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명진號 당안팎 삼각파도에 좌초 위기, 피할 수 있나?
2차 줄탈당 본격화·인적쇄신도 용두사미
유망한 대선주자 없어 지역민심도 돌아서
새누리당을 이끌고 있는 인명진 비상대책위원장이 삼각파도의 위기에 봉착했다.
당내에 야권의 문재인 전 대표를 능가할 뚜렷한 대권주자가 없고, 2차 줄탈당 조짐에다 용두사미된 인적쇄신 등이 인명진 비대위원장의 리더십을 시험대에 오르게 하고 있는 것이다.
24일 새누리당 일각에서는 전날 박순자 의원의 탈당으로 수도권과 충청권 의원 10여명의 2차 탈당 방아쇠가 당겨졌다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이와 함께 설 명절 이후 더 큰 위기가 올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먼저 인 비대위원장이 취임 일성으로 밝혔던 새누리당의 인적쇄신이 사실상 실패했다는 분석 탓이다. 인 비대위원장의 인적쇄신은 취임 이후 시간이 흐를수록 후퇴했다. 국가와 당을 위기에 빠트린 당내 계파척결을 인적쇄신의 핵심사안으로 들고 나왔지만 시간이 흐를수록 쇄신 대상 명수도 줄어들고 징계수위도 제명에서 당원권 정지로 크게 낮아졌다. 박근혜 대통령 징계 문제는 아예 논외로 제쳤다.
수도권 3선인 박순자 의원도 전날 탈당의 변을 통해 당내 인적쇄신이 미흡하다는 점을 지적했다. 박 의원에 이어 수도권에서는 심재철(경기 안양동안을·5선) 국회 부의장과 홍철호(경기 김포을·재선), 정유섭(경기 부평갑·초선) 의원 등도 탈당이 가시화하고 있다.
충청권에서는 정진석 전 원내대표를 필두도 5~6명의 의원들이 반기문 전 UN사무총장과 같은 배를 타려는 움직임이다. 인 비대위원장도 당내 추가 이탈을 막기 위해 빗장을 채우려 하지만 뜻하는 대로 되지 않자 다소 격양된 모습이다.
그는 반 전 총장이 23일 새누리당 초·재선 의원을 만난 것에 대해 힐난했다. 인 비대위원장은 “반 총장이 이런 식으로 정치하면 안 된다”며 “옛날에 국회의원 떼어가는 그릇된 정치행태를 답습하는 것 같다. 참으로 유감스럽고 실망스럽다”고 비판했다.
여기에 더해 새누리당 탈당의원들도 이뤄진 바른정당과 정책적 경쟁을 펼치기 위해 경제정책도 좌클릭하는 등의 모습을 보이면서 그나마 남아 있던 '집토끼'마저 놓치는 형국이다.
이런 분위기 탓에 설 밥상 민심에서도 새누리당이 외면된다면 정치적 기반인 영남지역에서도 이탈하는 의원들이 나올 것으로 예상된다. 실제로 영남지역의 기초·광역단체장들과 의원들이 새누리당 탈당하고 있어 지역민심이 돌아섰음을 방증한다.
황태순 정치평론가는 인 비대위원장의 리더십이 한계를 맞은 것 같다고 분석했다. 그는 “새누리당의 현재상황은 선장도 없고 대선주자도 없는 가운데 표류하는 것과 같다”며 “새누리당에 남은 과제는 발전적 해체를 통해 범보수의 재결합 외에는 남은 게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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