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폭탄' 뉴욕 워싱턴DC에 '스노우질라' '스노마겟돈'
최소 20여명 사망 추정, 강풍에 바닷물이 주택가까지 밀려오기도
24일(이하 현지시각) 미국 동부지방에서 조금씩 눈이 그치고 해가 나기 시작하는 가운데, 역대 최고 수준의 폭설로 최소 20명의 사망자가 나왔으며 경제적 피해도 상당한 것으로 알려졌다.
뉴욕 센트럴파크에는 23일 하루에만 26.6인치의 눈이 내렸다. 이는 1869년 기상 관측 이래 두 번째로 많은 적설량이다. 버지니아 뉴욕 뉴저지 켄터키 등 11개 주가 비상사태를 선포했다.
폭설은 밤 10시 이후 멈췄지만, 미국 동북부에서 이번 눈 폭풍과 폭설로 인해 최소한 20명이 사망했다. 세 명의 남성이 눈을 치우다 심장마비 등으로 숨졌고, 필라델피아 부근에서는 눈더미 속에 차가 갇혀 동사하는 사람도 있었다.
이에 뉴욕 시는 눈더미 속에 주차된 차를 파내지 말라며, 22일부터 주차에 관한 조례를 일시 정지시켜 사람들이 주차장에 차를 둘 수 있도록 조치했다. 또한, 24일 아침 7시까지 야간 차량 통행을 금지했다. 뉴욕 시장은 “운전하는 사람은 체포될 수 있다”고 경고하고, 뉴욕시로 들어오는 4개의 터널과 다리를 모두 폐쇄했다.
최고 시속 100km의 강풍을 동반한 눈보라가 이틀째 지속되자 미국 언론은 ‘괴물 눈 폭풍’이라며 ‘스노우질라’ 라는 신조어까지 만들어냈다. 온라인에서는 스노우(눈)과 아마겟돈(최후의 종말)을 합친 ‘스노마겟돈’이라는 말도 만들어졌다.
해안 지대에서는 이 강풍이 마치 해일 같은 파도를 만들어내 주택가로 바닷물이 밀고 들어와 뉴저지의 주민들이 긴급 대피했다.
월스트리트 저널은 “미 경제의 중심지가 정지 상태”라고 전했고, 블룸버그는 인명피해와 건물 파손이 상당하다며 “눈보라에 따른 직접 피해액이 10억 달러(약 1조2000억 원)를 넘어섰다”고 알렸다.
24일 오전 7시 앤드류 쿠오모 뉴욕 주지사가 시내 도로에서 차량 운전을 제한한 금지령을 해제했다. 오후에는 철도운행이 재개되기 시작했으며, 버스와 지하철 서비스도 복구됐다. 25일에는 모든 열차의 운행이 재개될 예정이다.
한편, 눈이 휩쓸고 지나가고 해가 나온 24일 오후에는 어른이나 아이 할 것 없이 공원으로 뛰어나왔다. 워싱턴 DC에서는 ‘스타워즈: 제국의 역습’을 패러디한 ‘스노워즈: 눈덩이의 역습’ 눈싸움 행사가 열려 제다이 마스터 복장을 한 시민들이 눈싸움 속에 그동안 집 안에서 나오지 못해 갑갑했던 스트레스를 날리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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