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하기

카카오톡
블로그
페이스북
X
주소복사

뿔난 새누리 외부위원들 “김무성, 개입마라” 퇴장


입력 2016.03.17 17:34 수정 2016.03.17 18:03        고수정 기자

공관위 회의 30분 만에 파행…독립성 보장 요구 보이콧

"황진하 홍문표 문제제기하니까 화내며 달려들어" 분노

이한구 새누리당 공천관리위원장이 14일 저녁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6차 공천발표를 한 뒤 기자들의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대구 지역 현역 의원인 3선 서상기(대구 북을), 주호영(수성을) 의원, 권은희(북갑), 홍지만(달서갑), 김장실(비례) 의원이 공천에서 탈락 했으며 유승민 의원의 경우 공관위 내부에서 격론 끝에 결론을 내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데일리안 박항구 기자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가 2월 11일 오전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열린 공천관리위원회 3차회의에 앞서 이한구 공천관리위원장을 비롯한 위원들에게 임명장 수여한 뒤 함께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왼쪽부터)김회선 클린공천지원단장, 김순희 교육과 학교를 위한 학부모연합 상임대표, 김용하 순천향대 교수, 한무경 한국여성경제인협회 회장, 홍문표 제1사무부총장, 부위원장인 황진하 사무총장, 김무성 대표, 이한구 위원장, 박종희 제2사무부총장, 박주희 바른사회시민회의 사회실장, 이욱한 숙명여대 교수, 최공재 차세대문화인연대 대표. (자료사진) ⓒ데일리안 박항구 기자

새누리당 공천관리위원회가 결국 자중지란에 빠졌다. 외부위원들과 ‘비박계’ 내부위원들이 정면 충돌하면서 회의가 파행됐다. 외부위원들은 김무성 대표의 공관위 개입을 이유로 들고 있다. 외부위원들은 대부분 공관위 활동을 보이콧 한 상황이다.

17일 오후 2시 서울 여의도 새누리당 당사에서 진행된 공관위 회의는 약 30분 만에 파행됐다. 김무성 대표의 측근인 황진하 사무총장과 홍문표 제2사무부총장 등 내부위원이 ‘김 대표의 의견’을 회의 테이블에 가져온다는 이유다. 전날 이한구 공천관리위원장이 ‘만장일치’로 결정됐다고 밝힌 주호영 의원에 대한 재의 반려를 놓고 내부위원들이 “합의 한 적 없다”고 한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회의 전 한 외부위원의 제보에 따르면 내부위원들은 15일 발표한 ‘비박계 공천 학살’ 내용을 이 위원장과 사전 합의한 상태에서 외부위원들에게 합의를 부탁했다. 하지만 발표 다음 날 공천 결과와 관련해 김 대표, 비박계를 향한 비난이 쏟아지자 합의를 주도한 내부위원들이 “만장일치로 정한 게 아니다”라고 말을 바꿨다는 주장이다.

30여분 만에 파행된 회의에서도 내부위원들이 말을 바꾸자 외부위원들은 “더 이상 공관위 활동을 지속할 수 없다”며 들고 일어섰다.

A 외부위원은 파행 직후 ‘데일리안’과 통화에서 “오늘 회의에서 문제 제기 하니까 황 총장과 홍 부총장이 화를 내면서 달려들었다”며 “김 대표와 최고위원들이 지금 입장이 다르기 때문에 정리가 안 된 것을 가지고 공관위에서 회의를 하라는 것은 말이 안된다”고 분통을 터뜨렸다.

그는 “황 총장이 이 위원장한테 큰 소리 쳤다. 우리는 이 꼴이 더 이상 보기 싫으니까 알아서 하라고 하고 나와 버렸다”고 했다. 또한 “이대로 가면 국민공천제가 당 분위기에 따라 계속 바뀔 수밖에 없으니까 말이 안 된다 생각해서 우리가 들고 일어난 것”이라고 강조했다.

B 외부위원도 통화에서 “그동안 정무적인 판단, 당의 논리, 당헌당규에 따라 내부위원들이 주장한 내용대로 처리해왔다”며 “근데 김 대표가 어제 기자회견을 열고 공관위가 공정성에서 상당히 문제가 있고, 당헌당규를 위배한다고 했다. 황 총장과 홍 부총장이 있는 상황에서 합의 하에 처리한 내용인데, 마치 그것을 잘못됐다고 하는 거는 말이 안 된다”고 분노했다.

김 대표가 공관위 심사를 보류하면서 제시한 ‘여론조사 1등을 배제하고 2등에게 기회를 줬다’ 등 이유에 대해 “김 대표가 주장한 내용은 다 틀린 내용이다. 마치 우리가 경선 여론조사 결과를 조작한 것처럼 말하면서 여론을 호도하고 있다”며 “공관위가 잘못했다라고 김 대표가 얘기하고 있는 상황에서 우리가 경선 결과를 발표한들 공정성 있는 결과로 사람들이 받아들이겠느냐”고 강조했다.

이들에 따르면 김 대표와 이 위원장, 서청원 최고위원은 전날 최고위 정회 직후 만나 15일 공천 심사 내용에 대해 의견을 나눴다. 이 자리에서 이 위원장은 우선-단수추천지역 선정 이유에 대해 설명했고, 김 대표는 수긍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약 5시간 뒤인 오후 5시께 김 대표가 긴급 기자 간담회를 열고 공관위가 결정한 11개 우선추천지역 중 7곳을 보류하고 주호영 의원 공천 배제에 대한 재의를 요청했다. 외부위원들은 물론 이 위원장도 김 대표가 공관위 활동에 반기를 든 것으로 보고 있다.

외부위원들은 현재 외부와 연락을 끊은 상태다. 18일 열릴 최고위에서 김 대표가 사과하고 공관위의 객관적이고 공정한 활동을 보장하겠다는 약속을 할 때까지 공관위 활동을 하지 않겠다고 했다.

B 외부위원은 “그동안 공관위의 이미지를 실추시킬 수 있어서 가능하면 기자들 전화를 받지 않고 발언을 자제했다. 외부위원들은 내부위원들과 다르게 교수, 시민단체 사람들로서 사명감과 명예라든가 양심에 따라 행동한다”며 “그런데 김 대표가 그렇게 얘기를 하면 우리 이미지는 상당히 타격을 입는다. 이상한 공천을 한 위원으로 낙인 찍혔는데 어떤 활동을 할 수가 있겠느냐”고 했다.

그러면서 “내일 최고위에서 어떤 결정이 나느냐에 따라 앞으로 어떻게 할지 결정하겠다. 우리가 이런 취급을 받으면서 활동을 할 수는 없다”며 “김 대표가 여론을 오도한 부분에 대해 바로 잡지 않고서 우리가 공천 심사에 임하는 것은 새누리당의 전체적인 공천에 대해서도 문제가 생기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한편, 내부위원 중 한 명인 박종희 제2사무부총장은 회의 파행 이후 당사에서 기자들과 만나 “외부위원들이 김 대표가 기자회견을 한 게 공관위의 독립성을 침해했다고 생각하는 것 같다”며 “공관위가 빨리 정상화돼야 하니까 (설득하겠다). 정상화되면 외부위원들이 다시 올 것이라고 본다”고 말했다.

고수정 기자 (ko0726@dailian.co.kr)
기사 모아 보기 >
0
0

댓글 0

0 / 150
  • 최신순
  • 찬성순
  • 반대순
0 개의 댓글 전체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