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 자이언츠는 24일 오전 “이대호와 4년, 총액 150억 원의 조건으로 FA 계약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계약액만 놓고 보면 지난 시즌을 마치고 KIA와 4년 총액 100억 원에 계약을 체결한 최형우를 훌쩍 뛰어 넘는다. 당시 FA 총액 100억 원은 KBO리그 최초였는데 새해가 되자 이대호가 다시 150억 시대를 열었다.
이대호의 이번 계약은 그간 투자에 인색했다는 평가를 들어온 롯데이기에 더욱 관심이 쏠리고 있는 분위기다.
하지만 이번 FA 시장의 과열된 분위기를 감안하더라도 이대호의 150억은 이미 어느 정도는 예견됐었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일단 롯데는 지난 2011년 FA 자격을 얻은 이대호에 4년간 총액 100억을 제시한 바 있다. 이번에 최형우가 KIA와 계약을 하기 전까지만 해도 KBO리그에는 상상도 할 수 없었던 금액을 이대호는 이미 받을 수 있었다.
당시 해외 진출 의사가 강했던 이대호가 일본으로 떠나는 바람에 계약은 성사되지 않았지만 6년 전 물가와 과열된 시장의 분위기를 감안한다면 이번 150억이 롯데 입장에서 과도한 오버페이라고는 볼 수 없다.
이날 메이저리그 샌프란시스코와 스플릿 계약을 체결한 황재균의 영향도 컸다. 당초 롯데는 2016시즌을 마치고 FA 자격을 취득한 황재균의 거취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었지만 결국 선수의 꿈을 막지 못했다.
아이러니하게 황재균을 놓침에 따라 롯데는 이대호를 잡을 수 있는 금전적인 여유가 생겼다. 황재균에게 갈 수 있었던 최소 4년 70억 원 이상의 금액에서 롯데는 좀 더 더해 이대호에게 투자할 수 있게 된 것. 또한 일본 무대에서 성공한 뒤 미국 메이저리그를 거쳐 돌아온 해외파 프리미엄도 결코 무시할 수 없다.
최근 성적과 흥행 부진으로 골머리를 앓았던 롯데는 이대호로 인해 부산의 민심을 한 번에 돌릴 수 있게 됐다.
2012시즌을 끝으로 가을 야구에 초대받지 못하고 있는 롯데는 그 사이 장원준, 홍성흔, 박기혁, 황재균 등 팬들의 많은 사랑을 받았던 스타 선수들까지 계속 팀을 떠나며 팬들도 어느 정도 등을 돌린 상황이었다.
하지만 부산의 스타 이대호가 돌아오면서 롯데는 올 시즌 성적은 물론, 떠나간 팬들의 발걸음을 다시 사직구장으로 되돌릴 수 있는 계기를 마련했다. 그렇다면 충분히 이대호는 150억을 받을만한 가치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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