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철수 "문재인 책임" 재보궐 전패 새정치 '또' 내분
안철수 김한길 박지원 등 비주류 한 목소리로 "혁신 실패, 대표 책임져야"
새정치민주연합이 지난 28일 치러진 재보궐선거에서 참패한 가운데, 당내 비주류를 중심으로 ‘문재인 책임론’이 고개를 들면서 ‘국정교과서 저지 운동’ 정국으로 잠시 주춤하던 내분 양상이 또다시 불거질 태세다.
당장 안철수 전 공동대표가 선거 다음날 ‘혁신 토론회’를 열며 칼날을 세우고 나섰다. 안 전 대표는 29일 '정권교체를 위한 야당 혁신, 어떻게 할 것인가' 토론회를 개최하고, 참석 전 기자들과 만나 "당이 아직 신뢰를 회복하지 못했다는 것을 보여준 선거 결과"라며 "여러가지 불리한 여건 속에서 치뤄진 선거이지만, 우리 당에 더 강한 혁신이 필요하다는 걸 느끼게 해준 결과"라고 혹평했다.
그는 특히 문재인 대표 등 지도부를 향해 "내가 혁신에 대해 10가지 구체적인 제안을 했었는데, 그 중 하나가 여러 선거들을 돌아보고 뭘 잘못했는지, 어떻게 하면 다음 선거 때 같은 실수를 반복하지 않을 지 살펴보자는 것이었다"며 "(문재인 대표가) 거기에 대해 답을 하고 실제로 실천에 옮길 때라고 생각한다"고 지도부 책임론에 힘을 실었다.
이어 "지금 이 상태로는 총선 공천 작업만 한다고 하면 또다시 같은 결과 나올 것"이라며 "먼저 우리 당이 바뀌고 국민의 신뢰가 회복된 다음에 공천 작업을 시작해도 늦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는 최근 조은 교수를 위원장으로 하는 선출직공직자평가위원회가 발족, 이른바 ‘현역 20% 물갈이’의 신호탄을 울린 데 대해 다시한번 반발 입장을 분명히 한 것이다.
또한 이날 토론회에 참석한 김한길 전 공동대표도 재보선 결과에 대해 "우리 당의 현 주소를 보여주는 결과라고 생각해 걱정이 더 깊다"며 문 대표를 비판했다. 아울러 ‘문 대표가 선거결과 책임을 지고 사퇴해야 한다는 뜻인가’라는 질문에는 입을 꾹 다문 채 아무런 대답 없이 행사장으로 들어갔다.
호남·비주류 대표격인 박지원 의원도 자신의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재보선 참패에 대해 “대표가 책임을 져야한다”며 대표 사퇴론에 힘을 실었다. 박 의원은 “정당은 선거를 위해서 존재하고 선거는 이겨야 한다. 이번 지방 재보선 참패는 또한번의 충격”이라며 “아무리 지방선거라도 야당은 중앙당에서 체계적 지원을 해야 한다. 이것도 안하면 대표는 왜 필요한가”라고 쏘아붙였다.
박 의원은 또 “내가 지원 유세를 갔지만 전통지지세력이 못 찍겠다는 말씀뿐이었다. 문재인 대표께서 아셨는지 보고를 받으셨는지 의문”이라며 “작은 선거라 변명하지 말고 큰책임을 져야 한다. 적당하게 또 넘기면 다음 총선에서도 또 적당하게 패배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이 기회를 놓지면 정권교체도 물건너 간다”며 문 대표를 향해 “결단을 하라”고 촉구했다.
한편 이날 문 대표는 이번 재보선 패배로 국정교과서 저지 동력에 제동이 걸리는 것 아니냐는 우려에 대해 "재보선 결과는 우리가 많이 부족했다. 이뿐 아니라 우리 정치가 국민들께 희망을 드리지 못해서 투표율을 올리는데도 실패했다"며 "우리가 더 겸허하게 노력해야한다"면서도 "역사교과서 국정화 문제는 그것과 별개다. 정치의 문제가 아니라, 학문의 문제이고 교육의 문제"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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