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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누리 추가 탈당, 제동 걸리나 탄력 받나?


입력 2016.11.23 18:28 수정 2016.11.23 18:54        장수연 기자

김무성, 당 개혁 위해 잔류 입장…비주류도 "당내서 싸워야"

꿈쩍않는 친박 지도부…제4지대 등 추가탈당 요인은 도처에

김무성 새누리당 전 대표가 23일 오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긴급기자회견에서 보수대개혁을 위한 백의종군과 대선불출마를 선언한 뒤 회견장을 떠나고 있다.. ⓒ데일리안 박항구 기자

김무성, 당 개혁 위해 잔류 입장…비주류도 "당내서 싸워야"
꿈쩍않는 친박 지도부·제4지대 등 추가탈당 요인은 도처에


김무성 전 새누리당 대표가 23일 대선 불출마를 선언하면서 정국이 다시 한번 요동치고 있다. 김 전 대표가 당 잔류 입장을 밝힘으로써 남경필 경기도지사, 김용태 의원의 새누리당 탈당으로 예상됐던 후속 탈당과 분당 움직임에는 일단 제동이 걸리게 됐다. 그러나 김 전 대표가 불출마를 선언하며 내세운 요구조건 중 하나가 친박계 지도부의 즉각 사퇴인 만큼 지도부가 물러나지 않는다면 비박계가 당을 뛰쳐나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김 전 대표는 이날 오전 국회 의원회관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박근혜 정부 출범의 일익을 담당했던 사람으로서 지금의 국가적 혼란사태에 책임을 통감한다"며 "나부터 책임을 지고 정치인생 마지막 꿈이었던 대선출마의 꿈을 접고자 한다"고 말했다. 그는 "박근혜 대통령은 실패했지만 이것이 위대한 대한민국의 실패로 이어지지 않도록 모든 걸 다 바치겠다"며 "보수의 썩은 환부를 도려내고 합리적 보수 재탄생의 밀알이 되겠다"고 밝혔다. 남 지사와 김 의원이 탈당을 선택한 지 하루만이다.

당장 새누리당 내 비박계 의원들은 추가 탈당 없이 당내에서 박근혜 대통령에 대한 탄핵과 '이정현 지도부' 퇴진 운동을 이어가겠다고 밝혔다. 비박계가 주도하는 비상시국위원회 대변인을 맡고 있는 황영철 의원은 이날 오전 회의 직후 기자들과 만나 "오늘 모인 사람들은 로드맵에 동의하고, 함께 가겠다는 것"이라며 "현재로서는 당내에서 싸워나가야 한다는 의견을(모았다)"고 전했다. 이에 당분간 현역 의원들의 탈당은 없을 것으로 예상된다.

머쓱해진 쪽은 이미 탈당을 선언해버린 남 지사와 김 의원이다. 이들은 탈당을 비박계의 주된 흐름으로 해석했으나 김 전 대표가 비박계에서 차지하는 중량감을 감안했을 때 추가 탈당 결행은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결국 김 전 대표의 선택은 당분간 비박계 인사들이 당 안에서 단일대오를 유지하면서 탄핵안 발의까지 공동보조를 맞추는 효과를 거둘 것으로 전망된다. 현역 의원들 입장에서도 새누리당이 갖고 있는 정치적·조직적 인프라를 쉽게 포기할 수 없는 것도 사실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앞으로 추가 탈당이나 분당으로 갈 수 있는 요인들은 곳곳에 널려있다. 우선은 김 전 대표의 최후통첩에도 꿈쩍않고 있는 친박계 지도부다. 김 전 대표는 이날 대선 불출마를 선언하면서 이 대표를 중심으로 한 친박계 지도부의 즉각 사퇴를 핵심 요구조건 중 하나로 내걸었다. 그러나 이 대표는 즉시 기자회견을 열어 "아무 대안도 없이 사퇴하라고 요구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고 맞받았다. 대신 자신이 원래 사퇴하기로 했던 계획과 조기 전당대회론만 반복했다.

일각에서는 친박계 지도부가 요지부동으로 버티며 박 대통령에 대한 탄핵과 출당 요구를 묵살하면 결국 새누리당의 분당이 가속화하는 것 아니냐는 시각도 제기된다. 한 비박계 의원 측 관계자는 본보에 "이 대표가 김 전 대표의 최후통첩을 무시한 채 버티기를 이어가면 비박계가 선택할 수 있는 것은 탈당밖에 없지 않겠냐"고 말했다.

남 지사와 김 의원의 탈당으로 분당 위기를 눈 앞에 둔 상황에서 김 전 대표가 친박계 핵심인 최경환 의원이 회동해 비상대책위원회 구성에 원칙적인 공감대를 형성하는 등 당 안정화 작업에 돌입한 정황이 드러난 것도 비박계의 단일대오를 무너뜨릴 소지가 될 수 있다. 즉, "이정현 지도부가 즉각 사퇴하고 비대위를 구성하되, 비대위원장을 우리가 추천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비박계의 쇄신안이 수용되지 않는다면 이에 반발해 당을 뛰쳐나갈 수도 있다는 것이다.

이러한 상황에서 탈당한 남 지사와 김 의원이 새로운 보수 세력을 의미하는 '제4지대' 구축에 본격적으로 돌입한다면 현역 의원들의 탈당이 탄력을 받을 수도 있다.

남 지사는 이날 오전 'SBS 라디오'에 출연해 "야당 측 인사들이 주로 '제3지대'를 만들겠다고 하시는데, 굳이 말하자면 저는 '제4지대'를 만들겠다"며 "보수적 가치에 무게를 두겠지만 중도, 진보까지 포용할 수 있을 정도로 스펙트럼이 넓은 정치세력을 고민하고 있다"고 소신을 밝혔다. 한 정치권 관계자는 "친박계 지도부가 현 상황을 고수하고, 비박계의 좌장 격인 김 전 대표마저 친박계의 요구사항에 합의할 경우 탈당파들이 주도하는 '제4지대'는 탈당을 생각하는 현역 의원들이 보다 수월하게 당을 나갈 수 있는 판이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장수연 기자 (tellit@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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