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리을설 장례 '국장'으로…김정은의 원로 띄우기?
김일성과 함께 빨치산 활동했던 리을설 띄우며 백두 혈통 부각
리을설 북한 인민군 원수가 7일 폐암으로 사망했다는 소식이 알려진 이후 북한은 리을설의 장례를 국장으로 치르기로 했다. 이를 두고 원로와 연결고리가 약한 김정은이 '원로 띄우기'에 나섰다는 평가가 나온다.
북한 조선중앙통신은 8일 리을설의 사망 소식을 전하며 "리을설 동지는 일제 통치의 암담한 시기 위대한 수령 김일성 동지께서 조직영도하신 영광스러운 항일무장투쟁에 참가해 조국해방을 위한 성스러운 위업에 자기의 모든 것을 다 바쳤다"고 강조했다.
북한은 즉시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을 위원장으로 하는 국가장의위원회를 구성했다. 위원회에는 김영남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 황병서 군 총정치국장, 박봉주 내각 총리, 김기남·최태복 당 비서, 박영식 인민무력부장 등 당·군·정 대표들이 총 동원됐다.
리을설은 1921년 일제강점기 함경북도 청진시에서 태어나 김일성 주석과 함께 항일 '빨치산' 활동을 한 이력이 있다. 그는 북한 노동당 중앙위원회 위원과 최고인민회의 대의원도 지냈다.
1995년 10월에는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원로 예우 정책'에 따라 인민군 원수 칭호를 받았다. 리을설은 현재 김정은 제1위원장을 제외하고 북한 내 유일한 원수였다. 리을설의 시신은 평양 중앙노동자회관에 안치됐다.
북한이 리을설의 사망을 강조하며 애도 분위기를 조성하는 것은 원로와 연결고리가 약한 김정은이 김일성과 리을설이 빨치산 동지라는 점을 강조, 백두 혈통을 부각시키기라는 의도가 숨겨져 있을 것으로 보인다.
리을설을 잘 아는 중장년층 이상의 지지를 유도하고 김정은 정권에 충성하는 분위기를 이끌기 위한 전략적 의미가 내포돼 있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다수의 북한 전문가들은 이번 상황을 두고 "체제 결속과 군부에 대한 충성을 이끌어 내려는 의도로 보인다"고 평가하고 있다.
한편, 이번에 꾸려진 국가장의위원회에 최룡해 노동당 비서가 빠져 주목된다. 조선중앙통신이 실수로 빠뜨렸을 가능성이나 최룡해의 건강 문제도 제기되고 있지만 김기남 등 다른 당 비서들은 다 포함됐고 몸이 좋지 않다고 알려진 강석주 당 비서도 명단에 있다는 점에서 최룡해의 신상에 큰 변동이 생긴 것이 아니냐는 추정이 나오고 있다.
©(주) 데일리안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