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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통합 수기④]세대 갈등·다문화 갈등, 한 방에 날려버릴 한글 파티


입력 2016.04.16 09:06 수정 2016.04.29 10:47        데스크 (desk@dailian.co.kr)

<국민통합 우수사례④>대구광역시 수성구 '세대통합 한글사랑 골든벨'

국민대통합위원회(위원장 한광옥)에서는 매년 국민통합 우수사례를 발굴·전파하기 위하여 전국 각지의 기관·단체 등에서 국민통합을 위한 활동사례 중 우수사례를 선정하여 국민통합 활동에 대한 동기부여와 분위기 확산을 꾀하고 있다. 그 성과물로 2015년 '국민대통합위원회 우수 사례집도 발간됐다. 이 사례집은 전국에서 수집된 국민통합의 사례들을 국민대통합위원회가 취재하여 이를 바탕으로 작성된 것이다. 이에 본보는 국민대통합위원회의 우수 사례 원고를 매주 1회, 총 20회에 걸쳐 연재합니다.<편집자 주>

대구광역시 수성구에서는 어르신과 어린이가 함께 참여하는 ‘세대통합 한글사랑 골든벨’ 행사를 개발․․진행하여 세대 간의 거리감을 극복하고 다함께 살아가는 사회를 만들어 가고 있다.

특히 다문화 가정의 결혼이주여성과 그 자녀들에게도 행사 참여 기회를 줌으로써 내국인과 외국인의 통합을 유도하고, 행사의 준비에서부터 진행, 사후관리까지 관내 관련 기관과의 협력 및 협의하여 추진함으로써 기관 간의 통합 효과까지 도모하고 있다.

사진 제공 대구 수성구청
손자 손녀와 함께 즐거운 퀴즈

“다음 중 대구 수성구에 없는 것은 무엇일까요? 보기 드립니다. 일! 수성구청, 이! 수성못, !삼! 고산서당, 사! 대구수목원. 답은 무엇일까요?”

문제를 내는 사회자의 말에 귀 기울이는 어르신들의 표정이 사뭇 진지했다. 사회자는 힌트를 계속 주었지만 답을 맞히지 못한 팀이 여럿 나왔다. 그래도 어르신들의 표정은 사뭇 의욕적이고 즐거워 보였다.

받아쓰기 순서가 되니 분위기는 더욱 치열해졌다.

“오지랖! 오지랖을 한글로 써 보세요!”

오지랖. 오지랖. 오지람...이런 저런 오답이 넘치는 가운데 유일하게 정답을 맞힌 어르신과 어린이 팀은 바로 최미혜 어르신과 김채영 어린이였다. 똘망똘망한 어린이와 한 팀을 이룬 어르신은 당당하게 오지랖, 세 글자를 완벽하게 써서 유일한 정답자가 되었다. 기념사진도 찍고 시종 일관 웃음꽃이 얼굴에 떠나지 않았다.

“손주 녀석 같은 애들과 퀴즈도 풀고 이야기도 나누고 하니까 하루 종일 즐겁고 재미있었어요.”
“호미나 이런 말들을 팀원인 어린이에게 가르쳐 주기도 하고, 어떤 문제는 애들이 우리보다 더 잘 알기도 하고. 서로 가르쳐 주다 보니 금세 친해지네요.”
“응원 나온 엄마들이 있어서 분위기가 한층 더 좋았어요. 어린이들이 나오니까 엄마들 응원이 뜨겁네요."


지난 10월 9일 한글날 대구광역시 수성구에서 개최한 ‘세대통합 한글사랑 골든벨’ 행사의 정경이다. 제569돌 한글날을 맞아 수성구에 있는 노변초등학교 대강강에서 열린 이 행사에는 어르신 1명과 초등학교 1학년 학생이 1개 팀으로 구성된 팀 등 55개 팀이 참여했다. 지역 내에 있는 종합사회복지관(홀트대구종합사회복지관, 노인종합복지관, 황금종합사회복지관, 지산종합사회복지관)과 수성구 다문화가족센터에서 문해교육을 받은 팀이 주를 이뤘다.

행사는 순수 한글, 수성구 알기, 세대통합에 관한 ◯×문제 및 받아쓰기와 팀별 스피드 퀴즈, 패자부활전, 그리고 관중도 참여가 가능한 관람석 문제 순으로 진행되었다.

또 문해교육 어르신들과 다문화 가족들이 직접 만든 시와 편지 50여점의 전시도 열렸다. 행사 관계자는 이렇게 말한다.

“지난해보다 주민들의 관심도가 더 높아졌습니다. 행사 전 참여자 모집 결과 너무 많은 팀이 신청해서 모집 당일에 접수를 마감해야 했습니다. 또 행사에 참여하기 원하는 학부모와 학생, 어르신들의 문의 전화가 매일같이 걸려왔습니다. 행사 당일에도 어르신들과 어린이들이 열띤 참여가 이어져서 골든벨 행사가 주민들의 성원 속에 정착되어 가고 있습니다.”

세대통합 한글사랑 골든벨은 올해로 두 번째를 맞이했는데,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성황리에 행사가 진행되었다. 손자․손녀뻘 되는 어린이들과 함께 참여하는 프로그램이다 보니 온 가족이 다함께 관심을 보이고 세대 간 친밀감과 유대감을 높이는 효과가 커서 호평을 받고 있다.

