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당 "야당 10년, 호남민 피눈물" 주장…'지역감정' 은근 자극
김동철-주승용 호남 민심 얻기…민주당과 각축전
민주당 여유 비해 쫓는 입장…자극적·도발적 표현
김동철-주승용 호남 민심 얻기…민주당과 각축전
민주당 여유 비해 쫓는 입장…자극적·도발적 표현
야권의 텃밭인 호남은 지난 4.13총선 당시 더불어민주당에 등을 돌리고 국민의당을 선택했다. 하지만 조기대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는 현실에서 민주당의 호남 지지율이 다시 강세를 보이고 있다. 대선 승리를 위해선 호남 민심의 전폭적인 지지가 필요한 만큼 두 야당의 치열한 민심 쟁탈전이 펼쳐질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 1일 연합뉴스와 KBS가 코리아리서치에 의뢰해 지난달 28∼29일 전국 남녀 유권자 2022명을 상대로 한 여론조사 결과(표본오차 95%±2.2%p)에 따르면, 민주당 지지도는 광주·전라에서 국민의당(22.7%)의 두 배인 46.5%의 지지를 기록했다. 호남뿐 아니라 전국 정당 지지율에서도 민주당이 1위에 오른 상태다. 지난 총선 당시 '반문(반문재인) 정서'로 고전했던 문재인 전 민주당 대표는 호남에서 55.1%의 지지를 받아 과반을 넘겼다.
문 전 대표는 2일 국회에서 정세균 국회의장과의 신년 인사를 마친 뒤 "민주당이나 국민의당이 지난 총선 때 조금 길이 어긋나기는 했지만 다 함께 김대중, 노무현 전 대통령의 민주정부의 후예"라며 "정권교체라는 대의 앞에서 민주당과 국민의당이 함께 힘을 모아서 제3기 민주정부를 만들어내는 것이 국민의 바람이고 또 호남 민심이 요구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호남 민심을 향한 적극적인 '구애' 발언인 셈이다.
반면 호남에서 낮은 지지율로 고전하고 있는 국민의당은 발등에 불이 떨어졌다. 지난해 4월 20대 총선에선 호남권 지역구 28석 중 23석(82%)을 석권해 최대주주로서 자리매김했던 호시절과 비교하면 지금은 완전히 '한물간 스타'의 모습이다. 이 때문에 호남 출신 김동철 비상대책위원장과 주승용 원내대표가 당지도부에 들어선 이후 호남 지역정서를 자극하며 실지 회복에 안간힘을 쓰고 있다.
김동철 국민의당 비상대책위원장과 주승용 원내대표는 2일 국립5.18민주묘역을 참배한 뒤 민주의 문 앞에서 가진 '국민의당 2017 정권교체 결의대회'에서 "계파패권에 안주하거나 호남을 정략적으로 이용한 정치인, 정당과의 연대는 하지 않겠다"면서 "친박과 친문 세력을 제외한 나머지 민주개혁 세력과 연대해 정권교체를 이뤄낼 것"이라고 역설했다. 민주당 및 문 전 대표와의 연대에 강한 거부감을 피력한 것이다.
김 위원장은 이어 "1일 문 전 대표가 새누리당 비박과 국민의당이 연대하는 것을 호남을 배반하는 것이라고 했다"며 "그런 말을 하기 전에 문 전 대표는 지난 10년 두번의 대선에서 패배하고, 호남민들에게 피눈물을 안겨준 것에 대해 사과하지 않는 것을 회개해야 한다"고 일갈했다. 그의 발언은 '10년 비호남 정권이 호남민들에게 피눈물을 안겨줬다'는 주장으로 해석될 수 있어 은근히 지역감정을 자극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호남민심을 놓고 벌어지는 양당 쟁투에서 다소 앞서가는 민주당 언사는 여유가 있어 보이지만, 뒤쫓아가는 국민의당 어투는 당분간 자극적이며 도발적인 기조를 유지할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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