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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혁당 유족 만난 문재인, 박정희 3공화국을 겨냥하다


입력 2015.10.15 18:15 수정 2015.10.15 20:37        전형민 기자

서대문 형무소 찾아 "세계적으로 부끄러운 사법살인"

문재인 새정치민주연합 대표가 15일 국회에서 열린 긴급 의원총회에서 황교안 국무총리의 '일본 자위대 입국 허용' 망언에 대한 규탄 발언을 하고 있다. 문 대표는 “황 총리의 발언은 일본 자위대의 대한민국 파병 가능성을 사실상 공식화하는 정부 최고위 관계자의 발언으로 반역사적 반민족적인 망언”이라고 밝히며 박근혜 대통령의 직접적인 입장표명과 사과를 요구했다. ⓒ데일리안 박항구 기자

문재인 새정치민주연합 대표가 15일 서대문형무소 역사관을 찾아 “인혁당 사건은 세계적으로 부끄러운 사법살인”이라고 말했다.

서대문형무소는 과거 일제 강점기에 세워져 많은 독립운동가들이 투옥되고 사형이 집행되었던 곳으로 해방이후에도 교정시설로 이용되며 인혁당 사건 등 민주화 운동에 연루된 인사들이 투옥되고 사형당한 곳이다.

이날 오후 인혁당 사건으로 사형당한 고 하재완 씨의 부인 이영교 여사, 고 장준하 전 의원의 아들 장호권 씨 등과 함께 서울 서대문형무소 역사관을 방문한 문 대표는 서대문형무소 추모비에 헌화하고 근처 사형장을 향해 가면서 “제가 지난 대선 때 여기서 출마선언을 했다”며 감회에 잠기기도 했다.

문 대표는 사형장까지 둘러본 후 기자들 앞에 서서 “이곳은 일제에 맞섰던 우리 항일 투사들과 독재에 맞섰던 민주화 운동 투사들이 투옥·고문·처형당한 곳”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아직 우리 친일 역사가 규명되지 못했고 민주화 운동 과정에서 억울하게 희생당한 분들의 진상도 규명·해명되지 못했는데 박근혜 정부는 역사교과서를 국정화해 친일과 독재를 미화하려 한다”며 “독립·민주열사들이 친일과 독재에 맞서 승리했던 자랑스러운 역사를 아이들 후손들에게 똑바로 가르쳐야겠다고 다시 한 번 생각한다”고 말했다. 정부여당이 추진하는 역사교과서 국정화를 작심비난한 것이다.

문 대표는 이동 중에도 유족들과의 대화에서 “우리 민주화운동 한 분들 명예 회복도 안 된 상태인데, 다시 또 독재를 미화하는 교과서를 만든다고 하니까 진짜 기가 막힌다”며 역사교과서 국정화의 목적이 독재 미화인 것처럼 주장했다.

함께 자리한 이 여사도 “역사는 사실을 기록하는 것”이라며 “역사왜곡에 현혹되지 말고 올바른 역사 교육에 앞장서달라”고 문 대표에게 부탁하기도 했다.

특히 이 여사는 문 대표와의 면담에서 “자기 아버지의 과오, 흔히들 신문에서 나오는 친일파 남로당이나 일본에 가서 일왕에게 꿇어앉아 맹세한거나 독립군들을 모두 고발해 죽게 한 사건을 고스란히 기록한다면 저는 환영하겠다”면서 고 박정희 전 대통령을 노골적으로 겨냥하기도 했다.

문 대표는 전날 위안부 할머니 수요집회를 찾은 것에 이어 서대문형무소까지 찾아가 인혁당 사건을 거론함으로서 이틀에 걸쳐 ‘역사교과서 국정화의 목적은 친일·독재 미화’라는 프레임을 구축하는 한편 이것의 대응으로 ‘장외투쟁’을 선택했다.

지난 2014년 여름 세월호 문제로 장외투쟁한 이후 한동안 ‘장외투쟁’을 꺼려온 새정치연합으로서는 전면전이 아닌 부분 장외투쟁을 선택한 셈이다. 하지만 정부여당과의 ‘프레임 싸움’, ‘홍보전’에서 매번 패했던 새정치연합의 ‘장외투쟁’이 어떤 결론을 불러올지 주목된다.

전형민 기자 (verdant@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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