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관 살해, 징역 35년…“술 취한 것 이유 안돼”

대법원 “음주측정에 불만 품은 피고인 충동 억제 못한 것”

내연녀의 남편과 난동을 벌이다 출동한 경찰관을 살해한 남성에게 징역 35년의 중형이 내려졌다.

14일 대법원은 살인, 특수공무집행방해치사, 음주운전 혐의로 기소된 A 씨(37)에 대해 징역 35년을 선고한 원심을 확정했다.

2014년 7월 유부녀와 내연의 관계를 맺어온 A 씨는 돌연 내연녀가 만남을 거부하자 술에 취한 채 차를 몰아 내연녀가 거주하는 아파트의 주차장을 찾았다. A 씨는 당시 소주 3병 반 이상을 마셨고 혈중알코올농도는 0.310％에 달했다. (0.1% 이상 면허취소)

A 씨는 내연녀의 남편과 다툼을 벌였으며 신고를 받고 온 경찰관의 뺨을 때리는 등 행패를 부렸다. A 씨는 경찰관이 음주측정을 요구한 데 앙심을 품고 인근 상점에서 과도를 구입해 현장을 정리하고 있던 경찰관을 찔러 살해했다. A 씨는 함께 있던 다른 경찰관까지 살해하려 했으나 경찰관이 쏜 총을 맞고 체포됐다.

1심 재판부는 "경찰관 1명을 살해하고 도망치는 다른 경찰관에게도 흉기를 휘두르는 등 범행 수법이 잔혹하고 반인륜적이며 반사회적이어서 죄질이 극히 불량하다"면서도 A 씨가 술에 취한 심신미약 상태였다는 점을 인정, 징역 35년을 선고했다.

2심 재판부는 "비록 A 씨가 당시 과도한 음주를 했고 평소 알코올 의존 증후군의 상태에 있었다고 하더라도 범행의 결과, 범행을 전후한 피고인의 행동 등을 종합할 때 음주측정을 당한 것에 불만을 품은 피고인이 자신의 충동을 억제하지 못하고 극단적인 범행으로 나아간 것에 불과할 뿐"이라며 A 씨의 심신미약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대법원은 2심 재판부가 심신미약상태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내린 판단이 정당하다고 원심을 확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