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너진 슈틸리케호, 문제는 최종예선 아닌 월드컵

데일리안 스포츠 = 김평호 기자

입력 2016.06.02 18:08  수정 2016.06.02 18:08

스페인전 대패로 10G 연속 무실점 기록 퇴색

아시아권 팀들 보다 강한 상대로 경쟁력 키워야

1일(한국시각) 오스트리아 잘츠부르크 레드불 아레나에서 열린 스페인과의 평가전에서 한국 선수들이 다비드 실바에게 프리킥 선제골을 허용한 뒤 아쉬워하고 있다. ⓒ 연합뉴스

승승장구하던 슈틸리케호가 제대로 된 위기를 맞았다.

울리 슈틸리케 감독이 이끄는 한국 축구 대표팀은 1일(한국시각) 오스트리아 잘츠부르크의 레드불아레나에서 열린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 6위 스페인과의 평가전에서 1-6 대패했다.

대표팀이 한 경기에서 6골을 내주고 패한 것은 지난 1996년 아시안컵에서 이란에 2-6으로 패한 뒤 무려 20년 만이다. 당시의 패배도 대표팀 역사에 길이 남을 굴욕적인 패배로 지금까지 회자되고 있다.

스페인과의 경기 패배도 굴욕적인 역사로 기록될 가능성이 높다. 비록 스페인이 세계적인 강호이긴하나 한 동안 패배를 모르던 슈틸리케호의 순항에 브레이크가 걸렸다는 점에서 충격이 아닐 수 없다.

졸지에 A매치 16경기 연속 무패 행진과 최근 10경기 연속 무실점이라는 대기록의 의미도 한 순간에 퇴색되고 말았다. 이번 한 경기로 그간 쌓아온 대기록도 전력이 약한 아시아팀들을 상대로 거뒀다는 점이 여실히 드러났다.

물론, 스페인전에서 대패했다고 해서 그간 슈틸리케 감독과 대표팀 구성원이 쌓아올린 기록과 노고를 폄하하려는 것은 아니다. 스페인전을 계기로 대표팀은 다시 한 번 정신 무장을 단단히 할 필요가 있다. 이제는 현실을 직시하고 스스로를 채찍질 할 때가 왔다.

한국은 오는 9월부터 2018 러시아 월드컵 아시아지역 최종예선을 앞두고 있다. 한국은 A조에서 편성돼 이란, 우즈베키스탄, 중국, 카타르, 시리아 등과 월드컵 티켓을 놓고 다툰다.

하지만 문제는 최종예선이 아닌 월드컵이다. 한국은 최종 예선에서 만날 이란과 우즈베키스탄을 대비하기 위해 비싼 대가를 치르고 유럽 원정에 나서는 것이 아니다.

또한 이날 경기를 지켜본 아시아지역 최종예선 경쟁팀들이 당장 한국과의 경기에서 강한 압박과 간결한 패싱 플레이를 통해 볼 점유율을 가져가며 대량 득점에 나설 가능성도 지극히 낮다.

결국 스페인과의 경기를 통해서 확인하고자 했던 것은 월드컵 본선에서의 경쟁력이다. 비단 스페인뿐만이 아니다. 한국은 월드컵 본선에 나가면 세계에서 가장 강한 시드 배정국 8팀 가운데 한 팀과는 반드시 붙게 돼 있다. 이들은 모두 스페인에 버금가는 기량을 갖춘 팀들일 가능성이 높다.

물론 시드배정 국가 외에도 월드컵에서 만만한 팀들은 없다. 한국보다 체격이 우수한 유럽 국가들이 두 팀 이상 한조에 포함될 확률이 높고, 아프리카나 남미 팀들 역시 만만치 않다.

결국 본선에서의 경쟁력을 끌어올리기 위해서는 꾸준히 강팀과 원정 경기를 되도록 많이 추진하는 수밖에 없다.

물론 최종예선에서도 위기가 찾아올 수 있다. 하지만 한국은 또 다시 아시아팀들을 상대로 무패행진을 시작할 것이고, 그것에 또 다시 도취되어서는 안된다는 것을 이번 스페인과의 경기를 통해 깨달았다.

한국이 아시아권 팀들을 상대로 실력을 끌어올린 단계는 이미 지났다. 9회 연속 월드컵 본선 진출도 대단한 업적이지만 이제는 2년 앞으로 다가온 러시아 월드컵을 어떻게 준비해야 할지 다시 한 번 진지하게 고민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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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평호 기자 (kimrard16@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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