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생행보' 김정은, 두달만에 군부대 시찰…왜?
특수작전대대 방문해 독려…정부 "도발 계속하겠다는 의지 표출"
지난 2월 '숙청설' 제기됐던 리영길이 동행, 건재 재확인
특수작전대대 방문해 독려…정부 "도발 계속하겠다는 의지 표출"
지난 2월 '숙청설' 제기됐던 리영길이 동행, 건재 재확인
북한 최고지도자 김정은이 군부대 직속 특수작전 대대를 현지 시찰했다. 지난 9월초 전략군 화성포병부대 탄도로켓 발사 훈련을 참관한 뒤로 최근까지 줄곧 민생현장 시찰에만 나섰던 김정은이 두 달 만에 군사 관련 행보에 나서 눈길을 끈다.
북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과 관영 조선중앙통신은 4일 "김정은 동지께서 조선인민군 제525군부대직속 특수작전대대를 시찰하시였다"고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김정은은 "적후투쟁을 해야 하는 전투원들은 군사기술적으로, 육체적으로뿐만 아니라 정치사상적으로 잘 준비되여야 맡겨진 임무를 훌륭히 수행할 수 있다"며 "여러 가지 형식과 방법으로 정치사상교양사업을 강화하여 그들을 사회주의조국수호정신을 만장약한(가득 채운) 사상과 신념의 강자, 불사조들로 억세게 키워야 한다"고 말했다.
김정은은 군부대 식당, 체육시설, 병사 생활구역, 종합훈련관 등을 둘러보고, 야외종합훈련장에서 진행된 장애물극복훈련과 격술종합훈련, 사격훈련, 초저공 강하훈련, 직승기(헬기)바줄(밧줄)강하훈련, 습격훈련을 참관했다고 매체는 전했다.
이어 매체는 "적의 심장부에 날카로운 비수를 꽂고 등허리를 분질러놓아야 할 중요한 임무를 맡고있는 특수작전대대의 전투원들이 적들과의 판가리(판가름) 결전에서 자기들앞에 맡겨진 영예로운 전투임무를 훌륭히 수행하리라는 기대와 확신을 표명하시였다"고 밝혔다. 특히 김정은은 큰 만족감을 드러내면서 부대원들에게 쌍안경과 자동보총(소총)을 선물했다.
매체는 이 부대를 '청와대와 괴뢰정부, 군부요직에 틀고앉아 천추에 용서 못할 만고대역죄를 저지르고 있는 인간추물들을 제거해 버리는 것을 기본전투임무로 하고 있는 용맹한 특수작전대대'라고 일컬으며 "최고사령관동지께서 일단 명령만 내리신다면 단숨에 원쑤(원수)의 아성인 서울에 돌입하여 무엄하게도 북수뇌부직접공격, 참수작전, 평양초토화를 떠벌이는 원쑤들을 모조리 쓸어버리고 천만군민의 가슴에 쌓이고 쌓인 분노를 풀고야말 천백배복수심이 세차게 끓어번지고 있다"고 말했다.
지난 9월 6일 북한 매체를 통해 전략군 화성포병부대의 탄도로켓 발사훈련을 현지 지도한 김정은의 모습이 공개된 이후 군사와 관련된 현장에 김정은이 모습을 드러낸 것은 두 달 만이다. 그간 김정은은 보건산소공장, 고산과수종합농장, 대동강주사기공장, 룡악산샘물공장, 류경안과종합병원 등 주로 민생과 관련한 현장을 시찰하며 '민생 행보'에 치중했다. 가장 최근의 현지시찰 일정 역시 룡악산비누공장 방문(10월 29일)이었다.
특히 이번 김정은의 군부대 시찰은 북한의 도발위협에 대비하기 위한 차원에서 지난달 31일부터 '2016년 호국 합동상륙훈련'을 실시하고 있는 가운데 진행됐다는 점에서 이에 대한 반발로도 읽힐 수 있다. 북한을 대상으로 한 우리 군의 대응체계를 비판하고, 내부 결속과 충성을 강조하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실제 앞서 1일 노동신문은 우리 군의 합동상륙훈련과 충무훈련, 대침투 종합훈련 등의 실시 소식을 전하며 "온 남녘땅을 휩쓸고 있는 박근혜 퇴진운동으로 수세에 몰린 괴뢰역적패당이 북침전쟁소동으로 통치위기를 모면해보려고 더욱 발광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정준희 통일부 대변인은 4일 정례브리핑에서 이번 김정은의 군부대 현지시찰과 관련, "북한의 도발에 대비한 우리의 대응체계에 대한 대응차원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정 대변인은 "북한은 525부대를 특수작전부대라고 밝혔고, 우리 요인과 수뇌부를 제거하겠다는 것이 기본임무라고 밝혔다"며 "도발을 계속하겠다는 의지의 표출이자 북한 내부 군에 대한 독려, 특수부대 등 여러 가지 다양한 군사력을 강화시키려는 의도도 같이 내포돼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공개된 김정은의 군부대 현지시찰 사진에는 리영길 전 군총참모장이 동행하는 모습도 담겨 그의 건재함이 또 한 번 확인됐다. 리영길은 지난 2월 우리 정보당국에 의해 숙청된 것으로 알려졌다가 5월 7차 당대회에서 당 정치국 후보위원과 당 중앙군사위원회 위원에 선출돼 복권이 확인된 인물이다.
리영길은 7차 당대회를 통해 여전히 북한에서 권력을 유지하고 있다는 점이 확인됐으나, 그 이후에도 실체는 좀처럼 찾을 수 없었다. 그러다 지난 8월초 김정은이 인민군 제3차 오중흡7연대 칭호쟁취운동 열성자대회 참가자들과 함께 찍은 기념사진에 모습을 드러낸 바 있다.
북한군 권력 3위에 해당하는 총참모장직을 맡았던 그는 리명수에게 자리를 내주고 대장에서 상장(별 3개)으로 강등됐으며, 현재는 인민군 총참모부 제1부총참모장 겸 작전총국장으로 호명되고 있다.
이밖에 이번 김정은의 군부대 현지시찰에는 황병서 인민군 총정치국장과 리명수 인민군 총참모장도 동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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