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진석 "윤리위 친박으로 교체, 주변서 정신나갔다고 해"
정진석 새누리당 원내대표는 당 지도부가 13일 윤리위원회에 친박 인사들을 충원한 것에 대해 "정말 어리둥절한 일이고, 주위에서 정신나갔다고들 그런다"고 비판했다.
정 원내대표는 14일 오전 국회에서 기자간담회를 갖고 "윤리위는 절대적인 중립 위치에서 결정해야 하는 기구 아니냐. 친박 위원들로 충원한 건 이해하기 어렵다"며 이같이 밝혔다.
정 원내대표는 "우리 가족들은 당에서 당장 나오라고 한다. 밖에서 어떻게 새누리당을 쳐다보는 건지 일말의 인식도 없는 거냐"고 지도부를 포함한 친박계를 맹비난했다.
정 원내대표는 또 "정치인들의 언어나 언사는 국민들을 향해 하는 것이다. 지금 말이 화를 키우는 형국"이라며 "제발 한 마디 한 마디 내뱉는 걸 자중자애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날선 언행으로 계파 갈등이 극에 달한 현 당 상황을 지적한 것이다.
그는 "대통령과의 사적 의리도 중요하지만 국민과의 큰 의리가 더 중요하다"며 "우리는 책임 있는 공당이고 여당인데, 이쯤에서 수습했으면 좋겠다"고 강조했다. 곧이어 열린 의원총회에서도 정 원내대표는 같은 말을 반복했다.
그는 의총에서 선친인 정석모 전 내무부 장관이 과거 "정치인은 말이 생명이다. 말로 살고 말로 죽는 게 정치인이니 입안에 오물거리는 말의 65%는 하지 말라"고 충고했다고 소개한 뒤 "요즘 정치인들이 쓰는 언어를 보면 좀더 신중해야 하고 자제해야 한다는 생각을 한다"고 말했다.
정 원내대표는 또 친박계가 '박근혜 대통령 내년 4월 퇴진 및 6월 대선' 당론을 뒤집었다고 지적한 데 대해 "야당과의 협상이 원천적으로 봉쇄됐고, 당내에서도 표결은 불가피하다는 의견이 있었다"면서 "그래서 헌법기관인 의원들의 개인적 양심에 따라 자유투표를 할 수밖에 없다는 말씀을 드렸고 어느 한 분도 반대 입장을 표시한 적이 없다. 탄핵 표결 당일날도 반대 의원들이 항변을 하거나 의사진행 발언을 요구하지 않고 차분하고 당당하게 했다"고 반박했다.
이어 단상에 오른 이정현 대표는 "저 이정현이 '주적'이다. 박근혜 대통령을 오늘 이 지경으로 만드는 데 절반 이상의 책임이 저에게 있다"며 "저는 여러분이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더 '친박'이라고 밝혔다.
이 대표는 "(나는) 전라도 놈이 3선 국회의원을 했고, 두번 청와대 수석을 했고, 당 대표도 했으니 이제 원도 한도 없다"며 "저에게 돌팔매질을 하고, 비난해 달라. 한 사람을 보내서 이 당을 살릴 수 있다면 어떤 것도 해달라"고 거듭 강조했다.
이 대표는 "노태우 정부 때부터 지금까지 33년 간 보수정당에 몸담고 최선을 다했다"며 "앞으로 유승민 의원이 대통령이 되거나 김무성 전 대표가 대통령이 되면 '유승민 사람', '김무성 사람'이 되는 게 보수를 사랑하는 저의 살아가는 방법"이라고 말했다.
이어 김 전 대표 등 비박계 진영에서 탈당 얘기가 나오는 것과 관련 "여러분이 정치를 시작하기 전부터 많은 보수세력이 가꿔온 당이고 목숨 걸고 지켜온 당이 아니냐"며 "이제 우리 뭉치자. 제발 나간다는 소리 좀 하지 말아달라"고 당부했다.
그러면서 "당 대표가 된 이후 딱 두 달 뛰고 나머지 두 달은 거의 형언할 수 없는 지옥 같은 생활이었다"며 "사실 제가 과욕이었던 것 같다. 제가 감당할 수 없는 대표로 나서서 동료 의원, 당원, 국민께 심려를 끼치고 죄를 지었다. 저만 혼내주시고 제발 보수를 살려달라"고 호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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