샌더스에 힐러리 끌어들인 안철수, 다음은 트럼프?
"힐러리의 '페어그로스(Fare Growth, 공정성장)', 내가 하던 말"
안철수 국민의당 상임 공동대표가 미국 대통령 선거의 유력 후보들과 자신을 비교해 구설에 오르고 있다. 안 공동대표 역시 오는 2017년 12월20일에 실시될 제19대 대통령 선거의 유력 대권 주자중 한 명이기 때문에 이를 두고 대권가도를 의식한 것 아니냐는 말이 흘러나온다.
안 공동대표는 11일 오후 서울 마포당사에서 가진 공정경제TF 발족 기자회견에서 "영어로는 페어그로스(Fair Growth)라고 하는 공정성장을 참 신기하게도 힐러리 클린턴 후보가 저희가 발표한 이후에 언급했다"고 말했다.
그는 "내용을 살펴보면 아주 많은 점들이 유사하다"며 "다만 미국은 이미 시장 경쟁이 공정한 상황이기 때문에 공정한 시장에 대해서는 강조하지 않았지만 우리나라는 사회 전반적으로 특별히 공정한 시장을 만드는 것을 강조했다"라고 밝혀 자신의 '공정성장론'과 힐러리의 '페어그로스'가 사실상 큰 차이가 없다고 주장했다.
이는 경우에 따라서는 자신의 정책을 미국 대선 후보인 힐러리가 베껴 쓰고 있다고 오해할 수도 있는 발언으로 정치권에서는 '안 공동대표가 너무 나갔다'는 반응이 나오고 있다.
사실 안 공동대표의 '미국 대선후보 따라하기'는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그는 지난 4일 광주 김대중 컨벤션센터에서 열린 '안철수·천정배·장하성의 경제토크 콘서트 - 위기의 대한민국, 공정성장으로 길을 찾다' 행사에서 2일 대전에서 열린 창당대회에서 주먹 쥔 자신의 모습을 거론하며 샌더스를 비교했다.
마침 샌더스는 1일(현지시각) 치러진 아이오와 코커스에서 민주당의 유력 대선주자인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과 49.9%대 49.5%라는 아슬아슬한 차이로 2위를 기록하며 이슈의 중심에 섰다. 안 공동대표는 "샌더스 후보의 주먹 쥔 사진을 보고 참 우연이다 싶었다"며 "저도 대표수락연설 때 주먹을 쥐고 싸우겠다고 여러 번 외쳤는데..."라고 말했다.
이를 두고 범야권 인사로 알려진 진중권 동양대 교수는 "안철수 씨가 자신이 샌더스와 비슷하다고 개그를 하셨다"며 "나르시시즘도 정도껏 해야지"라며 비꼬아 화제가 됐다. 안 공동대표의 '샌더스 발언'은 평가야 어찌됐건 이슈화에는 성공한 것.
한 정치권 인사는 샌더스에 이어 그 경쟁자인 힐러리까지 거론한 안 공동대표를 두고 '조만간 트럼프의 극단적인 안보중시 정책도 안보에서만큼은 보수라던 본인을 따라한 것이라고 말하겠다'고 비꼬기도 했다.
한편 이에 대해 국민의당은 '정치 기법 중 하나'라며 확대해석에 선을 그었다. '데일리안'과 통화한 국민의당 관계자는 "정치적인 마케팅 전략 아니겠냐"며 "특별히 의미를 부여하기보다 대중에게 잘 전달될 수 있었으면 그것으로 된 것"이라고 말했다.
반면 국민의당과 야권의 패권을 놓고 다투는 더불어민주당은 지난 '샌더스 발언'에 이어 '힐러리 발언'에도 비난을 이어갔다. 더민주 관계자는 "샌더스에 이어 힐러리까지 미국 대선후보를 다 끌어들일 셈이냐"며 "그 인물들의 뛰어난 이미지를 실현할 수 있는가 여부가 관건이고, 그런 정치를 보여야할 것"이라고 비난했다.
창당 준비기간 동안 전국을 돌며 호남에서는 '김대중 전 대통령', 경남에서는 '김영삼 전 대통령'과 '노무현 전 대통령'을 강조하며 지역 맞춤형 마케팅을 이어가던 안 공동대표가 이번에는 '대선후보 마케팅'에 나섰다. 정치권은 안 공동대표의 '마케팅 전략'을 국민들이 어떻게 바라볼지 주목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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