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 대통령 새누리 전대 참석, 2년전과 다른 점은?
지난 전대 서청원 패배…일각선 "이번에도 악영향"
"집안 잔치에 참석 특정 후보 지지 아니다" 분석도
새누리당 8.9 전당대회가 다가오고 있는 가운데 박근혜 대통령의 참석 여부가 주목을 받고 있다. 박 대통령은 지난 2014년 전대에 참석할 당시 선거 결과에 영향을 미치려는 게 아닌가 하는 의혹을 받았던 터라 이번 역시 관심이 모아지는 상황이다.
지난 8일 박근혜 대통령 초청으로 진행된 새누리당 의원 청와대 오찬에서 박명재 사무총장은 다음달 9일 치러지는 전대에 박 대통령이 참석해줄 것을 요청했다. 이에 박 대통령은 명확한 답은 하지 않았지만 '미소만 지었다',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다'라는 식의 답을 했다는 이야기가 전해졌다.
통상 대통령의 행사 참석 일정은 행사 직전까지 비밀에 부쳐지므로 전대에 박 대통령이 참석을 한다는 것을 단언할 순 없지만 현재까지 상황으로 볼 때엔 참석을 할 것이라는 게 전체적인 정치권의 중론으로 전해지는 상황이다.
박 대통령은 이미 한 차례 전대에 참석한 바 있다. 2014년 7월 14일 벌어진 당시 전대는 김무성 후보와 서청원 후보가 날선 공방을 벌이며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을 때였다. 주자들이 전국 권역을 돌며 합동연설회 때 나타나는 김·서 두 후보의 세력은 대단했다.
당시 서 후보는 친박계의 지원을 등에 엎은 채 TK(대구경북)를 중심으로 엄청난 세를 과시했다. 전대를 5일 앞두고 경북 경산실내체육관에서 열린 2차 합동연설회가 백미였다. 그 곳에서 서 후보를 연호하는 함성소리는 타 후보 지지세력을 압도했다.
비박계 후보로 분류된 김 후보는 당시 분위기로 비춰볼 때 어느 한 곳에서 압도적인 세력을 보여주진 않았지만 전국에서 고른 모습을 보이며 서 후보에 맞섰다. 총 9명의 후보가 당권 레이스에 가담했지만 김·서 후보를 제외한 다른 후보들은 사실상 두 사람의 적수가 되지 못했다는 것이 당시의 냉정한 평가였고, 그만큼 양 측의 대결은 팽팽하게 흘러갔다.
그러나 전대 날짜가 다가오자 일부가 술렁이기 시작했다. 박 대통령이 전대에 참석을 한다는 소식이 돌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김·서 양 후보 측은 박 대통령의 참석이 자신의 진영에게 미치는 유·불리를 계산했고 그 의미를 축소하기 위해 애썼다.
박 대통령의 참석은 일반적으로 친박계의 지원을 받는 서 후보에게 우호적인 분위기를 형성하지 않겠느냐는 관측이 나온 가운데 김 후보 측은 대통령의 전당대회 참석을 관례로 규정하며 큰 의미를 부여하지 않으려 했다.
실제로 고 김영삼 전 대통령은 임기 말인 1997년 7월 21일, 집권당으로서는 처음으로 차기 대통령 후보를 뽑는 전대에 참석했고 다른 대의원과 같이 한 표를 행사하는 등 끝까지 중립을 지킨 바 있다. 대통령 전대 참석에 큰 의미 부여를 하지 않으려는 쪽은 이 때의 기억을 떠올렸을 것으로 보인다.
서청원 등판론 속 박 대통령 참석이 전대에 미칠 영향은?
2년 전 전대는 김 후보의 승리로 막을 내렸다. '박심'에 힘 입어 유리한 고지를 점하지 않을까 내심 기대했던 서 후보 측에게는 의외의 뼈아픈 패배였다. 그로부터 2년이 지난 지금, 친박계를 중심으로 '서청원 등판론'이 다시 제기되고 있다. 20대 총선 참패의 책임을 지고 최경환 의원이 출마하지 않자 당권을 쟁취하기 위해 친박계들이 '서청원 추대론'을 내세우면서다. 여기에는 박 대통령의 뜻이 암묵적으로 들어갔다는 해석이 줄을 이었다.
이런 상황에서 박 대통령이 전대에 다시 한 번 모습을 드러낸다면 결과에 여러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일단 전문가들은 2년 전 전대에서 나타났듯 큰 영향을 미치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확대 해석을 할 필요가 없다는 것이다.
김우석 미래전략개발연구소 부소장은 15일 '데일리안'과의 통화에서 "아직 대통령 참석이 확실시 되지 않았고 전대 주자도 완전히 결정되지 않은 상황이라 그림이 아직 완전히 나와봐야 한다"는 전제를 하면서도 "큰 변수가 되지는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김 부소장은 "2년 전 전대에도 참석했지만 친박 후보가 지지 않았나. 민심에 큰 변화가 없었다는 것"이라며 "박빙의 승부라면 모를까 전대 과정에서 형성되는 대세에 지장을 주지는 않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정치권에 사정에 익숙한 한 관계자도 "통상 대통령이 전대에 참석을 해오지 않았나. 확대 해석을 할 필요는 없다고 본다"며 "참석에 어떤 의도가 있는 거라면 참석을 안 하는게 맞다"고 말했다.
그는 "집권당에서 탄생한 대통령으로서 집안 잔치에 참석을 하는 것과 같은 것"이라며 "만약 참석해서 특정 후보를 지지하는 발언이나 이벤트를 한다면 모를까 참석하는 것만으로 특정 계파 지지로 해석하긴 어렵다"고 강조했다.
서청원 의원은 조만간 출마에 관한 입장을 밝힐 것으로 전망이다. 이르면 17일께로 추측되고 있다. 박 대통령이 만약 전대에 참석을 한다고 해도 결과에 큰 영향을 미치지 않을 거라는 분석이 주를 이루는 가운데 전대 주자들 중 누군가는 대통령의 참석을 반길 수도 있을 것이고 반면 그렇지 않은 쪽도 있을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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