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개숙인 새누리 "반성한다...버리지 말아달라"
2차 긴급 중앙선대위회의 열어 사과 피켓 퍼포먼스·비빔밥 회동 가져
4.13 총선이 엿새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새누리당은 7일 지난 공천과정에서 발생한 갈등을 두고 너나할 것 없이 자신에게 "잘못이 있다. 용서해달라"며 국민 앞에 고개를 숙였다. 김무성 대표를 비롯한 공동선대위원장들은 지지층 결집을 위해 '화합의 비빔밥'을 먹고 사과의 피켓을 드는 등의 퍼포먼스를 보였다.
김무성 대표는 이날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2차 긴급 중앙선거대책위원회 회의를 열고 "이번 공천과정에서 국민의 눈 밖에 나는 잘못을 하고 국민들을 실망시켜드렸다"며 "평생 저희 새누리당을 응원해주신 국민들이 마음이 상하고 정치에 환멸을 느껴서 투표할 마음이 사라졌다고 한다. 사실은 집권여당인 새누리당의 일대 위기"라고 말했다.
그는 "저희가 잠시 자만심에 빠져서 국민들과 공감하지 못하고 집권여당이 가야할 길에서 옆길로 새는 모습을 보였다"며 "국민들께서 국정을 선도해야 할 집권여당이 분열된 모습을 보이면 국민들은 누구를 믿고 따라가겠느냐고 항의할 때 너무 부끄러워 아무 말도 할 수 없었다"고 사과했다.
서청원 최고위원도 "당의 맏형인 저의 책임도 있다"며 "이제 새누리당은 반드시 달라져야 한다. 사사로운 이익에 얽메이지 않고 집권당으로서의 책무를 빈틈없이 수행하겠다는 각오를 다진다"고 했다. 서 최고위원은 "이번에 (새누리당이) 과반을 넘지 못하면 국정은 표류할 수밖에 없다"며 "4.13 총선에서 꼭 투표해 국민의 뜻을 보이고 주권의 책임을 다해달라. 나라를 지켜달라. 부족하지만 저희 당에 다시 한 번 기대해달라"고 호소했다.
원유철 원내대표는 "당 자체 판세 분석과 각종 여론조사 결과를 보면 여소야대가 될 수도 있다는 심각한 상황인 것으로 나타났다"며 "야당이 잘했거나 좋아서가 아니라 우리 새누리당이 공천과정에서 국민들의 정치혐오에 대한 인식을 더욱 높였고, 특히 지지층에게 투표를 포기할 만큼 큰 실망을 안겨드렸기 때문에 지도부의 일원으로 다시 한 번 진심으로 사죄의 말씀을 올린다"고 말했다.
지도부는 북한의 도발과 경제 위기 등으로 국내 상황이 어려움에 처했다는 것을 이유로 들어 표심을 자극하기도 했다. 야권에 대한 비판도 이어졌다.
김 대표는 "새누리당의 국회 과반수가 깨지고 운동권 세력이 지배하는 여소야대 국회가 되면 정말 국정이 어려워질 것"이라며 "한국의 안보, 경제, 일자리 등에 빨간불이 켜지고 우리나라는 선진국의 문턱에서 미끄러지면서 세계 역사의 천덕꾸러기로 전락할 수도 있다"고 했다. 서 최고위원도 "집권 과반이 무너지면 국회 뿐 아니라 정부도 무력화될 수밖에 없다. 식물국회를 넘어 식물정부로 북핵위협과 경제위기를 어떻게 극복할 수 있겠나"고 강조했다.
특히 원 원내대표는 대구의 표심이 위태롭다며 지지층 결집을 촉구했다. 그는 "대구는 박근혜 정부를 탄생시킨 심장과 같은 곳이다. 박근혜 정부를 식물정부로 만들 수는 없지 않겠나"라며 "대한민국의 중심인 수도권과 박근혜 정부의 심장인 대구에서 도와달라. 새누리당을 버리지 말아달라"고 호소했다.
이후 지도부는 같은 자리에서 ‘화합의 비빔밥’을 비비며 화합을 다짐했다. 이번 회의는 지난 4일 열린 심야 긴급 선대위 회의 이후 두 번째다. 당시 선대위 이번 총선에서 과반의석도 얻지 못할 것이라는 위기의식을 공유하고 지지층에 투표를 독려했다. 공천과정에서 국민에게 심려를 끼쳤고 이 때문에 지지층의 표 이탈이 예상된다는 판단에서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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