하루 만에 이룬 3가지 통합

세대통합 한글사랑 골든벨은 한글날을 기념하여 한글을 공부하는 어르신과 관내 초등학교 1학년이 팀을 이뤄 한글, 지역자원, 세대통합과 관련된 문제를 골든벨 형식으로 풀어나가는 퀴즈대회이다. 비록 한글날 하루 동안만 진행되는 행사이지만 세대 간의 통합, 다문화 통합, 기관 통합을 통해 이뤄지는 행사로서 주민들의 관심이 갈수록 높아지고 있다. 행사 담당자는 이렇게 설명한다.

“핵가족화로 조손 간 왕래가 적어 세대를 이어줄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하기 위해 개발한 행사이지만, 민간단체들과의 네트워크, 결혼이주여성의 참여 등을 통해 다각적인 측면에서 긍정적 효과가 있습니다.”

사진 제공 대구 수성구청
이 행사의 가장 우선적인 효과는 이름 그대로 ‘세대통합’ 효과이다. 어르신과 초등학교 1학년생이 함께 팀을 이루어 참여함으로써 조손 세대 간의 친밀감을 높이고 교류와 대화의 장을 마련할 수 있다는 것이다.

두 번째로 이주여성 사회통합 효과이다. 다문화가족지원센터가 참여하고 결혼이주여성과 함께 행사를 진행하기 때문에 다문화 가정 및 결혼이주여성과 교류의 장을 마련함으로써 이들과의 사회통합을 높일 수 있다.

셋째로는 지자체, 학교, 민간단체간의 통합 효과이다. 대구광역시 수성구라는 지방자치단체가 실질적인 주체가 되어 행사를 진행하지만 관내 초등학교가 참여할 뿐만 아니라 종합사회복지관 등이 참여하기 때문에 지자체와 학교, 민간단체가 서로 협력하며 통합과 소통의 효과를 높일 수 있는 것이다.

세대통합 위해 마음 통합이 먼저

세대통합 한글사랑 골든벨 행사가 왜 주민들 사이에서 인기가 높은 것일까? 그것은 놀이 속에 한데 어우러지는 과정을 통해 자연스럽게 친밀한 관계를 만들어 가기 때문이다. 마음이 통하게 됨으로써 자연스럽게 세대통합이 이뤄진 셈이다.

“한 팀을 이룬 어르신과 어린이가 너무 다정해서 처음에는 친손자 친손녀인 줄 알았어요. 나중에 패자부활전에서 아이들이 짝궁 어르신을 찾느라 헤매는 것을 보고 당일 처음 만난 팀이라는 것을 알았죠.”

행사 참관자가 이렇게 말할 정도로 분위기는 행사 내내 화기애애했다. 또 퀴즈대회이다 보니 옆 팀에게 답이 들리지 않게 하기 위해 귓속말을 하는 모습은 정말 조손관계인 것처럼 두 사람을 다정하게 만들어 주었다. 대회가 끝난 후에는 하루 동안 친해진 어르신과 결혼이주여성, 어린이들이 함께 어울려 다니며 기념사진을 찍곤 하는데, 그러한 모습 가운데에는 나이든 어르신에 대한 거리감도 결혼이주여성에 대한 편견도 없었다. 행사 현장의 분위기를 사업 담당자는 다음과 같이 전했다.

“짧은 시간이지만 팀을 이룬 세대 간에 친밀감이 조성되고, 또 아이들은 모두 알고 있는 로보캅 폴리 이름, 어르신들만 알고 있는 호미 등에 대한 문제를 같이 풀면서 세대 간에 이해도도 높일 수 있었습니다. 행사에 참여하는 어린이의 부모들이 플랫카드 등을 준비하여 열띤 응원전까지 해주어서 전체적인 행사장 분위기가 뜨겁고 만족도도 높았죠.”

한편, 수성구에서는 행사 전에 문해교육 운영기관들과의 협의를 통해 행사를 준비한다. 처음 행사를 기획할 때도 관련기관들과 협의 과정을 거쳤으며 해마다 행사를 준비하는 과정에서도 긴밀하게 의견을 주고받는다. 특히 행사가 끝난 후에는 기관의 실무자들을 통해 어르신들의 만족도나 의견 등을 알아보고 다음해의 행사 기획에 반영하도록 하고 있다. 문해교육기관 측에서는 다음과 같인 어르신들의 반응에 대해 전했다.

“처음에는 어르신들이 글을 모르는 사실을 숨기고 싶어 해서 행사 참여를 독려하는 데 다소의 어려움이 있었지만 이제는 달라졌습니다. 한번 참여해 보신 분들은 다시 하고 싶어 하고 행사과정을 통해 오히려 자신과 똑같이 글을 배우는 어르신들이 많다는 것을 깨닫고 자신감도 얻고 더 열심히 공부하려는 의욕도 생긴다고 말씀하십니다.”

이처럼 주민들의 성원과 관심 속에 세대통합 한글사랑 골든벨은 정기적인 주요 행사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대구광역시 수성구에서는 한글의 중요성을 일깨우는 한편 주민들 간의 소통과 통합의 장으로 발전시켜 나갈 계획이다.

대구광역시 수성구 세대통합 한글사랑 골든벨

1. 일시 : 매년 10월 9일(한글날)
2. 통합 주체
- 기관 통합 (운영)
지자체 : 수성구청(행사 주최/주관)
민간기관 : 문해교육 운영 기관(어르신 참여 협조 역할)
학교 : 관내 초등학교(1학년 참여 홍보 협조)
- 세대통합(참여)
비문해 어르신, 결혼이주여성, 초등학교 1학년
3. 참여인원
- 약 55개팀
(비문해 어르신, 결혼이주여성, 초등학교 1학년생)

데스크 기자 (desk@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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