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종인 야권통합 제의에 새누리 '발끈'
최고위원회의서 "선거용 연대, 몸에 두드러기 나는 느낌" 맹비난
김종인 더불어민주당 비상대책위원회 대표가 20대 총선을 앞두고 국민의당·정의당 등 야권을 향해 통합을 전격 제안한 가운데, 새누리당은 3일 "이혼도장이 마르기도 전에 다시 재혼하자고하니 코메디도 이런 코메디가 없다"며 발끈했다.
원유철 원내대표는 이날 오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김 대표가 사실상 총선용 선거 연대 카드를 내밀었다. 야권연대 구태가 또 고개를 들고 있다"며 김 대표의 야권통합 제안을 비판하고 나섰다.
원 원내대표는 "이질성 때문에 더민주와 국민의당이 갈라진지 겨우 반년도 안 됐다"며 "선거 단골 메뉴인 야권 연대 퍼포먼스는 이제 새롭지도, 놀랍지도 않다. 이념, 정책 관심 없이 선거만을 위해 포스트잇처럼 뗐다 붙였다 할 수 없다"고 강력 비판했다.
그는 "선거를 위해서만 뭉친다면 야권 분열은 처음부터 연대 염두로 선거보조금을 노린 위장이혼이었다는 비난을 면하기 어려울 것"이라며 "선거용 연대는 선거가 끝나면 아무도 책임을 지지 않는다. 상품이 고장나도 애프터서비스를 따질 곳이 없는 것"이라고 재차 목소리를 높였다.
김태호 최고위원은 야권통합을 두고 "몸에 두드러기가 날 정도의 느낌을 받았다"고 말했다. 김 최고위원은 "지금 김 대표는 다시 야권을 재편하자고 말하지만 변칙은 정도를 이길 수 없고, 꼼수는 기본을 이길 수 없다"고 밝혔다.
이어 "분명히 말씀드리지만 야권 통합 제의는 꼼수이고, 이렇게 합치면 승리할 것이라는 생각 자체가 과대망상"이라며 "이럴 때일수록 우리 당은 정말 국민의 무서움을 알고 국민만 바라보면서 더욱 정도 정치의 참 뜻을 새겨 단결해가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정훈 정책위의장도 야권통합 비판에 힘을 실었다. 김 정책위의장은 "김 대표마저 남의 힘을 빌려 손 쉽게 선거를 치르려는 꼼수를 쓰려 하니까 '그 밥에 그 나물'이라는 느낌이 든다"며 "뭉치면 이기고 분열하면 진다는 선거의 기본공식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으면서도 이혼도장이 마르기도 전에 다시 재혼하자니 코메디도 이런 코메디가 없다"고 비난했다.
그는 김 대표의 제안을 "양당 구도를 만들기 위해 국민의당을 이용하려는 뻔한 정치적 속임수"라고 비유했으며 "국민의당이 더민주와 합당한다면 더민주의 '2중대' 역할을 하게 될텐데, 춥고 배고파도 2중대 보다는 (자당의) 미래를 갖고 나아가는 게 국민들을 위해 좋다"고 했다.
황진하 사무총장 역시 "분열된 야권이 이합집산의 계산기를 두드리고 있으니 국민을 우습게 알지 않는다면 도저히 이런 일은 일어날 수 없다"고 반발했다.
그러면서 "당을 분열시키고 나간 분들과 통합 이뤄질 수 있겠냐고 하던 김 대표를 우리 모두가 기억하고 있다. 그것이 아니라면 과거 이를 발표했던 김 대표는 다른 김 대표였는지 묻고 싶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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