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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돈의 국회…기자들도 예상 못한 '반기문 불출마'


입력 2017.02.01 17:00 수정 2017.02.01 17:01        고수정 기자

<현장> 반, 예정에 없던 기자회견 연 뒤 돌발 선언

기자들 영문 몰라 당황…인산인해 이뤄 뒤엉켜 넘어지기도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이 1일 국회 정론관에서 돌연 대선 불출마를 선언한 뒤 회견장을 나가고 있다. ⓒ데일리안 박항구 기자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이 1일 오후 국회 정론관에서 대선 불출마 선언을 하고 있다. ⓒ데일리안 박항구 기자

아무도 예상하지 못했다.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이 1일 대선 불출마 선언을 한 건 말 그대로 ‘돌연’이었다. 최근 각종 논란으로 지지율이 하락세에 접어들었어도 그는 엄연히 유력한 차기 주자였다. 이 때문에 반 전 총장의 기자회견에 참석한 기자들은 놀란 반응을 감추지 못했다.

반 전 총장은 이날 오전부터 새누리당, 바른정당, 정의당 지도부를 잇달아 예방했다. 반 전 총장이 전날 기자간담회를 통해 ‘개헌추진협의체’를 제안한 바 있어 이에 대한 논의가 이어질 것으로 전망됐다.

실제 반 전 총장은 새누리당 인명진 비상대책위원장과 정우택 원내대표를 만나 “개헌에 드라이브를 걸자는 측면에서 (개헌추진협의체를) 제안했다. 새누리당에서도 그에 기여해주면 감사하겠다”고 말했다. 반 전 총장의 입당 가능성이 점쳐졌던 바른정당 지도부 예방에서도 ‘대통합’을 강조하며 “협치·분권을 통해 온 국민의 걱정거리를 해소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심상정 정의당 대표 예방 자리에서도 “제가 추구하고 있는 정치를 바꿔서 우리나라가 국민 대타협을 통한 통합을 이룰 수 있고 개헌 문제에 대해 같은 뜻을 가진 분과는 언제든지 같이 일할 용의가 있다”며 손을 내밀었다.

반 전 총장이 화기애애한 분위기에서 자신의 포부를 거침없이 설명하고, 반 전 총장을 취재하는 기자들을 관리하는 그룹 채팅방도 이날 개설돼 대권 행보를 이어나갈 것으로 관측돼 왔다.

하지만 그는 정의당 예방이 끝난 오후 3시 30분께 돌연 기자회견을 열겠다고 측근을 통해 전했다. 이 때문에 각 당 지도부 예방 자리에서 나눈 조언 등을 설명하고 소회를 밝힐 것으로 예상됐었다.

빠른 발걸음으로 기자회견장을 예정보다 3분 정도 일찍 찾은 그는 연단에 서서 “제가 주도하여 정치교체를 이루고 국가통합을 이루려 했던 순수한 뜻을 접겠다는 결정을 했다”고 밝혔다. 반 전 총장의 기자회견을 취재하기 위해 현장을 찾은 기자들은 대부분 놀란 마음을 감추지 못했다. “뭐라고?” “드롭(불출마나 포기를 뜻함)?” 등 영문을 모르겠다는 표정이었다.

갑작스러운 불출마 선언에 기자들이 더욱 몰려와 기자회견장은 인산인해를 이뤘다. 반 전 총장이 기자회견문을 모두 읽고 퇴장하자 수십 명의 사진기자와 취재기자들이 뒤엉키면서 일부는 넘어지기도 했다.

반 전 총장은 쏟아지는 기자들의 질문에 한동안 입을 열지 않다가 “오늘 오전에 저 혼자 결정했다” “나중에 설명할 기회가 있을 것”이라는 말만 남긴 채 건물 밖으로 나섰다.

고수정 기자 (ko0726@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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