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년치 임금·물리적 정신적 피해 위자료 포함
충북 청주 ‘축사 노예’ 사건의 피해자인 고모(47)씨가 가해자인 60대 부부를 상대로 19년 동안 받지 못한 임금과 손해배상 등 1억8000만원 상당의 민사소송을 냈다.
18일 법률구조공단 청주지부에 따르면 고씨는 가해 농장주인 김모(68)씨 부부를 상대로 8000만원의 임금 청구 소송과 1억원의 손해배상 청구 소송을 최근 법원에 접수했다. 고씨의 법정대리인은 그의 고종사촌 형인 김모(63)씨가 맡았다.
법률구조공단은 임금 소멸시효 등 현행법을 고려해 임금 청구 기간을 5년으로 잡았다. 손해배상 청구 소송에는 강제노역을 당하면서 겪은 물리적, 정신적 피해에 대한 위자료가 포함됐다.
고씨는 천안시의 한 양돈농장에서 일하다 1997년 여름 행방불명된 뒤 중개인에 의해 충북 청주시 오창읍에 있는 김씨 부부의 농장으로 왔다.
이곳에서 그는 19년간 축사 창고에 딸린 쪽방에서 생활하며 소 40∼100여마리를 관리하고 밭일 등을 했지만 돈 한 푼 받지 못한 채 제 노동력을 착취당했다. 이 과정에서 김씨 부부로부터 상습적으로 폭행을 당해왔다.
검찰은 김씨 부부에게 형법상 상습준사기, 상해, 근로기준법 위반, 장애인복지법 위반 등 5가지 혐의를 적용해 재판에 넘겼다. 당시 검찰은 고씨가 19년간 받지 못한 임금을 최저임금으로 따지면 모두 1억8000여만원에 이를 것으로 추산했다.
한편 농장주 김씨는 지난달 25일 형법상 노동력 착취 유인 등으로 혐의로 불구속 기소됐다. 김씨의 부인 오모(62)씨는 상대적으로 죄질이 중해 구속기소 됐다. 이들의 첫 공판은 다음달 19일 열릴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