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하기

카카오톡
블로그
페이스북
X
주소복사

김종인 예방한 이정현 "재집권 못할까 겁나"


입력 2016.08.10 20:37 수정 2016.08.10 20:37        장수연 기자

"같이 정치해 감격" 김종인 한껏 추어올린 이정현

"기대? 잘하면 좋은 일 많겠지 뭐" 시큰둥 김종인

10일 오후 국회 더불어민주당 대표실을 방문한 이정현 새누리당 신임 대표가 김종인 더불어민주당 비대위 대표에게 허리를 숙여 인사하고 있다. ⓒ데일리안 박항구 기자

김종인 더불어민주당 비대위 대표가 10일 오후 국회 대표실을 방문한 이정현 새누리당 신임 대표와 대화를 나누고 있다. ⓒ데일리안 박항구 기자

"같이 정치해 감격" 김종인 한껏 추어올린 이정현
"기대? 잘하면 좋은 일 많겠지 뭐" 시큰둥 김종인

이정현 새누리당 신임 대표가 10일 김종인 더불어민주당 비상대책위 대표를 예방했다. 이 대표는 "최근 (김 대표)가 각종 인터뷰나 당내에서 하신 발언들을 보면서 좀 겁이 났다. 저렇게 합리적으로 하셨다간 내년에 우리가 재집권하기 어렵겠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김 대표를 한껏 추어올렸지만 김 대표는 제 할 말만 하는 등 시큰둥한 반응이었다.

이 대표는 이날 더민주 당대표실을 찾아 취임 인사 겸 현안을 논의했다. 대표실에 들어선 이 대표는 90도 가까이 허리를 숙여 인사하는 모습을 보였다. 김 대표는 악수를 건넸다.

김 대표는 이 대표에게 "당대표 당선 기념으로 (전기요금) 누진제 문제를 해결해 달라"고 요청했고 이 대표는 위원장님이 지적한 문제라면 정말 진지하게 살펴 보겠다"고 화답했다. 김 대표 역시 이 대표를 "정치에서 입지전적인 인물이 되셨다"고 평가해 이날 예방은 화기애애한 분위기 속에서 진행됐다.

김 대표는 "여소야대(국면에서 새누리당)를 잘 이끌어 가시려면 이 대표가 야당과 청와대 사이에서 중재역할을 잘 해주셔야 한다"며 "여소야대를 극복해 나가려면 여당이 양보를 해줄 수 있는 자세가 필요한 것 같다"고 말했다.

김 대표는 특히 '여당이 양보해줄 수 있는 사안'으로 전기요금 누진제 개편을 제시하며 "올 여름에 전기세 때문에 난리가 나 있는데 대표된 기념으로 누진제 문제를 해결해 달라"고 요구했다.

그는 "우리나라 전기요금 체계는 개발시대에 만든 것으로 산업용 전기를 염가로 제공하고 그 부담을 가정용 전기료에 부담하고 있다"며 "산업자원부 계산방식에 의하면 (누진제를) 절대 못 바꾼다고 하는데 정치적으로 국민들의 마음도 살필겸 해서 이 대표가 용단을 내려 해결해 달라"고 거듭 촉구했다.

이런 요구에 대해 이 대표는 "허허허" 웃으며 즉답을 피하면서도 "조만간 산자부와 한전 등 관계자들을 만나서 이야기를 많이 들으려고 한다"며 "정말 진지하게 살펴보겠다"고 답했다. 김 대표와의 대화가 끝나갈 즈음 우상호 더민주 원내대표가 대표실로 들어왔고 이 대표는 자리에서 일어나 "우 원내대표와는 너무 합리적인 토론을 많이 해서 진짜 존경하는 분"이라고 치켜올렸다.

김 대표와의 비공개 면담을 마친 이 대표는 기자들과 만나 서로 덕담만 했음을 강조했다. 그는 "우리 김 대표의 철학이나 신념과 같은 부분이 참 존경스럽다"며 "저렇게 합리적으로 하셨다가는 내년에 우리가 재집권하기 어렵겠다는 생각이 들어서 아주 겁이 날 정도다. 같은 정치하는 사람으로서 감격스럽다"고 칭찬을 늘어놓았다.

앞서 김 대표가 부탁한 야당과 청와대 간의 소통 문제에 대해서는 "충분히 야당 대표 쪽에서 주문할 수 있는 합당한 주문"이라고 평한 뒤 "정치라는 문제를 푸는데 당정만 가지고 풀리겠느냐. 특히 여소야대의 상황에서 야당의 뜻도 청와대에 전달해서 좋은 결론이 날 수 있도록 해야하지 않겠나"고 말했다.

김 대표도 비공개 면담 후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이 대표가) 대통령 측근이니까 여야가 협치를 잘 할 수 있도록 대통령에게 말씀을 잘 드리면 이 대표 말은 들어주지 않겠나"고 했다. 이 대표에 대해 기대를 하고 있느냐는 질문에는 "잘하면 좋은 일이 많을테고 그렇지 뭐..."라고 대답했다. 이밖에도 비공개 대화 자리에서 우 원내대표는 세월호 특별조사위원회 활동기한 연장 문제에 대한 여당의 협조를 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애초 이 대표는 이날 박지원 국민의당 비대위원장 겸 원내대표 등도 면담키로 했으나 전주를 방문 중인 박 비대위원장의 일정이 여의치가 않아 11일로 미뤘다.

장수연 기자 (tellit@dailian.co.kr)
기사 모아 보기 >
0
0
장수연 기자가 쓴 기사 더보기

댓글 0

0 / 150
  • 최신순
  • 찬성순
  • 반대순
0 개의 댓글 전체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