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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계사, 이제 한상균 보내고 명동성당을 따라야한다


입력 2015.12.08 09:03 수정 2015.12.08 15:59        유재길 시대정신 사무총장

<칼럼>종교시설 볼모로 위법하는 행위 국민이 용납 못해

1일 한상균 민주노총 위원장이 피신 중인 서울 종로구 조계사 앞에서 대한불교청년회와 한국대학생불교연합회 회원들이 '경찰진입 절대불가'라고 씌여진 피켓을 몸에 두르고 있다. ⓒ데일리안 박항구 기자

한상균 민주노총위원장이 조계사에 은거한지 벌써 22일이 됐다. 지난 11월 14일 광화문을 마비시킨 폭력시위를 주도한 이후 검거를 피해 조계사에 들어갔고 지난 주말 ‘제2차 민중총궐기’ 시위까지 조계사 안에서 지휘한 것이다.

한 위원장은 현재 지난 ‘4·24총파업대회’와 ‘2015 세계노동절대회’에서 집회를 주도하면서 집시법 위반과 일반교통 방해를 주도한 혐의로 기소됐다. 이후 한 위원장은 기소된 재판에서 4차례나 불출석하였고, 이에 검찰은 지난 11월 11일에 법원을 통해 정식으로 구속영장을 발부한 상황이다.

약 4개월에 걸쳐서 민주노총 사무실에 은거했던 한 위원장이 모습을 드러낸 것은 지난달 14일 민중총궐기 긴급기자회견을 했던 프레스센타 앞이었다. 그날 한위원장은 “싸우지 않으면 우리는 아무 것도 이루어 낼 수 없다”면서 “서울의 모든 거리를 점령하고 거리로 나가 시민을 만나고, 기어이 불의한 정권의 심장부 청와대로 진격하라”는 등 과격한 발언을 했다. 이날 시위는 결국 폭력으로 점철됐고 100여명 넘는 경찰들이 부상을 입고 과격시위를 막기 위해 동원된 살수차에 의해 한 농민이 중상을 입기도 했다.

한 위원장은 조계사 측과 사전협의 없이 일방적으로 조계사로 진입했고 이후 조계사 신도회와 마찰을 빚은 이후에 조계사 화쟁위에 지난 5일 주말 시위 이후에 거취를 결정하겠다고 했다. 국민적 여론의 뭇매를 맞은 지난 폭력시위의 여파로 12월 5일 소위 ‘제2차 민중총궐기’ 시위는 평화적으로 진행이 되었다. 그러나 기존의 약속과는 다르게 한 위원장은 오늘 기자회견을 통해서 조계사 측과 협의 없이 또 일방적으로 계속 머물겠다고 주장하고 있다. 그것도 노동법 개악을 중지하면 도법스님과 함께 출두하겠다는 엉뚱한 주장을 내세웠다. 노동법 개악을 저지하기 위해서 조계사에 들어간 것이 아니지 않는가.

한 위원장은 이제 조계사 화쟁위와 신도회의 호의를 저버리고 종교시설을 방패삼아 ‘제3차 민중총궐기’ 와 민주노총 총파업까지 진행하려고 한다. 종교시설은 지난 암울했던 군사정권 시절에는 민주화의 성지로 민주화의 보루로 여겨져 왔다.

특히 명동성당 등 종교시설은 군사정권도 어쩌지 못하는 성역으로 여겨져서 많은 집회와 시위의 출발이자 종착역이기도 했다. 그리고 정권의 탄압과 체포를 피해 피신해 온 많은 민주화 운동가들에게 피난처를 제공하기도 해 긍정적 의미의 사회적 완충역할을 했다. 권위주의 정권시절에는 국민들도 불가피하게 폭력시위나 불법적인 행동도 어느 정도는 용인하거나 이해해주는 분위기도 있었다.

그러나 지금의 대한민국은 과거와는 현격하게 다르다. 87년 6월 민주항쟁을 기점으로 비교적 빠르고 성공적으로 민주화가 안착되고 있다. 이미 민주화된 대한민국에서 종교시설을 볼모로 법을 위반하는 행위는 국민들도 더 이상 용납하지 않는다.

한 위원장은 이미 폭력시위 혐의로 체포영장을 받았고 지난 1차 민중총궐기 시위에서도 시위가 폭력적으로 발전하는 것을 사전에 모의했다는 혐의를 받고 있는 사람이다. 한 위원장이 오늘 조계사에서 민주노총 관계자들을 통해서 밝힌 성명서를 보면 한위원장 자신이 국민과 조계사 그리고 조계사 신도들의 의견을 일방적으로 무시하고 있다.

민주주의를 내세우면서 폭력과 불법을 자행한 후에 그에 대한 책임도 지지 않으려는 옹졸한 모습을 보이고 있는 것이다. 더구나 한 위원장이 조계사에 계속 머물겠다고 하면서 주장한 근거도 빈약하기 그지 없다.

유재길 시대정신 사무총장. ⓒ데일리안 홍효식 기자
한 위원장은 성명을 통해 "지금 여·야 정치권은 2천만 노동자들의 밥줄과 목숨 줄을 끊는 노동개악법을 12월 임시국회에서 합의하여 처리 하겠다고 합니다"라면서 민주노총에서 주장하는 ‘노동개악’을 막기 위해서 조계사에 더 머물러야 한다고 했다.

한 위원장은 더 나아가 "현재는 노동개악을 둘러싼 대격돌이 불가피한 상황"이라면서 신도회의 요구에도 불구하고 "국회에서 ’노동개악’(노동5법) 처리를 둘러싼 국회 상황이 끝날 때까지 조계사에 머물겠다"고 일방적으로 선언했다. 민노총은 노동개혁을 위한 협의기구에 처음부터 불참하며 대화자체를 거부했다. 그리고 2차 시위를 통해서 입증된 것처럼 평화적 시위가 얼마든지 보장된 대한민국에서 불법폭력시위를 주도했다.

한 위원장은 이제라도 당당히 경찰에 출두해야 한다. 한 위원장은 조계사에 더 이상 부담을 주지 말아야 하며 모든 국민이 법 앞에 평등하다는 사실을 국민들에게 보여줘야 한다. 조계사도 이참에 명동성당과 같이 자체적인 총의를 모아 민주화된 대한민국에서 더 이상 불법을 저지른 사람들이 악용하지 못하도록 대국민선언을 하는 것도 적극 고려해야 한다. 한위원장은 더 이상 국민과 정부의 인내심을 시험하려 들지 말고 자진 출두하여 성실하게 조사에 임해야 한다.

글/유재길 시대정신 사무총장

데스크 기자 (desk@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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