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락하는 LG, 박용택 ‘유광점퍼’ 발언 독됐나

데일리안 스포츠 = 김평호 기자

입력 2016.09.05 08:12  수정 2016.09.05 09:49
LG 트윈스 박용택. ⓒ 연합뉴스

‘유광점퍼’ 언급 이후 7경기 1승 6패 부진
2011년의 아픔 반복? 우려의 목소리 커져


8월 한때 9연승을 달리며 가을야구에 대한 희망을 부풀렸던 LG 트윈스가 또 다시 추락하고 있다.

공교롭게도 지난달 27일 kt와의 경기에서 박용택이 가을야구의 상징인 ‘유광점퍼’를 언급한 뒤 성적이 하락세로 돌아섰다.

8월초만 해도 8위에 위치하며 가을야구가 희박했던 LG는 8월 3일 두산전 승리를 시작으로 9연승을 달리며 5위권으로 치고 올라왔다.

연승이 중단되며 잠시 주춤하는 듯했지만 승패를 반복하며 더는 떨어지지 않았고, 8월 25일 넥센전부터 27일 kt전까지 3연승을 내달리며 다시 힘을 내기 시작했다.

박용택이 유광점퍼를 언급한 것은 바로 이때다. kt전 승리 이후 박용택은 수훈선수 인터뷰에서 “유광점퍼 준비하는 거 잊지 않으셨죠”라는 발언으로 팬들의 큰 환호성을 이끌어냈다.

하지만 공교롭게도 LG는 이후 7경기에서 1승 6패의 성적을 거두며 거짓말 같이 추락했다. 내심 4위까지도 바라볼 수 있는 성적에서 5위 SK와도 1.5게임차로 벌어졌고, 이제 7위 한화의 추격을 걱정해야 되는 처지에 놓이게 됐다.

사실 박용택이 ‘유광점퍼’를 언급한 것은 가을야구에 대한 자신감이 묻어나는 발언이긴 하나 반대로 상당히 조심스러운 부분이기도 하다.

그도 그럴 것이, 박용택은 5년 전 ‘유광점퍼’에 대한 안 좋은 추억이 있다. 2011년 당시 LG 주장이었던 박용택은 경기를 마치고 한 인터뷰에서 유광점퍼를 준비하라는 말로 화제가 됐다.

당시 LG는 한국 프로야구 역사상 30승에 가장 먼저 선착하고도 가을야구 무대를 밟지 못한 최초의 팀이라는 불명예를 남겼고, 유광점퍼는 ‘엘레발’(LG+설레발)이라는 신조어를 탄생시키며 조롱거리로 전락했다. 박용택 역시 ‘유광택’(유광점퍼+박용택)이라는 달갑지 않은 별명을 얻게 된 계기가 됐다.

최근 흐름만 놓고 본다면 LG는 5년 전의 아픔을 반복할 확률이 커 보인다. 2011년에도 초반 흐름은 좋았지만 ‘유광점퍼’ 발언 이후 추락을 거듭하더니 결국 가을야구에 실패했고, 올해 역시도 가을 들어 찾아온 고비를 넘기지 못하고 또 위기를 맡고 있다.

KBO리그 정규시즌이 막바지로 치닫고 있는 가운데 LG는 이제 단 22경기를 남겨 놓고 있다. 선발진의 든든한 한 축을 이뤘던 외국인 투수 허프의 복귀가 늦어지고 있는 가운데 올 시즌 에이스 역할을 해줄 것으로 기대를 모았던 소사와 우규민은 최근 부진을 거듭하고 있어 고민이 크다.

LG가 올 시즌 포스트시즌 진출에 실패한다면 ‘유광점퍼’는 가을야구의 상징이 아닌 징크스로 남을 가능성이 농후하다.

0

0

기사 공유

댓글 쓰기

김평호 기자 (kimrard16@dailian.co.kr)
기사 모아 보기 >

댓글

0 / 150
  • 최신순
  • 찬성순
  • 반대순
0 개의 댓글 전체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