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선 승리 분위기 못타고 '삐그덕' 국민의당, 왜?
문제는 당권…정리·정립 안 된 신생정당 한계
당권 두고 계파 대변할 인사 챙기느라 '정책 전문가' 후순위
문제는 당권…정리·정립 안 된 신생정당 한계
당권 두고 계파 대변할 인사 챙기느라 '정책 전문가' 후순위
국민의당 지도부가 불과 총선 한 주 만에 백가쟁명식의 조율되지 않은 '개인플레이'로 '삐그덕'거리고 있다. 정치권에서는 총선 승리의 분위기로 치고 나가야할 당이 삐그덕거리며 우물쭈물하는 이유로 '신생정당의 당권·주도권 싸움'을 지목했다.
삐그덕거림은 당헌에 따라 오는 8월2일까지 선출이 완료돼야 하는 당 대표 선출 문제로 시작됐다. 당 대표를 연임하거나 최소한 안철수계 인사로 선출하고 싶은 안 대표측과 당권과 대권은 분리돼야 한다는 논리를 펼치는 당내 호남 의원들의 의견이 상충했기 때문이다.
급기야 이를 두고 당내 일부에서는 전당대회를 연기하고 차라리 지금의 대표 체제를 당분간 더 유지하고 당헌을 수정하자는 이야기가 나왔다. 그러나 당권·대권 분리론의 선두에 선 천정배 공동대표가 "당 대표의 경우 외부인사 추대 가능성도 있다"며 국면전환을 시도했고 이를 두고 안 대표는 "내부적으로 의논해본 적은 없지만 의논하겠다"며 천 대표의 발언이 전혀 논의되지 않았음을 밝히는 등 당 지도부는 중심을 잡지 못하고 우왕좌왕했다.
이 같은 '엇박자'에 대해 신율 명지대 교수는 "어느 당이나 동상이몽은 존재하지만 국민의당은 너무 급조하다보니 색깔이 너무 다양해서 의견조율이 잘 안 된다"고 진단했다. 중도라는 기치 아래 넓은 스펙트럼의 다양한 인사가 몰리니 백가쟁명이 안 생길라야 안 생길 수가 없다는 설명이다. 신 교수는 또한 "다른 당은 지도부의 리더쉽이 확실하게 자리 잡았지만 신생정당인 국민의당은 그 부분이 미흡한 점도 있다"고 덧붙였다.
당의 불협화음은 '당권 쟁투'를 넘어 정책에서도 나타났다. 지난 20일 열린 최고위원회의 모두발언에서 안 대표는 청년실업 대책과 가습기 살균제 사건, 천 대표는 최저임금법 개정, 장병완 정책위의장은 낙하산인사 철폐, 주승용 원내대표는 테러방지법 철회 등 각 최고위원들이 주요 이슈를 하나씩 언급했다.
언뜻 보면 지도부가 나누어 사회 중요 이슈의 문제점을 지적한 것으로 보이지만 실상은 서로 관심있는 분야를 말한 것에 불과하다. 이들이 언급한 내용은 19대 이전부터 논의돼온 것으로 별로 새삼스러울 것도 없고 한 달 남짓 남은 19대 국회에서 실제로 무언가 변화를 만들어내기도 요원하다.
정책과 관련해 그 분야의 전문가도 아닌 최고위원들이 일제히 나선 것에 대해 자신의 지역에 대해 전문성을 가진 지역구 당선자들을 제외하고 각 직능에 전문성을 가져야할 비례대표가 '직능 전문가'보다 계파를 대변하거나 계파에 힘을 실어줄 '정치 전문가'로 편중됐기 때문이라는 지적도 나왔다.
실제로 국민의당 비례대표 당선자 13명 중 안 대표가 '문제는 경제'라며 강조했던 경제전문가는 6번의 채이배 경제개혁연구소 연구위원 뿐이다. 외교·통일·안보 문제는 더 심각하다. 국민의당이 '경제는 진보, 안보는 보수'를 주장하며 '합리적 보수'의 대변자를 자처했지만 안보 전문가로 영입했던 김동신 전 국방장관과 이성출 전 한미연합사 부사령관, 통일 전문가로 영입했던 김근식 경남대 교수 모두 당을 떠났다.
특히 김동신 전 장관의 경우 과거 행적이 문제가 되자 당은 당사자의 소명 한 번 제대로 듣지 않고 영입 세 시간만에 일방적으로 영입을 취소했고, 이성출 부사령관과 김근식 교수는 전문가로 영입했지만 당선이 예상됐던 비례 순번 5번 내외가 아닌 10번 이후 순번을 제의 받자 이를 고사하고 당을 떠난 것으로 알려졌다. 반면 계파를 대표하거나 전문 정치인에 가까운 인사들은 대부분 비례대표 10번 안쪽 '안정권'에 배치됐다.
이에 대해 신 교수는 "비단 국민의당의 문제만은 아니다"면서도 "직능대표나 정치적 소수자를 대변하라고 만들어놓은 비례대표제도가 이런식으로 이용된다면 차라리 없애버리는 게 낫다"고 말했다.
한편 국민의당은 안보·통일 분야 전문가의 부족을 절감, 이르면 4월 중 '안보·통일 태스크포스(TF)'를 발족해 관련 정책을 보강할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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