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항공 기내난동' 임씨, 27일 사전 구속영장

팝스타 리처드 막스가 sns로 알리면서 퍼져, 옆자리 승객 얼굴 폭행하는 등 난동

'대한항공 기내난동 사건'의 피의자 임범준(34) 씨가 26일 오전 인천시 중구 운서동 인천공항경찰대로 출석하기 전 취재진의 질문을 받고 있다. ⓒ연합뉴스

경찰이 ‘대한항공 기내난동 사건’의 피의자 임범준 씨(34)에 대해 오는 27일 구속영장을 신청키로 했다.

인천국제공항 경찰대는 26일 항공보안법 위반 및 상해 혐의로 회사원 임 씨의 사전 구속영장을 신청할 계획이라고 밝힌 뒤 “체포된 피의자가 아니어서 일단 조사를 끝내고 오늘 오후 3시 15분께 귀가시켰으며 혐의가 중하다고 판단해 사전 영장을 신청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사전 구속영장은 신병을 확보하지 못한 피의자에 대해 신청하는 것으로, 긴급 체포나 체포 영장에 의해 피의자의 신병을 확보한 뒤 48시간 안에 신청하는 통상적인 구속영장과는 차이가 있다.

경찰은 특히 임 씨에 대해 일부에서 제기된 마약 투약 의혹을 조사하기 위해 임 씨의 모발을 채취,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의뢰했다. 앞서 간이 소변 검사에서는 음성 반응이 나온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임 씨가 국내 화장용품 제조업체 두정물산 대표의 아들로 확인되면서, 기업가 자녀의 ‘갑질’ 횡포가 아니냐는 비판 여론도 일고 있다.

앞서 임 씨는 지난 20일 오후 2시 20분경 베트남 하노이공항을 출발해 같은 날 오후 6시 35분경 인천공항에 도착 예정인 대한항공 여객기 KE480편 프레스티지석(비즈니스석)에 술에 취한 채로 탑승, 옆자리에 앉은 한국인 A씨(56)의 얼굴을 1차례 때리는 등 2시간 가량 난동을 부린 혐의를 받고 있다.

경찰에 따르면, 임 씨는 자신을 포승줄로 묶고 제지하려는 객실 사무장 B씨(36·여) 등 여승무원 2명의 얼굴과 복부를 때렸으며, 출장차 여객기에 탑승해 있다가 자신을 함께 말리던 대한항공 소속 정비사에게도 침을 뱉으며 욕설을 하고 정강이를 걷어찬 혐의도 받은 상태다.

앞서 임 씨는 사건 당일 기내에서 승무원들에게 제지를 받고 경찰에 체포됐으나, 경찰은 임 씨가 술에 취해 조사가 어렵다는 판단 하에 일단 불구속 입건 후 귀가시킨 뒤 조사 일정을 다시 조율한 것으로 전해졌다.

피해를 입은 대기업 임원 A씨는 경찰 조사에서 "비행기에 탄 뒤 옆자리에 앉은 임씨가 계속 말을 걸었는데 응대하지 않았다"며 "탑승 후 2시간 정도 지나 임씨가 갑자기 '이 형 센스가 없네'라며 손으로 때렸다"고 진술했다.

이에 대해 임 씨는 국내 한 대형법무법인 소속 변호사를 선임하고, 경찰에서 "혐의는 모두 인정한다"면서도 "당시 술에 취해 정확하게 기억이 나지 않는다"는 입장을 변호사를 통해 전달했다. 앞서 이날 경찰 출석 전 취재진을 만난 임 씨는 "물의를 일으켜 죄송하다"며 "저의 행동으로 피해를 본 피해자들에게 고개 숙여 진심으로 죄송하다고 말하고 싶다"고 말했다.

한편 이번 사건은 임 씨와 같은 여객기를 탄 팝스타 리처드 막스(53)가 자신의 SNS를 통해 당시 사진과 함께 사태를 알리면서 드러났다. 아울러 임 씨의 구속 전 피의자심문(영장실질심사)은 이르면 오는 29일 인천지법에서 열릴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