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당 1.7개의 3점슛, 적중률 66.7%의 놀라운 기록 나이 들며 떨어진 운동능력, 신무기 장착으로 극복
골밑을 지배했던 베테랑 김주성(원주 동부)이 이제는 ‘3점슛 쏘는 빅맨’으로 거듭나고 있다.
김주성은 올 시즌 6경기에서 평균 10.7점을 올리는 동안 성공시킨 야투(21/37)의 거의 절반이 3점슛(10/15)이다. 슛 시도 자체가 많은 편은 아니지만 경기당 1.7개의 3점슛을 성공시키며 적중률(66.7%)에서 커리어 하이를 쓰고 있다.
올해 프로 15년차인 김주성은 그간 뛰어난 블록슛과 운동능력을 바탕으로 KBL 최고의 수비형 빅맨으로 군림했다. 하지만 김주성은 전성기에서도 공격 욕심이 많은 선수는 아니었고 특히 외곽에서의 공격 빈도는 높지 않았다.
고전적인 농구 이론에서는 장신 빅맨들이 가능한 골밑을 지키며 리바운드와 포스트업 등 궂은일을 해주는 것을 강조했다. 하지만 현대농구에서는 포지션 파괴에 따라 빅맨들도 점점 외곽에서 다양한 플레이를 수행하는 추세다.
은퇴한 방송인 서장훈이 대표적이다. KBL 통산 최다득점 기록 보유자인 서장훈은 현역 시절 센터임에도 통산 1만3231점 중 3점슛으로만 1314점을 기록했으며 성공률도 36.02%(438/1216)에 이를 만큼 정확한 중장거리슛 능력을 겸비한 빅맨이었다.
서장훈은 골밑 장악력이 뛰어난 외국인 빅맨과 호흡을 맞출 때마다 적극적으로 3점슛을 활용해 상대 수비에게 부담을 줬다.
물론 이미 대학 시절부터 외곽슛을 공격 옵션으로 적극 활용했던 서장훈과 달리, 김주성이 3점을 장착한 것은 그리 오래되지 않았다. 불과 2~3년 전까지만 해도 김주성은 3점슛 시도 자체가 거의 없었던 선수였다.
하지만 지난 2015-16시즌부터 개인 최다인 무려 66개의 3점슛을 시도해 32개를 성공시키며(48.5%) 외곽의 공격 비중과 성공률이 급격히 증가했다.
올 시즌 김주성은 보다 적극적으로 3점슛을 자신의 공격무기로 활용하고 있다.
지난 5일 안양 KGC인삼공사와의 홈경기(88-73)에서는 3점슛 3개를 포함해 이날 시도한 5개의 야투를 100% 성공시키는 신들린 슛 감을 과시하며 팀의 승리를 이끌기도 했다. 이날만큼은 빅맨이 아닌 슈터 김주성이라고 해도 손색이 없었다.
그렇다고 김주성은 난사하는 유형은 아니다. 그만큼 확실한 찬스나 상대 수비의 허를 찌르는 타이밍에만 슛을 던지기에 오히려 상대가 받는 충격은 배가 된다.
동부의 팀 전술에서 이제 김주성의 3점슛은 확실한 공격 옵션의 하나로 정착했다. 김주성은 지금의 페이스대로라면 2015-16시즌 세웠던 자신의 최다 3점슛 기록을 또 갈아치울 가능성도 높아 보인다.
김주성도 어느덧 우리 나이로 38세의 노장이 됐다. 기량은 아직 녹슬지 않았지만 전성기처럼 골밑에서 거친 몸싸움을 하거나 운동능력으로 상대를 압도하기는 다소 힘에 부친다. 그만큼 힘을 덜 들이고도 승부처에서 위력을 극대화할 수 있는 효율성 있는 플레이를 추구하고 있다.
무엇보다 동부에는 로드 벤슨이나 웬델 멕키네스처럼 골밑에서 활약할 수 있는 자원이 풍부하다. 슈팅력을 갖춘 김주성이 코트를 넓게 활용하는 것이 오히려 동부에게도 전술적으로 득이 된다. 김주성의 3점 장착은 나이가 들수록 운동능력이 떨어져가는 토종 빅맨들이 어떻게 변화에 대처해야 하는지 보여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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