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안함 폭침이 북 소행이라는걸 안믿고 싶은 이들에게...
천안함 수색 지휘관 권영대 대령 '폭침 어뢰를 찾다' 발간
"'천안함 폭침설' 의혹 제기하는 사람들에게 사실 알리고파"
“천안함 폭침사건에 북한의 어뢰가 발견됨으로써 명백한 북한 소행임이 드러났다. 지난 2010년 천안함 폭침 당시 현장 처리부터 사고 조사까지 관여했던 수많은 젊은이들 가운데 5년이 지난 지금까지 누구 한 명 ‘그것은 거짓입니다’라고 말하는 이가 있는가?”
천안함 폭침 당시 해군 특전대대장으로 특수전전단(UDT/SEAL)의 탐색구조 작전을 지휘한 권영대 대령(51·해사 42기)이 천안함 폭침 6주기를 앞두고 당시 56일 간의 수중작업 등 현장 상황을 기록한 ‘폭침 어뢰를 찾다!’(조갑제 닷컴 펴냄)를 통해 이 같은 질문을 던졌다.
지난 2010년 3월 26일 서해 백령도 남방 해상에서 우리 해군의 천안함이 피격되며 해군과 민간인 등 총 56명의 희생자를 낸 ‘천안함 폭침’ 사건의 수색작업 중 북한제 어뢰가 발견되며 북한 소행임이 입증됐으나, 일각에서 좌초설, 미 군함 충돌설, 우리군 자작극설 등 각종 의혹을 제기하며 천안함 침몰 원인을 둘러싼 논란이 계속돼왔다.
이와 관련 사건 발생 약 6년여 만인 지난 1월, 법원에 의해 천안함 침몰 원인이 북한 어뢰에 의한 격침인 것으로 최종 결론났으나 현재까지도 일부 세력·개인에 의해 각종 의혹이 무성한 상황이다.
이에 대해 천안함 폭침 당시 UDT 1작전대대장으로 현장에서 수중 탐색을 지휘한 권영대 대령은 “아직도 천안함 폭침사건이 북한 소행이 아니라고 생각하는 모든 이들에게 자료를 제공한다”는 목적으로 당시 56일 간 수색 현장에서의 활동을 일기 형식으로 정리한 책 ‘폭침 어뢰를 찾다’를 펴냈다.
권 대령은 해당 책을 통해 악천후로 인한 열악한 작업환경에서 수색 작업을 펼친 UDT 대원들의 사투와 북 도발의 ‘스모킹 건’(결정적 증거) 발견 과정 등을 조목조목 전달하며 천안함 침몰 원인과 관련한 각종 의혹에 반문했다.
특히 권 대령은 천안함 폭침 수색 작업 중 가장 기억에 남는 날을 “2010년 5월 15일”이라고 밝히며 “대한민국의 운명을 좌우할 결정적 증거물이 올라왔을 때 내 마음은 이상할 정도로 덤덤했다”고 당시를 회고했다.
권 대령이 지목한 이 날은 민간 어선인 대평호(쌍끌이 어선)를 동원해 북한제 어뢰 추진체를 발견한 날로, 천안함 폭침 사건의 원인을 찾아낸 날이기도 하다. 당시 갑판장에서 “또 발전기 같은 게 올라왔네”라는 소리가 들려왔고 동시에 그의 눈에 포착된 건 조그마한 트윈 스크류(어뢰 꼬리)였다. 이는 그가 2000년도 미국 폭발물 처리과정에서 어뢰처리 시 많이 봐왔던 21인치 어뢰 테일(꼬리) 부분이었다.
권 대령은 “내가 찾는 것이 이것인가?”라고 자문한 뒤 건져낸 어뢰 테일의 상태를 꼼꼼이 확인하고 상부에 보고했다. “필승! 사령관님, 오늘 1회 작업시 어뢰 테일 부분을 인양했습니다. 트윈 스크류 21인치 어뢰로 일부 나사 부분에 녹은 보이지만 전반적으로 깨끗한 상태입니다”
그는 이날 일기에 “북 어뢰 잔해를 인양하는 순간 지금껏 열심히 그물에 잔해를 넣어주던 물속 전우의 영혼들이 결정적 증거를 그물에 담아주고 쉬러 간 게 아닌가 했다”고 적었다.
그러면서 그는 이 같은 결정적 증거로 인해 천안함 폭침 사건이 북한 소행으로 드러났음에도 사건의 원흉인 북한이 사건의 주범임을 부정하는 것과, 우리 정부와 군을 신뢰하지 못하는 일부 세력·개인에 대한 안타까움을 표했다.
권 대령은 “왜 국민은 대한민국 국민의 생명과 재산을 지키는 군인을 못 믿는 것인가? 우리나라의 군인을 믿지 못한다면 어떻게 총을 쥐어주고, 나라를 안전하게 지킬 것을 바라며 편히 잠을 잘 수 있는가?”라고 호소하며 “각종 언론은 현장에서 이루어지는 조치들을 왜곡하고, 의심이 가게끔 보도하는 것이 왜 그렇게 많은지, 많은 의문 속에 한 때는 자괴감마저 들었다”고 토로했다.
그러면서 그는 “천안함 사건에 대한 의문이 계속된다는 것을 느끼며 국민들에게 현장에서 직접 경험한 내용을 속 시원히 설명해주는 게 필요하다고 생각됐다”며 “현장을 지켜본 해군, 해병대 등 관계자들이 한 둘이 아니고, 사고 조사 현장의 주요 지원인력들은 사병들이었는데 그들이 거짓이나 사건 은폐를 봤다면 제대 후 다 공개하지 않았겠나”라고 호소했다.
이어 해당 사건의 스모킹 건을 찾아낸 쌍끌이 어선의 김남식 선장 역시 그의 책 말미에 등장해 “어뢰가 가짜라면 수많은 외국 전문가들을 어떻게 속일 수 있고 설사 그렇게 국제사회를 속인들 그것이 얼마나 가겠느냐”며 “내가 직접 건져 올렸으니 이제 그런 의심은 하지 않았으면 한다”고 거듭 호소했다.
천안함 폭침 사건 6주기를 앞두고 당시 실종자 구조·수색 및 사고원인 조사 등에 핵심적 역할을 했던 권 대령과 김 선장은 ‘폭침 어뢰를 찾다’를 통해 아직도 천안함 폭침의 진실을 받아들이지 못하는 사람들에게 외치고 있다.
“도대체 뭘 더 건져주면 믿을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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