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생 소변 바꿔치기한 '마약 언니' 결국 쇠고랑

지병약 복용한 동생 소변 마약 '양성' 반응에 결국 실토

마약을 투약한 40대 여성이 경찰의 출석 통보에 응해 여동생의 소변을 대신 제출하는 불법을 저질렀다. 그러나 동생의 소변에서 예기치 못한 마약 '양성' 반응이 나와 결국 자신의 범행을 실토하는 황당한 일이 벌어졌다.

필로폰 투약으로 실형을 선고받은 바 있는 A 씨(48)는 얼마 전 마약 투약 사실이 발각돼 경찰의 출석 통보를 받았다.

과거 같은 범죄 전력이 있었기에 이번에 또다시 재판에 넘겨지면 최소 징역 10개월을 받는 상황. 다시 감옥에 가고 싶지 않았던 A 씨는 방법을 궁리하다 동생의 소변을 제 것인양 제출해 법망을 피하는 묘안을 짜냈다. 경찰이 본격 조사에 앞서 소변 검사를 먼저 실시하는 점을 기억해낸 것이다.

이에 A 씨는 경찰 출석 직전 여동생을 찾아가 "소변을 달라"고 했고, 언니를 도우려던 동생은 자신의 소변을 건넸다. 이후 조사에 임한 A 씨는 "간이 검사를 위해 소변을 제출하라"는 지시에 화장실에 들어간 뒤 동생의 것을 갖고 나와 대신 제출했다.

그러나 검사 결과 동생의 소변에서 생각지도 못했던 마약 성분 '양성' 반응이 나왔고 A 씨는 그 길로 유치장 신세가 됐다.

동생이 평소 앓던 지병으로 복용하던 약 때문에 양성 반응이 나온 것이었지만, 이를 몰랐던 A 씨는 유치장에서 두려움에 떨다 결국 "소변을 바꿔치기했다"고 경찰에 실토했다.

경찰은 정밀 검사를 위해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A 씨가 바꿔치기한 소변을 넘겼으나, 막상 검사 결과는 '음성'이었다.

결국 A 씨에게는 마약 투약 혐의에 '위계공무집행방해죄'가 추가됐고, 동생은 이를 방조한 혐의로 입건됐다.

법정에 선 자매는 서로를 선처해달라고 재판부에 울며 호소했으나, 서울중앙지법 형사8단독(김지철 부장판사)은 3일 언니 A 씨에게 징역 1년과 추징금 10만원을, 동생에게 벌금 300만원을 각각 선고했다.

재판부는 "수사기관의 착오를 이용해 증거를 조작한 자매의 행동은 마약사범 단속을 현실적으로 곤란하게 했다"고 선고 이유를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