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INA의 징계가 풀렸지만 박태환이 리우 올림픽에 출전하기 위해서는 통합 대한체육회의 국가대표 선발규정이 개정되어야 한다. ⓒ 데일리안 홍효식 기자
대한수영연맹이 통합 대한체육회로부터 관리단체로 지정, 사실상 연맹으로서의 기능을 상실했다.
통합 대한체육회는 지난 25일 통합 대한체육회 제1차 이사회를 열고 임원들의 불법 비리 행위가 드러난 수영연맹을 관리 단체로 지정했다.
이에 따라 수영연맹은 모든 권리와 자격, 의무를 상실한다. 정회원단체에서 등록단체로 지위가 격하된다. 당장 정부에서 예산 지원금도 받을 수 없게 된다. 아울러 이사 이상의 임원은 전원 자동 해임되고 모든 자격과 권한도 정지된다.
수영연맹의 관리단체 지정은 오는 8월 개막하는 2016 리우데자네이루 하계 올림픽 출전을 향한 실낱 같은 희망을 이어오던 한국 수영의 간판 박태환의 운명에는 어떤 영향을 미치게 될까.
언뜻 보면 박태환의 리우 올림픽 출전에 치명적인 상황인 것 같지만 자세히 살펴보면 그렇지만도 않다.
수영연맹의 관리단체 지정으로 모든 행정적 기능은 사실상 마비됐다. 통합 대한체육회는 곧 관리위원회를 구성해 수영연맹 업무를 관장할 예정이다. 리우 올림픽 출전을 둘러싼 박태환의 운명은 통합 대한체육회의 손에 달린 셈이다.
지난 2014년 7월 남성호르몬 테스토스테론이 함유된 네비도(NEBIDO) 주사를 맞아 그해 9월 3일 국제수영연맹(FINA) 도핑 테스트에서 양성 반응이 나타남에 따라 FINA로부터 18개월의 선수자격 정지 징계를 받은 박태환은 지난 3일 징계가 풀리며 선수 신분을 회복했다.
FINA의 징계가 풀렸지만 박태환이 리우 올림픽에 출전하기 위해서는 통합 대한체육회의 국가대표 선발규정이 개정되어야 한다.
대한체육회가 2014년 7월15일 만든 국가대표 선발규정 제5조 6항에 따르면 '체육회 및 경기단체에서 금지 약물을 복용, 약물 사용 허용 또는 부추기는 행위로 징계처분을 받고 징계가 만료된 날로부터 3년이 경과하지 아니한 자'는 결격 대상이다.
이 규정에 따르자면 박태환은 FINA의 징계가 끝나도 3년이 지나야 국가대표 자격을 회복할 수 있기 때문에 리우 올림픽 출전은 원천적으로 불가능했다.
하지만 작년부터 체육계와 법조계로부터 문제의 규정이 이중징계로서 원천 무효며, 따라서 규정의 개정이 필요하다는 주장이 제기됐고, 특혜 논란과 형평성 논란에도 조기에 이 규정을 개정하는 논의가 진행 됐다. 그러나 대한체육회의 통합이 늦어지면서 박태환 관련 논의도 미뤄졌다.
전문가들은 대한체육회의 통합이 늦어지면서 4월에 있을 대표선발전 결과를 놓고 수영연맹 내부에서 박태환의 국가대표 선발 여부에 대한 논의가 이뤄져야 하고 대한체육회의 관련 규정 개정 논의가 이뤄져야 하는 만큼 절대적으로 시간이 부족할 것이라는 우려가 제기되어 왔다.
박태환 ⓒ 데일리안 홍효식 기자
하지만 수영연맹의 관리단체 지정으로 수영연맹의 행정 업무를 통합 대한체육회에서 구성한 관리위원회에서 관장하게 됨에 따라 박태환에 관한 논의와 의사결정의 시간이 상당한 수준 단축될 수 있게 됐다.
특히 박태환이 수영연맹과 이런 저런 이유로 갈등관계에 있었고, 사실상 수영연맹의 능동적인 지원을 받지 못해왔다는 점을 떠올릴 때, 박태환의 리우 올림픽 출전 과정에 수영연맹이 배제된 것은 오히려 전화위복의 상황이라고도 할 수도 있다.
물론 국가대표 선발 규정 개정에 관한 논의 자체가 쉽지 않다는 점을 감안했을 때, 여전히 시간은 부족하다. 박태환의 발목을 잡고 있는 국가대표 선발규정 제5조 6항뿐만 아니라 국가대표 선발의 결격사유를 모두 규정하고 있는 1항부터 8항까지 전부가 검토대상이기 때문이다.
이와 같은 규정 검토와 논의 과정에서 형평성 논란과 특혜 논란이 다시 불거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하지만 박태환의 기량과 올림픽 메달 가능성을 종합적으로 고려한 국가대표 선발 여부, 그리고 국가대표 선발 관련 규정 개정 검토와 논의를 진행하는 채널이 통합 대한체육회로 일원화 됐다는 점 하나 만으로도 박태환에게는 더 유리한 상황이 조성됐다고 할 수 있다.
이제 남은 문제는 4월에 있을 대표 선발전에서 박태환이 스스로 한국 수영의 간판으로서 여전한 존재감을 과시하는 것이다.
결국 박태환의 운명은 수영연맹의 업무를 관리할 위원회의 구성이 얼마나 신속히 구성되느냐에 달려있지만 그 논의의 전제는 현재의 박태환이 ‘온전한 박태환’이어야 한다는 사실이다. 박태환의 소속사 관계가가 최근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박태환의 현재 몸 상태가 더할 나위 없이 좋다고 밝혔다는 사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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