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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건창 충돌' 오재원, 투지인가 과잉 승부욕인가


입력 2015.10.12 11:44 수정 2015.10.13 08:54        데일리안 스포츠 = 김평호 기자

준PO 2차전서 넥센 서건창과 충돌, 과거 숱한 벤치클리어링 중심

뜻하지 않은 ‘벤클 유발자’ 오명, 주장으로서 냉정한 모습 보여야

'서건창 충돌' 오재원, 투지인가 지나친 승부욕인가

올시즌 일어난 대부분 벤치클리어링의 중심에는 오재원이 있었다. ⓒ 두산 베어스

이번 벤치클리어링에도 오재원(두산)이 있었다.

오재원은 11일 잠실야구장서 열린 넥센과의 ‘2015 타이어뱅크 KBO리그’ 포스트시즌 준플레이오프 2차전에서 넥센 서건창과 충돌했다.

상황은 이렇다. 두산이 3-2 앞선 8회초 무사 1,2루에서 서건창은 두산 투수 함덕주로부터 3루수 앞 희생번트를 댔고, 이후 1루를 향해 전력 질주했지만 아웃되고 말했다.

그런데 어정쩡한 자세로 다리를 벌려 베이스를 1루 베이스를 가로 막은 오재원의 수비가 화근이었다. 서건창은 즉시 오재원과 언쟁을 벌였고, 양팀 더그아웃에 있던 선수들이 모두 뛰어나오면서 벤치클리어링으로 이어졌다.

서건창 입장에서는 충분히 화를 낼만한 상황이었다.

앞서 서건창은 지난 4월 9일 잠실 두산전에서 1루로 전력 질주하다 백업수비에 들어온 고영민과 충돌해 십자인대 파열 부상을 입은 바 있다. 이 부상으로 오른 무릎 후방십자인대를 크게 다친 서건창은 정규시즌에 두 달 간 출전할 수 없었다.

아직 부상 트라우마가 남아 있었던 서건창은 똑같은 상황에서 또 다시 부상의 위협을 느끼자 오재원에게 항의를 한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오재원 입장에서도 할 말은 있어 보인다. 공이 오기 전부터 오재원이 1루 베이스를 가로 막고 있었던 것은 사실이나 공을 잡자마자 바로 발을 떼며 혹시 모를 위험한 상황을 방지했다. 하지만 지나친 승부욕 탓에 본인의 감정을 제어하지 못했다.

더구나 두산은 준플레이오프 1차전을 극적으로 승리하며 좋은 분위기를 타고 있었고, 이날도 8회까지 앞서가며 2연승을 바라보고 있었다. 그러나 서건창과의 언쟁은 오히려 2연패를 당할 위기에 다소 위축돼 있었던 넥선 선수들의 투지를 자극하는 결과가 되고 말았다.

무엇보다 오재원의 행동이 아쉬웠던 이유는 그가 두산의 주장이기 때문이다.

포스트시즌이라는 보다 냉정함이 요구되는 큰 무대에서 주장이 흥분하는 것은 동료들의 투지를 자극할 수도 있지만 자칫 팀 내 동요를 일으킬 가능성이 높다. 특히 계속해서 시리즈의 분위기를 가져가고 있는 두산 입장에서는 절대 흥분할 어떤 이유도 없다.

올 시즌 대부분의 벤치클리어링의 중심에는 오재원이 있었다는 점이다. 오재원은 지난 5월에는 NC 투수 해커와 7월에는 LG 투수 우규민과도 언쟁을 벌여 벤치클리어링을 촉발시킨 바 있다.

승부의 세계에서 지나친 승부욕은 오히려 패배를 부르기 마련이다. 그래서 11일 경기의 8회초 상황은 팀의 주장으로서 좀 더 냉정하고 유연하게 대처했으면 하는 아쉬움이 남는 대목이기도 하다. 그러나 오재원은 이번 서건창과의 논쟁으로 ‘벤클 유발자’라는 뜻하지 않은 오명에서도 자유롭지 못하게 됐다.

김평호 기자 (kimrard16@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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