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당 전당대회 "박지원이야말로"vs"박지원만은 안돼"
국민의당 전당대회 현장 인터뷰
15일 국민의당 전국당원대표자대회가 열린 경기도 일산의 킨텍스는 전당대회 시작 한 시간여 전부터 전국에서 모인 6000여명의 대표당원들로 북적였다. 공식 행사 시작시간인 오후 1시까지 당원들은 삼삼오오 모여 지지하는 후보에 대해 이야기하거나 준비해온 도시락으로 간단하게 끼니를 해결하는 모습을 보였다.
이날 전대 참석을 위해 전날 제주도에서 상경했다는 60대 남성 허씨는 박지원 후보가 당대표가 돼야한다고 강조했다. 허 씨는 "당이 어렵고 정치판이 흔들리고 있기 때문에 경륜있는 사람이 (당대표가)돼야한다"고 주장했다.
허 씨는 이날 선출할 당대표뿐만 아니라 당의 대선전략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그는 "반기문 전 유엔사무총장과 손학규 동아시아미래재단 상임고문을 영입해서 당의 파이를 키우고 당세를 확장시켜야한다"면서도 "그래도 대선 후보는 안철수 전 대표가 돼야한다"고 말했다.
박지원 '강세', 김영환·손금주 '추격'
전남 순천에서 자영업을 하는 70대 남성 주씨도 "박지원 후보가 연륜으로 보나 정치적으로 보나 국민의당 비대위원장과 원내대표도 했을 정도로 정치력이 인증된 사람"이라며 "정권교체를 해야하는 목표를 이루려면 박지원이야말로 적임자"라고 강조했다.
'7080라이프카페'를 운영하는 50대 남성 정씨는 김영환 후보를 지지했다. 정씨는 "(김 후보는) 열린우리당이 생겨서 남들이 옮겨갈 때도 민주당에 남아서 의리를 지켰다"면서 "40대 초반에 능력을 인정받아서 고 김대중 전 대통령의 정세분석실장으로 김 전 대통령을 당선시키고 43세에 과학기술부 장관을 지냈다"고 말했다.
국민의당의 '거점'인 광주에서 올라왔다는 50대 중반의 오씨는 "김영환 후보 지지하는 사람들끼리 버스 3대에 나눠타고 120명이 올라왔다"고 말했다. 그는 "경륜은 박지원 후보가 낫지만 비호남인 김 후보가 (당대표가) 돼야 당세를 활장할 수 있다"고 밝혔다.
전남 나주에서 당일 올라왔다는 40대 최씨는 "다섯 후보 중 손금주 하나 밖에 모른다"면서 손 후보를 지지한다고 밝혔다. 그는 손 후보를 지지하는 이유에 대해 "젊잖아요"라고 짧지만 강한 답을 내놨다. 그는 "국민의당 로고도 젊음을 뜻하는 초록색이고 지역기반도 호남이니 호남 후보가 돼야한다"고 말했다.
서울 신당동에 사는 50대 여성 양씨도 손금주 후보를 지지한다고 밝혔다. 그는 "손 의원이 진실해보이고 묵묵히 일을 잘 하는 것 같다"면서 "소리를 크게 지르지 않고 꼼꼼해보인다"고 덧붙였다.
2030세대, 박지원 vs 기타 후보 '팽팽'
이날 전당대회에는 20~30대의 젊은 대표당원들도 적지 않았다. 서울 소재 대학교에 재학 중인 23세 박씨는 "박지원 후보는 안 된다"면서 김영환 후보 지지를 밝혔다. 그는 "박 후보가 비대위원장과 원내대표를 하면서 당이 사당(私黨)이 됐다"면서 "박 후보만큼은 안 된다"고 거듭 강조했다. 특히 박씨는 "인천·경기쪽에서 정식 운동원도 아니면서 떼거지로 와서 운동하는 것 같다"면서 눈살을 찌푸리기도 했다.
한국예술종합대학을 다닌다는 20대 여성 조씨는 문병호 후보를 지지한다고 밝혔다. 조씨는 "4·13 총선에서 양대 정당을 뚫고 많은 지지를 만들어낸 사람이 바로 문병호"라며 "기득권은 반성해야하기 때문에 기득권이 아닌 문병호 후보가 돼야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날 전당대회에 참석한 대표당원중 상당수는 여전히 지지후보를 정하지 못한 채 '마지막까지 지켜보겠다'는 태도를 보였다. 이날 데일리안과 인터뷰한 상당수의 당원들은 "아직 지지후보를 결정하지 못했다", "오늘 연설까지 지켜보겠다" 등의 반응을 보였다. 한 당직자는 "1인 2표의 영향도 상당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이날 전당대회는 전국 대표당원 총 9877명 중 6517명이 참석한 가운데 오후 1시 시작했다. 전국에서 대표당원들은 이날 오전 10시께부터 자가용과 관광버스 등을 나눠타고 삼삼오오 모였다. 킨텍스 관계자는 "관광버스만 240여대가 주차됐다"고 귀띔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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