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S 유훈 따르자면서 국회는 지금 '기싸움만'
여 "노동개혁 법안, FTA 비준동의안 처리 협조 안하면 예산안 원안 처리"
야 "국회 무시한 정부여당...징벌적 예산삭감 단행할 것"
고 김영삼 전 대통령의 서거로 여야 모두 YS에 대한 재조명과 함께 ‘정치적 적자’를 자임하고 있지만, 정작 국회는 제자리를 맴돌고 있다. 새누리당과 새정치민주연합이 노동개혁 관련 법안과 한중FTA 비준동의안 처리, 정부의 내년도 예산안을 두고 줄다리기를 벌이고 있어서다.
원유철 새누리당 원내대표는 23일 최고위원회의에서 “더이상 시간을 지체할 이유가 없다”며 새정치연합이 노동개혁 관련 5개법안과 한중FTA 비준동의안 처리에 협조하지 않을 경우, 내년도 예산안을 정부 원안대로 처리하겠다고 압박했다. 또 당정청 협의를 통해 노동개혁 관련 5개 법안은 오는 11월 말까지, 한중FTA 비준동의안은 오는 26일까지 처리키로 했다고 강조했다.
반면 새정치연합은 "가짜 노동개혁을 절대 받아들일 수 없다"며 강경한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새정치연합 전국노동위원회 이용득 위원장은 24일 "재벌개혁을 단행하지 않고서는 소득 불균형 해소, 청년 일자리 확대, 비정규직 완화와 같은 노동시장의 안정이 없다는 점을 박근혜 정부는 직시해야 한다"며 "박근혜 정부가 추진하는 노동법안은 쉬운 해고, 임금 삭감, 비정규직 양산에 불과하다"고 주장했다.
여야가 11월 30일까지 예산안 심사를 마치지 못할 경우, 국회 선진화법에 따라 정부가 제출한 원안이 법정시한인 12월 2일 본회의에 자동 부의돼 처리된다. 즉, 새누리당이 노동개혁 관련 법안과 FTA 비준동의안 처리를 요구하며 예산안 심사를 미루면, 새정치연합은 사실상 정부 원안 통과를 막을 방법이 없어지는 것이다.
새누리당 입장에서는 정부 원안 통과도 손해볼 것이 없다는 입장이어서 내년 총선을 앞두고 정부의 선심성 예산을 깍고 지역구 예산도 증액해야 하는 야당으로서는 큰 부담이 될 수밖에 없다.
총선을 앞두고 정부의 선심성 예산은 감액, 지역구 예산은 증액해야 하는 야당으로서는 부담이 클 수밖에 없다. 이에 야당도 강공 모드로 돌아선 모습이다.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야당 간사인 안민석 새정치연합 의원은 24일 오전 당 원내대책회의에서 “국회를 무시한 데 대한 책임을 묻겠다”며 교육부와 해양수산부를 대상으로 징벌적 예산삭감을 예고했다.
안 의원은 “교육부는 국정교과서 예산을 불법으로 편성하고 국회의 예산 심의·의결권도 침해해 예결위 파행을 초래했다”며 “국회는 교육부 예산에 대해 징벌적 삭감을 단행하고, 앞으로도 국정교과서에 대해서는 가능한 모든 부분에 대해 끝까지 막을 것”이라고 말했다.
또 해수부와 관련해서는 지난 20일 예결위 계수조정소위 심의 당시 상황을 언급한 뒤 “세월호 특조위 활동 방해 문건을 작성한 사건과 관련해 작성자와 경위에 대해 추궁했는데, 끝까지 모르는 일이라고 거짓말을 해서 예결위 여야 계수조정 위원들을 모두 분노케 했다”며 “지금까지도 아무런 해명도 없이 국회를 우습게 보는 해수부 예산도 삭감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다만 안 의원은 “교육부가 오늘이라도 국정교과서 예산을 공개하고, 해수부가 세월호 특조위 활동을 방해하지 않겠다는 약속을 한다면 두 부처에 대한 징벌적 삭감을 취소하겠다”고 덧붙였다.
아울러 공적연금강화 특위도 빈손으로 끝날 상황이다. 당초 특위의 주요 쟁점이었던 사각지대 해소 및 제도개선 부분을 두고 여야 간 입장을 좁히지 못하면서, 활동시한인 오는 25일까지 접점을 찾기는 사실상 물건너간 것으로 보인다.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야당 간사인 김성주 의원은 “이미 여야가 극적으로 합의한 소득대체율 인상은 말할것도 없고, 공무원연금 재정절감분 20%를 국민연금 사각지대에 쓰겠다는 기존의 합의조차 날아갈 판”이라며 새누리당의 협조를 촉구했다.
김 의원은 이어 “그간 여당은 시간만 끌더니 사회적기구의 논의를 이어가는 것에 반대하고 그나마 사회적기구에서 전문가들이 어렵게 합의한 사항마저 안 지키겠다고 버티고 있다"며 "계속 이러면 앞으로 모든 타협은 불가하고, 야당의 협조도 바라지 말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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