슈팅으로 골망을 흔들었다.

에릭센의 명품 패스도 돋보였지만 무엇보다 상대 밀집 수비를 완전히 무너뜨린 손흥민의 역동적인 플레이가 일품이었다.

프리미어리그 데뷔전이었던 선덜랜드와의 경기에서 손흥민은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 너무 큰 부담 탓인지 움직임도 무거웠고, 해리 케인 등 팀원들과의 호흡도 원활하지 못했다. 그러나 손흥민은 자신을 둘러싼 우려의 시선을 단 2경기 만에 완전히 뒤집었다. 이적료 400억원이 아깝지 않은 강렬한 활약으로 2경기 연속 토트넘 승리의 주역이 됐다.

골도 골이지만 선덜랜드전에서 지적을 받았던 원톱 해리 케인과 호흡도 한결 나아졌다. 에릭센이 없었던 당시 경기에서 케인은 자주 2선까지 내려와 공을 잡았다. 때문에 전방 침투를 노린 손흥민이 적극적으로 올라서지 못했다. 다소 케인과 동선이 겹치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왔다.

하지만 이날 크리스탈 팰리스전 전반전에서 손흥민은 좌우 측면을 폭넓게 누비면서 케인이 내려갔을 때 전방으로 이동하는 등 한층 안정적인 호흡을 선보였다. 특히, 후반에 합류한 에릭센과 결승골을 합작하면서 더 큰 기대를 품게 했다. 팰리스전 이전까지 프리미어리그 5경기에서 4골에 그치는 공격에 답답했던 토트넘에 손흥민이 녹아들면서 반격의 동력도 확보했다.

손흥민 활약에 현지 언론도 칭찬일색이다. 경기 후 손흥민은 축구 통계 사이트인 '후 스코어드'가 선정한 MOM(맨 오브 더 매치)에 선정됐다. 뿐만 아니라 평점 8.28점으로 양 팀 최고 평점 선수가 됐다. 박지성 전 동료이자 '스카이 스포츠'의 패널인 게리 네빌 역시 'SUPER SON DAY'라며 손흥민의 데뷔골에 엄지를 치켜세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