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타니 쇼크’ 김인식 역발상으로 치유할까

데일리안 스포츠 = 김윤일 기자

입력 2015.11.17 14:24  수정 2015.11.18 14:52

개막전 당시 빠르게 승부 보려다 직구에 속수무책

오타니 컨디션은 최상, 역발상으로 직구 공략할 수도

대표팀 타선은 오타니의 직구-포크볼 조합에 속수무책으로 당했다. ⓒ 연합뉴스

프리미어12에 도전장을 내민 한국 야구 대표팀은 일본과의 개막전에서 적지 않은 충격을 받았다.

당시 일본의 선발은 21세의 프로 3년차 투수인 오타니 쇼헤이(니혼햄). 신장 194cm의 건장한 체격에서 뿜어져 나오는 시속 160km의 직구와 140km 후반대의 포크볼은 그야말로 마구 수준이었다.

결국 오타니는 한국과의 개막전에서 6이닝 2피안타 무실점으로 승리투수가 됐다. 경기 후 국내 언론들은 앞 다퉈 오타니를 크게 조명했다. 고교 시절부터 150km 중반대의 강속구를 뿌렸던 오타니는 프로 입단 당시부터 일본 내에서 큰 화제를 모았던 투수다. 게다가 메이저리그에서도 스카우트를 파견, 꾸준히 그를 관찰 중에 있다.

쿠바를 꺾고 프리미어12 4강에 오른 김인식호는 다시 한 번 일본과 마주한다. 일본은 일찌감치 오타니를 준결승 선발로 예고했다. 과연 대표팀 타자들은 오타니의 강속구를 공략할 수 있을까.

개막전을 복기해볼 필요가 있다. 오타니는 익히 알려진 대로 빠른 직구와 고속 포크볼, 그리고 간간이 섞어 던진 슬라이더로 대표팀 타선을 요리했다.

물론 아직 나이가 어리다보니 약점도 분명한 투수였다. 제구가 아직 불안하고 한 번 수세에 몰리면 대량 실점 등 무너지는 경우도 종종 있었다. 결국 한국전에서 선보였던 그의 투구 퍼포먼스는 컨디션이 가장 좋을 때의 모습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

김인식 감독은 개막전에 앞서 오타니 공략법으로 ‘초반 흔들기’ 작전을 들고 나왔다. 이용규와 정근우 등 작전 수행 능력이 뛰어난 타자들을 전진 배치해 기습 번트나 루상에서의 적극적인 모습으로 흔들려고 했다. 다른 타자들도 마찬가지였다. 초반부터 공격적인 스윙으로 어떻게든 선취점을 따내겠다는 의지가 확연해보였다.

하지만 아무 의미 없었다. 뻔히 드러나는 직구 볼 배합에 타자들은 선뜻 방망이를 내밀지 못했고, 불리한 볼 카운트에서 어김없이 들어오는 포크볼에 연신 헛스윙 삼진을 당하기 일쑤였다.

이틀 뒤 열릴 4강전에서는 전체적인 밑그림을 다시 그려볼 필요가 있다. 오타니는 한국전 이후 등판하지 않고 있어 11일 만에 실전 경기에 나서게 된다. 체력적인 면에서 아무 문제가 없다는 뜻이다. 반면, 대표팀은 길고 길었던 페넌트레이스를 치른데다 지난 일주일간 조별리그와 8강전의 강행군을 펼쳤다.

개막전과 달리 볼을 최대한 오래 보면서 투구수를 늘려나간다면 보다 손쉽게 오타니를 공략할 수 있을 전망이다. 물론 이에 대한 전제조건은 160km의 직구가 아닌 고속 포크볼에 속지 말아야 한다는 점이다. 대표팀 타자들은 경기를 거듭할수록 타격감이 올라오는 모습이었지만 160km에 달하는 직구를 쳐내기란 여간 어려운 게 아니다. 빠른 볼에 눈이 익숙해져있을 때 뚝 떨어지는 변화구를 얼마나 잘 골라내고 참아내는 것이 오타니 공략의 핵심이라 할 수 있다.

역발상으로 다시 한 번 직구를 노리고 빠른 승부를 보는 방법도 있다. 사실 오타니의 직구는 생각만큼 위력적이 않다는 평가가 잇따른다. 실제 일본프로야구 내에서 그의 직구를 마주한 타자들은 체감 구속이 전광판에 찍히는 것보다 떨어진다는 평가를 내놓고 있다.

오타니는 직구가 통하지 않으면 급격하게 흔들리는 투수다. 특히 포크볼의 제구가 아직까지 완전하지 않기 때문에 이로 인해 애를 먹는 모습이 자주 노출되기도 했다. 과연 김인식 감독은 타자들에게 어떤 주문을 할지, 결승으로 가기 위한 최후의 관문 앞에 선 야구 대표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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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윤일 기자 (eunice@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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