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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정현 "도둑질이라도 했나", 정병국 "최순실 증인 막았잖나"


입력 2016.11.02 11:58 수정 2016.11.02 12:38        고수정 기자

정병국, 이정현 사퇴 요구하며 공식석상에서 한바탕 설전

2일 오전 서울 여의도 새누리당 당사에서 열린 최고·중진 연석간담회에서 이정현 대표와 정병국 의원이 언쟁을 벌이자 김무성 전 대표가 퇴장하고 있다. ⓒ데일리안

정병국 새누리당 의원이 2일 오전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열린 최고·중진 연석간담회에서 이정현 대표를 비판하는 발언을 하고 있다. ⓒ데일리안

정병국, 이정현 사퇴 요구하며 "그간 행동 거론하고 싶지 않아" 비꽈
이정현 "무슨 도둑질한 것처럼 오해할 발언 공식석상서 적절치 않다"

이정현 새누리당 대표와 정병국 의원이 2일 오전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열린 최고·중진 연석간담회에서 정면 충돌했다. 정 의원의 사퇴 압박에 이 대표가 발끈하면서 회의장의 분위기가 냉랭해졌다.

두 사람의 ‘언쟁’의 시초는 정 의원이 이 대표를 향해 사퇴를 촉구하며 “그동안 어떤 말했고, 어떻게 했는지 거론하고 싶지 않다”고 말하면서다.

정 의원은 “지금 이 상황을 정말 진정어린 마음으로 어떻게 극복할 것인가를 생각해야 된다”며 “왜 이 대표에게 물러나라고 하는가, 그걸 몰라서 이러는 것 아니지 않느냐”고 운을 뗐다.

그는 “이 대표가 자리에 연연하기 때문에 사임할 수 없다고 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어렵지만 이 난국을 수습하는 것이 ‘내 책임’이라고 생각하는 걸로 안다”면서도 “그래서는 사태 수습이 안 된다는 게 국민과 당원, 의원들의 생각”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이 대표가 그동안 어떤 말을 했고 어떻게 했는지 거론하고 싶지 않다”며 “하지만 이게 여론이고 사태 수습하는 길이라고 생각하고 국민 소리 당원소리 수렴해주실 부탁한다”고 강조했다.

이에 이 대표는 “그렇게 말 하면 내가 무슨 도둑질이나 해먹은 것처럼 누구랑 연관된 것처럼 오해할 수 있게 과거에 뭐가 있는 게 맞지 않느냐는 발언은 공식 석상에서 적절치 않다고 본다”며 “기왕 이야기 나온 거니까 구체적으로 이정현이 뭘 어떻게 했는가를 얘기하라”고 불쾌함을 감추지 못했다.

정 의원이 “말싸움 하기 위해 말한 건 아니지 않느냐.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라”고 하자 이 대표는 “제가 당 대표다. 당 대표로서 공당의 공식 회의를 제가 하고 있지 않느냐”고 맞받아쳤다.

정 의원이 발언을 자제하겠다고 하자 이 대표는 “자제하지 마시라니까? 본인(이정현)이 원하는데 왜 그러세요? 얘기를 해 주세요. 그럼 그 말 취소하라”고 언성을 높였다.

이 대표는 이어 “회의가 아니라 지금 굉장히 중요한 얘기를 하니까 개인 명예를 그렇게 하면 안 되지 않느냐”며 “제가 뭘 하는 걸 지적하려고 했는지 말씀을 하시라고” 말했다.

정 의원이 “우리 싸우자고 모인 거 아니지 않느냐. 굳이 말해야 하느냐”고 했고, 이 대표는 “기자들도 다 있고 국민한테도 얘기를 하라”며 “제가 무슨 도둑질을 했다는 것이냐. 안 했다. 그런데 한 것처럼 말하니까 말을 하시라고요”라고 했다.

두 사람의 언쟁은 유승민 의원이 발언에 나서면서 잠시 종료되는 듯했다. 하지만, 유 의원이 발언을 마친 뒤 정 의원이 언쟁 상황을 언급하면서 이 대표의 표정은 굳었다.

정 의원은 “제가 하고자 했던 말은 이 대표가 왜 (사퇴하지 않으면) 안 되느냐, 지근거리에서 박근혜 대통령을 모셨던 분이고, 정무수석·홍보수석을 했고 더 나아가서는 당 책임지는 상황 속에서 지난 번 국정감사 때 우리 당의 지도부 최순실 증인채택 과정에서 적극적으로 비호하고 막았지 않느냐는 얘기”라며 “길게 얘기한다고 해서 줄였는데, 그런 식으로 민감하게 반응할 필요는 없지 않느냐. 제가 그런 취지가 아니라는걸 이해해 달라”고 말했다.

이 대표는 마무리 발언에서 “당원들로부터, 국민으로부터 권한을 위임 받았기 때문에 배가 잘 가면 좋은데 가다 어려움이 생겼다 해서 선장이 당혹스럽다”며 “지혜를 나눠달라. 부족함 인정한다. 우선은 위기를 수습하자”며 사실상 사퇴 요구를 거부했다.




고수정 기자 (ko0726@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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