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론없는 중진회의, 대책없는 새누리당
'비대위-혁신위 일원화' 가닥...결정은 정진석에 일임
전국위원회 무산으로 인한 비상대책위원회와 혁신위원회 불발 등 내홍에 휩싸인 새누리당은 수습안을 모색하기 위해 20일 중진의원 연석회의를 열었지만 결론이 난 것은 없었다. 다만 당 쇄신을 위한 기구로 '혁신형 비상대책위원회'를 구성하는 안이 유력하게 거론됐다.
정진석 원내대표는 이날 오전 국회에서 당내 4선 이상 당선자들인 중진들과의 연석회의에 참석해 당 파행 수습 방안에 대해 논의했다. 오전 9시부터 시작해 12시를 넘겨가며 장시간에 걸친 회의를 이어갔지만 뚜렷한 결론은 나오지 않았고 다시 공은 정 원내대표에게 넘겨졌다. 회의에 참석한 정병국 의원은 "결정된 것은 원내대표에게 일임한다는 것"이라고 밝혔다.
복수의 참석자들은 비대위와 혁신위를 분리하지 않고 비대위에 당 혁신 추진 권한을 부여하는 방식을 해법으로 제시했다고 전했다. 혁신비대위의 임기는 6개월 정도가 적당하다는 데 의견이 모였다. 다만 중진들은 의견만 제시했을 뿐 임시 지도부 형태에 대한 최종 결정은 정 원내대표에게 일임하기로 한 것으로 알려졌다.
민경욱 원내대변인은 회의 후 브리핑에서 "비대위와 혁신위의 구성문제에 대해서는 다양한 의견이 개진됐다"며 "원내대표가 비대위원장을 겸임할 것이냐의 문제와 비대위를 관리형으로 할 것이냐 혁신형으로 할 것이냐의 문제, 비대위원장을 내부인사로 할 것이냐 외부 인사로 할 것이냐의 문제, 별도의 혁신위원장을 뽑지 않고 전당대회에 출마하는 대표후보들이 혁신안을 공약으로 내걸어 선택을 받는 방안 등이 다양하게 개진됐다"고 밝혔다.
민 원내대변인은 이 모든 사안을 정 원내대표가 심사숙고한 뒤 별도의 표명이 있을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이밖에도 중진들은 비대위 인선 논란의 와중에 계파 갈등이 노출되고 정제되지 않은 막말이 오간 데 대해 반성하고 재발 방지를 위한 노력을 기울이기로 했다고 민 원내 대변인이 전했다.
이날 회의에 참석한 4선 이상 중진은 원유철·이주영·정우택·신상진·정병국·심재철·정갑윤·홍문종·나경원 의원 등 11명이다. 김무성 전 대표와 친박계 맏형인 서청원·최경환 의원 등은 불참했다. 한편 정 원내대표는 회의 모두발언을 통해 "대지진 이후 여진이 계속 수밖에 없다는 예감이 든다. 다시 원점에서 재검토하자는 생각에 중진 의원들을 모시게 됐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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