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겨도 침통’ 한국, 잔뜩 벼르고 돌아간 중국

데일리안 스포츠 = 김윤일 기자

입력 2016.09.02 00:13  수정 2016.09.02 08:54

중국, 축구 굴기 앞세워 발전된 모습 선보여

후반 눈에 띄게 느려진 수비진, 슈틸리케 숙제

한국은 이기고도 숙제를 남긴 반면, 중국은 패하고도 많은 것을 얻어갔다. ⓒ 데일리안 홍효식 기자

‘축구 굴기’를 앞세운 중국이 한층 달라진 발전된 축구를 한국 원정에서 선보였다. 반면, 한국은 이기고도 숙제만 잔뜩 떠안았다.

울리 슈틸리케 감독이 이끄는 한국축구대표팀은 1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중국과의 ‘2018 러시아월드컵 아시아지역 최종예선’ 1차전에서 3-2 승리를 거뒀다.

이로써 가장 먼저 경기를 시작해 승점 3을 챙긴 슈틸리케호는 A조 선두로 올라서며 오는 6일 시리아와의 원정 2차전을 펼치기 위해 제3국인 말레이시아로 떠난다.

결코 웃을 수 없었던 경기였다. 물론 후반 중반까지 분위기는 대표팀의 몫이었다. 한국은 전반 20분 오재석이 얻어낸 프리킥을 손흥민이 날카로운 크로스로 연결, 지동원에 이어 중국 정쯔 발에 맞고 선취골로 이어졌다.

이후에도 한국은 중국의 5백을 상대로 거세게 몰아붙였다. 중국은 한국전 승리를 위해 잔뜩 벼르고 왔지만, 오히려 수비하는데 급급한 모습이었다.

후반에도 상황은 나아지지 않았다. 대표팀은 좌우 날개에서 손흥민과 이청용이 수비로 상대를 두들겼고, 결국 이청용, 구자철의 연속골이 나오며 서울월드컵경기장을 잔치 분위기로 이끌었다.

그러나 샴페인을 너무 일찍 터뜨렸다. 대표팀은 3번째 골을 넣은 직후 수비진이 급격히 흔들리기 시작했고, 순식간에 2골을 허용하며 턱밑까지 추격을 허용했다. 이후 대표팀은 종료 휘슬이 울릴 때까지 중국의 매서운 공격에 뒤로 물러날 수밖에 없었고, 시간이 빨리 흐르기만을 재촉했다.

경기 후 양 팀 사령탑의 표정도 엇갈렸다. 승장인 슈틸리케 감독은 어두운 표정으로 “후반 막판 집중력이 떨어지며 실점이 나왔다. 쉽게 3-0으로 이길 수 있는 경기에서 끝에 어렵게 마무리 했다”고 말했다.

패장인 가오 홍보 감독은 오히려 여유로운 모습이었다. 가오 홍보는 “우리 선수들이 보인 전술, 기술, 투지는 상당히 만족스러웠다”며 “우리는 2골을 넣었다. 찬스에 비해 골이 적었다. 우리가 골을 넣지 못한 것은 경험도 부족했지만 전적으로 코칭스태프의 문제”라고 설명했다.

이날 대표팀의 포백 라인은 후반 중반까지 큰 무리 없이 경기를 펼쳐 나갔지만, 문제는 체력이 떨어지기 시작하면서부터였다.

홍정호 등 대표팀의 중앙 수비진은 몸싸움에 강하지만 발이 느린 것이 최대 약점. 이를 간파한 가오 홍보 감독은 라인을 깊게 내린 채 우레이의 빠른 발을 이용한 역습 전략을 들고 나왔고, 후반 중반부터 빛을 발하기 시작했다. 승부수가 통한 셈이다.

대표팀은 내년 3월 중국에서 원정 2차전을 벌인다. 아직 6개월의 시간이 남아있지만 중국은 이번 1차전처럼 빠른 전개에 이은 역습 전략을 들고 나올 게 불 보듯 빤하다. 이를 어떻게 막아내는가가 슈틸리케 감독이 앞으로 고민해야할 숙제다.

반면, 중국은 패했지만 ‘공한증’을 어느 정도 극복했다는 자신감을 안고 귀국길에 오를 전망이다. 4주간의 합숙은 비록 패했지만 어느 정도 성과를 얻었다는 평가를 받기에 충분했다. 서로의 장, 단점이 극명하게 드러난 이번 1차전에서 약점을 최소화하는 쪽이 2차전 승기를 잡을 가능성이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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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윤일 기자 (eunice@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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