루니는 잉글랜드 대표팀에서도 공격형 미드필더로 배치되어 중용될 것이 유력하다. ⓒ 게티이미지
잉글랜드 국가대표팀과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캡틴 웨인 루니에게 2015-16시즌은 힘겨운 시간이었다.
팀의 간판 공격수로 누구보다 많은 기대를 모았지만 팀 성적은 그에 미치지 못했고 개인적으로도 극심한 슬럼프와 부상까지 겹치며 어려운 시간을 보냈다. “루니도 한물간 것이 아니냐”는 말도 나왔다.
그래도 루니는 루니였다. 시즌 막판 돌아온 루니는 중요한 순간마다 소금 같은 활약으로 맨유의 FA컵 우승을 이끌었다. 맨유가 FA컵 정상에 등극한 것은 2004년 이후 12년 만이다. 통산 12번째 우승으로 아스날과 촤다 우승 타이를 기록했다.
루니에게는 맨유 입단 이후 첫 FA컵 우승이기도 했다. 10대 시절 맨유의 미래로 불리며 입단한 이래 EPL과 UEFA 챔피언스리그. 클럽월드컵 등 거의 모든 우승컵을 들어 봤지만 이상하리만큼 FA컵은 닿지 않았다. 알렉스 퍼거슨 전 감독이 은퇴한 이후 3년 만에 들어 올리는 우승컵이자 그가 주장 완장을 달고 처음으로 맛본 우승이라는 점에서 더 의미가 깊다.
시즌 내내 부상과 슬럼프로 고전했지만 FA컵 결승에서만큼은 ‘왜 아직 루니인가’를 보여주기에 충분했다. 중앙 미드필더로 출전한 루니는 경기 내내 왕성한 활동량을 자랑하며 공수 모두에 기여했고, 후반에는 과감한 태클과 수비 가담 등 몸을 사리지 않는 움직임으로 찬사를 이끌어냈다. 팀의 득점은 후안 마타와 제시 린가드 몫이었지만 루니의 헌신과 지원이 없었다면 맨유의 승리는 불가능했다.
시즌 막바지 공격수에서 미드필더로 변신한 것은 루니에게나 팀에나 신의 한 수로 평가받고 있다. 루니는 올 시즌 전방에서의 파괴력이 많이 떨어지며 우려를 낳았다. 그러나 미드필더로 변신한 이후에는 특유의 활동량과 공간창출 능력, 넓은 시야 등 루니의 장점이 다시 살아나고 있다. 맞춤옷을 입은 듯한 활약이다.
비록 다음 시즌 챔피언스리그 티켓은 놓쳤지만 FA컵 우승으로 유종의 미를 거둔 루니는 이제 맨유가 아닌 잉글랜드 국가대표팀의 주장으로서 새로운 도전을 앞두고 있다. 로이 호지슨 감독이 이끄는 잉글랜드 대표팀은 이번 유로 2016 본선에서 명예회복을 노린다.
루니는 2000년대 중반 이후 잉글랜드 대표팀의 붙박이 멤버였지만 메이저대회에서 이렇다 할 성과를 올리지 못했다. 이제 잉글랜드의 최전방을 책임지는 임무는 해리 케인과 제이미 바디 등 후배들에게 넘어갔다.
그렇지만 루니의 비중이 작아진 것은 결코 아니다. 루니는 잉글랜드 대표팀에서도 공격형 미드필더로 배치되어 중용될 것이 유력하다. 호지슨 감독이 선호하던 잭 윌셔가 장기 부상에서 회복한 지 얼마 되지 않은 것을 감안하면 루니가 최선의 대안으로 유력하다.
어느덧 30대를 넘기며 산전수전 다 겪은 루니도 이제 선수생활의 전성기가 몇 년 남지 않았다. 특히 잉글랜드 국가대표팀 유니폼을 입고 출전하는 유럽선수권 본선은 이번 대회가 마지막이 될 가능성도 높다. 젊은 날의 악동을 넘어 이제는 성숙한 베테랑의 반열에 접어든 루니가 국가대항전에서도 그동안의 아쉬움을 만회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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