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산에서 숨 고른 반기문, 경주에서 다시 굳히기?
로터리 국제대회 연설 후 안동·경주 방문
친박계 인사들과 동행…교감 쌓기 분석
여권의 유력한 차기 대권주자로 거론되는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이 대권을 염두에 둔 광폭 행보를 보이고 있다. 반 총장은 29일 국제로터리세계대회 연설 직후 TK(대구·경북)로 이동했다.
반 총장은 이날 오전 경기도 고양시 킨텍스에서 열린 국제로터리세계대회에서 기조연설을 했다. 그는 로터리의 소아마비 퇴치 캠페인인 ‘요만큼’에 대한 국제적 관심을 당부했다.
반 총장은 “유엔은 로터리의 파트너로서 자부심을 가지고 끔찍한 질병을 퇴치하고자 한다”며 “로터리안들이 소아마비와의 싸움의 전선에 서서 모든 사람들이 안전한 세상을 만들었다”고 말했다. 이어 “여러분이 목소리를 높이고 각국 정부를 설득하고 진정 소아마비를 퇴치할 때까지 노력해 달라”고 했다.
또한 “유엔이야 말로 세계에서 유일하게 모든 사람이 함께 모이는 곳으로, 국경을 떠나 세계를 위협하는 것들이 많아지고 있는 상황이다. 이 때문에 유엔의 힘이 과거 어느 때보다 중요해졌다”며 “로터리에 많은 기대하겠으며, 유엔도 지지해주시고 지원해주길 바란다. 함께 일어서서 오늘날의 어려움을 당면하고 더욱 나은 미래를 만들자”고 강조했다.
반 총장은 연설 후 별다른 말없이 퇴장했다. 그는 곧바로 경북 안동 하회마을 일정을 진행한 후 경주로 이동한다. 경북이 여권의 텃밭으로 불리는 만큼 안동·경주 방문은 반 총장의 이번 방한 일정 가운데 가장 주목된 바 있다.
특히 친박계로 분류되는 김광림 정책위의장은 안동 일정에, 김석기·김정재 당선인은 경주 일정에 동행하면서 반 총장이 친박계와 대권 행보와 관련해 교감을 쌓는거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앞서 반 총장은 사실상 대권 출마를 시사했다. 지난 25일 제주에서 열린 관훈클럽 포럼에 참석해 “내년 1월 1일이면 한국 사람이 된다. 한국 국민으로서 어떤 일을 해야 하느냐는 그때가서 고민해 결심하겠다”며 “10년 간 유엔 사무총장을 했으니 (대통령에 대한) 기대가 있다는 것은 염두에 두겠다”고 말했다.
이후 그는 28일 오전 김종필 전 국무총리를 예방하면서 ‘충청 대망론’을 각인시켰다고 분석된다. 이 자리에서 반 총장은 “내년에 다시 찾아뵙겠다”고 말했고, 김 전 총리는 “내년 대선에서 충청권의 역할이 중요하다. 금의환향 해 달라”는 덕담을 건넨 것으로 알려졌다.
반 총장은 체류 마지막 날인 30일에는 경주에서 열리는 ‘유엔 NGO 콘퍼런스’에 참석, 기조연설과 기자회견을 한 후 당일 인천공항을 통해 6일 간의 체류 일정을 마치고 출국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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