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외국민 투표 참여, 호주 동부에서 서부로 4000km 이동
20대 총선 투표에 참여하기 위해 8000km를 이동한 남성의 사연이 눈길을 끌고 있다.
13일 CBS라디오는 투표를 하기 위해 비행기로 왕복 10시간 거리를 이동한 손영수(34) 씨의 사연을 소개했다.
CBS에 따르면 호주 서부에 위치한 도시 퍼스에서 유학생활을 하고 있는 손 씨는 재외선거투표소가 동부에만 몰린 탓에 비행기를 타고 시드니까지 다녀와야 했다.
손 씨는 결국 지난 2일 퍼스에서 새벽 비행기를 타고 시드니에 도착해 곧바로 시드니 총영사관 내에 마련된 4·13 총선 재외투표소에서 값비싼 한 표를 행사했다.
퍼스에서 시드니까지 거리는 4000km에 달하며 비행기로 4시간 40분가량, 시차는 3시간이나 차이가 난다. 손 씨는 가장 저렴한 비행 왕복편을 끊었음에도 400불(37만원)이나 지불한 것으로 전해졌다.
손 씨는 “국회의원들은 나와 직접적인 상관은 없지만 그들이 내 삶에 영향을 미치고 인생을 좌지우지할 수 있다는 점이 무섭게 다가왔다”며 “내가 지금 당장 힘들다고 포기해버리면 혜택이랑 피해는 고스란히 나와 내 주변 사람들이 받게 되었을 것”이라고 투표동기를 밝혔다.
이어 “재외국민선거 등록이 생각보다 매우 쉬웠다”며 “이렇게 제도를 만들기 위해 많은 사람들의 노력이 있었을 것이고, 그 덕분에 내가 수혜를 받았다”고 심경을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