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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감'에 묻힌 여권 주자들, 존재감 부각법은?


입력 2016.10.06 10:09 수정 2016.10.06 10:11        고수정 기자

김무성 민생 투어 재개, 유승민·오세훈 강연 정치

남경필·원희룡, 국감 참여하며 당분간은 도정 매진

여권의 차기 대권 주자로 꼽히는 김무성 새누리당 전 대표(왼쪽부터 시계방향), 유승민 새누리당 전 원내대표, 오세훈 전 서울시장, 남경필 경기도지사, 원희룡 제주도지사. ⓒ데일리안 박항구·홍효식 기자

김무성 민생 투어 재개, 유승민·오세훈 강연 정치
남경필·원희룡, 국감 참여하며 당분간은 도정 매진

여권 대권 주자들의 채비가 분주해졌다. 4일부터 국회 국정감사가 원활히 진행되면서 정가의 눈은 국회에 쏠려 있다. 여권이 야권에 비해 뚜렷한 주자가 없는 데다 주류가 추대 움직임을 보이는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이 내년 초 귀국하면서 타 주자들의 ‘존재감 알리기’가 시급해졌다. 여권 주자들은 각각 ‘강연’ ‘민생행보’ 등으로 지지층과 중도층을 공략하고 있다.

반 총장을 제외한 여권의 차기 주자 중 가장 높은 지지를 얻고 있는 김무성 새누리당 전 대표는 국감 이후 민생 행보를 재개할 계획이다. 국감 기간인 현재 김 전 대표는 외교통일위원회 위원으로서 현재 2박 3일 일정으로 일본 도쿄에 머물고 있으며 6일 귀국한다. 10일에는 외통위 일정을 수행하기 위해 1박 2일 일정으로 중국 베이징에 간다.

앞서 김 전 대표는 지난 8월 1일부터 약 한 달간 민생 투어를 한 바 있다. 당시 그는 밀짚모자를 쓰고 체크무늬 셔츠를 입고 운동화를 신고 농가의 일손을 돕거나 공장을 체험했다. 경로당이나 마을회관에서 잠을 청하고 주민들과 소통하는 시간도 가졌다.

김 전 대표는 10월 중으로 주말을 이용해 지난 민생 투어 때 가지 못한 경북, 강원, 경기 쪽의 민심을 청취할 예정이다. 김 전 대표 측 관계자는 5일 본보와 통화에서 “정기국회 기간에는 주말을 이용해서 민생 투어를 이어갈 생각”이라며 “아직 시기나 장소는 결정된 건 없고 계획만 갖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또한 싱크탱크 설립을 위해 각계 인사들과 만남을 갖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싱크탱크는 올 연말 출범을 목표로 한다. 자신의 페이스북 프로필 사진을 바꾸고 팬클럽 격인 ‘반드시 캠프’ 페이스북 페이지를 공유하는 등 지지층과의 ‘소통’에도 나서는 모습이다.

또 다른 잠룡인 유승민 새누리당 전 원내대표는 ‘강연 정치’로 존재감을 부각하고 있다. 강연의 키워드는 ‘경제’다. 지난달 7일 한림대, 지난달 30일 서울대에 이어 6일에는 부산대에서 ‘한국 경제의 길, 우리의 선택에 달려 있다’라는 주제의 강연을 진행한다. 지난 5월에는 성균관대에서 ‘경제개혁과 공화주의 실현’이라는 주제로 특강했다.

유 의원의 강의를 듣는 사람은 ‘학생’이지만, 유 의원의 강연에는 유독 수많은 취재진이 뒤따른다. 단순한 강연의 의미를 넘어 대선 공약의 얼개를 내놓는다고 분석되기 때문이다. 김재수 농림축산식품부 장관 해임건의안 파동으로 인해 국감 일정이 파행됐을 때에도 유 의원은 예정대로 강연을 진행하면서 대권 행보에 매진하는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왔을 정도다. 그는 오는 25일에도 서강대에서 강연할 예정이며, 국감 기간에는 기획재정위원회 위원으로서 국감에 충실할 계획이다.

‘강연 정치’를 하는 잠룡은 또 있다. 오세훈 전 서울시장이다. 오 전 시장은 4·13 총선 이후 20여 차례의 강연에 나선 것으로 알려졌다. 그도 유 전 원내대표와 마찬가지로 6일 한양대에서 ‘미래 인재를 위한 조건’으로 학생들을 만난다.

오 전 시장은 또 자신의 싱크탱크인 ‘공생연구소’를 6월에 발족·운영 중이다. 그는 이를 통해 양극화 해소, 경제민주화 등을 위한 정책을 마련할 전망이다. 오 전 시장은 지난달 28일 CBS 라디오에서 “다 함께 누리는, 다 함께 뛸 수 있는 대한민국을 만들기 위해선 가진 자, 앞선 자, 많이 배운 자들의 양보가 필요하다”며 “양극화 해소, 경제민주화, 갑질 근절과 관련해 어떤 정책을 구사해야 되는가 하는데 대한 생각을 최근 (발간한) 책에 체계적으로 담았고, 그런 작업을 연구소에서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외교·통일·안보에 관한 집필도 조만간 완성할 계획이다.

이들과는 달리 ‘도지사’를 지내고 있는 남경필 경기도지사와 원희룡 제주도지사는 활발한 행보를 보이기가 쉽지 않다. 내년도 국비 예산을 확보해야하는 중요한 시기인데다, 대권 행보 때문에 도정에 공백이 생길 경우 대권 주자로서의 이미지에도 큰 타격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대한민국 리빌딩’이라는 사실상 대권 키워드를 내건 남 지사는 당분간 국감을 제외하고 외부 일정 없이 도정에 매진할 계획이다. 5일 안전행정위원회로부터 도정 능력에 대해 검증받은 남 지사는 오는 10일 국토교통위원회에도 출석한다. 남 지사는 야당으로부터 ‘연정’에 대한 호평을 받고 있어 대권주자로서의 팍팍한 검증 무대는 피해갈 것으로 보인다.

남 지사는 국감 이후 도의회 본회의 준비와 내년 예산 확보를 위해 시간을 쏟을 계획이다. 남 지사 측 관계자는 본보와 통화에서 “남 지사는 10월은 정기국회 기간이고 국감 끝나고 내년도 예산 국비 확보가 가장 큰 업무이기 때문에 거기에 집중할 것”이라며 “간간히 강연 등을 할 수는 있지만 당장은 도정이 우선”이라고 말했다.

원 지사도 당분간 도정에 집중할 방침이다. 태풍 ‘차바’로 주민 피해가 크고, 제주에 머물고 있는 관광객의 안전이 우려되는 만큼 주요 일정을 전면 취소하고 수습에 만전을 기하고 있다. 당장 6일 예정돼있던 관훈토론회는 오는 19일로 미뤘다.

다만, 예정돼 있는 국감에는 참석한다. 원 지사는 오는 7일 국토위, 11일에는 안행위에 출석한다. 국감에서 원 지사는 남 지사와 마찬가지로 대권 주자로서 여야의 검증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현재 원 지사는 대권 행보에 대해 신중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그는 최근 복수 라디오에서 “국민이 저를 필요로 하는지에 대해 예의주시 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고수정 기자 (ko0726@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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