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당 '2개월짜리' 비대위원장 놓고 '활화산'
'호남중진론' vs '초선비례론' 엇갈려
후임 비대위원장 두고 당내 눈치싸움 치열
'호남중진론' vs '초선비례론' 엇갈려
후임 비대위원장 두고 당내 눈치싸움 치열
박지원 국민의당 비상대책위원장이 오는 9일 당 비상대책위원장직에서 물러날 것으로 알려져 후임 비대위원장 선출을 놓고 당내 수싸움이 복잡하다. 후임 비대위원장이 전당대회까지 당을 이끌어가는만큼 전당대회룰 등에 대해 어느 정도 영향력을 행사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앞서 국민의당 비상대책위원회는 지난달 30일 전당원투표제를 골자로 하는 당헌당규 제·개정안을 통과시켰다. 당초 박지원 비대위원장이 정한 8월말을 한 달여 넘긴 시기다. 이에 따라 스스로 정한대로 박 비대위원장은 비대위원장직 인수인계 시기를 저울질하고 있다.
문제는 비대위원장 인선이다. 비대위원장직이 막대한 권한을 쥔만큼 비록 2개월에 불과하지만 당내 정치에서 우위를 점할 수 있다. 이 때문에 국민의당은 당초 후임 위원장으로 외부인사 영입을 고려했으나 여의치 않자 최근 당내 인사로 방향을 튼 것으로 알려졌다.
당내 인사중에서는 중진급 이상인 박주선·주승용·조배숙 의원 등이 하마평에 오르고 있다. '당을 대표한다'는 직책의 속성 때문에 '그래도 당내 중진 의원이 맡아야하지 않겠느냐'는 이유다.
중진 의원중 일부는 고사하고 일부는 '적극적인 의지'가 없는 분위기다. '당의 대표'라는 매력적인 타이틀은 손에 쥐지만 임기가 불과 2개월여에 불과하고 그동안 '16년만의 3당 체제'속에서 효과적으로 정국을 리드해온 박 비대위원장의 뒤를 잇는다는 부담감 때문이다.
아울러 서로를 향한 눈치싸움과 물밑정치도 한몫하고 있다. 당장 당내에서는 '누가 비대위원장 하려고 누구에게 충성을 맹세했다', '누구는 지역 때문에 안철수쪽에서 신뢰하지 않는다' 등의 루머가 떠돌면서 '이겨야 본전인 상처뿐인 영광'이라는 소리가 나온다.
무엇보다 결정적인 이유는 '또 다시 호남당'이라는 비난이다. 한 당직자는 "지금도 호남 의원들을 중심으로 당이 운영되면서 불만을 가지는 인원이 많다"며 '호남당' 이미지의 고착화를 우려했다.
따라서 대안으로 '초선비례 당 대표론'이 급부상하고 있다. 짧은 임기인 것을 감안해 비교적 지역색이 적은 비례대표중 추대해 '관리형 비대위 체제'로 운영하자는 주장이다. 이와 관련 신용현·오세정·이상돈 의원이 거론되고 있다. 그러나 이 또한 현실적인 한계에 부딪치고 있다. 전당대회 전까지 2개월을 '관리형 비대위'로 운영할 경우 오히려 어느 정도 정무적 감각을 갖추고 경험과 관록이 있는 인물이 비대위원장을 맡는 게 맞다는 주장이다.
한편 당내 여론은 '초선비례론'과 '호남중진론'이 약 7대 3정도로 나뉘는 것으로 알려졌다. 복수의 국민의당 관계자들은 원내 의원들은 물론 원외 위원장들조차 각자 후임 비대위원장에 따른 셈법이 복잡한 눈치라고 귀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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