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종인 '제3지대 파수꾼' 될 수 있나…'제2 반기문' 찾기 고민
김종인 '탈당'이냐 '당 잔류'냐, 선택 기로에 놓여
반기문 대체할 만한 '후보찾기'가 최대 관건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이 지난 1일 전격적으로 대선 불출마를 선언하면서 공동전선을 통해 연대구축에 나서려던 김종인 전 더불어민주당 비상대책위원회 대표 행보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정치권에서 김 전 대표는 이른바 '반문(반문재인)'진영과 함께 새로운 정치세력을 형성하는 데 많은 공을 들이고 있는 인물로 분류되고 있다.
김종인 '탈당'이냐 '당 잔류'냐, 선택 기로에 놓여
실제 최근의 행보들을 통해서도 확인할 수 있다. 김 전 대표는 지난달 21일 반 전 총장을 만난 것을 시작으로 같은 달 25일에는 박지원 국민의당 대표, 민주당 주요 대선주자로 떠오른 안희정 충남지사 등을 잇따라 만났다.
대선 전 개헌과 '제3지대' 등에 대해 상당히 공감하는 인사들을 연쇄적으로 만난 것으로 볼 수 있는 대목이다.
김 전 대표는 반 전 총장 불출마 선언이 나온 직후에 손학규 국민주권개혁회의 의장과 전격 만찬회동을 한 것으로도 확인됐다.
'조기대선' 흐름으로 흘러가는 대선정국 속에서 반 전 총장의 이탈에 따른 '제3지대' 대응책 마련과 함께 김 전 대표의 탈당 여부 등도 대화의 주제가 됐을 거라는 관측이 흘러나오고 있다.
김 전 대표는 문 전 대표에 대해 여전히 비판적인 입장을 내려놓지 않는 모양새여서 '탈당설'이 끊이지 않고 있다.
앞서 김 전 대표는 지난해 연말 언론 인터뷰 등을 통해 “그 사람(문 전 대표)도 결국 박근혜 대통령과 비슷하다. 2012년에 살고 있다”고 언급한 바 있어 문 전 대표와의 재결합은 쉽지 않다는 관측이 우세하다.
아울러 개헌을 매개체로 한 '제3지대'에 대해 큰 관심을 가지고 노력을 기울이고 있는 만큼 당을 떠나 정계개편의 한 축으로 나설 수 있다는 전망도 여전히 유효한 상황이다.
다만, 김 전 대표가 반 전 총장을 염두에 두고 '제3지대' 구축에 노력했던 것으로 알려진 만큼 즉각적인 움직임보다는 관망을 좀 더 할 것이라는 예상도 나오고 있다.
구심점으로 활용할 의지가 컸던 반 전 총장의 행보가 '대선 불출마'로 정리됨에 따라 대안 마련을 위해서라도 잠시 '숨 고르기'를 할 수 밖에 없는 상황을 맞았기 때문이다.
김 전 대표도 반 전 총장과 관련해 아쉬움을 감추지 않았다. 김 전 대표는 지난 1일 기자들과 만나 내가 보기엔 너무 조급하지 않았나 하는 생각도 든다”며 “정치라는 것이 좀 참고 견딜 줄 알아야 하는데 그런 것이 체질화되지 않아 저럴 수밖에 없지 않았나 생각한다”고 말했다.
반기문 대체할 만한 '후보찾기'가 최대 관건
이처럼 '목표물 상실'에 따라 즉각적인 '탈당'은 쉽지 않을 것이라는 의견도 당 안팎에서 나오고 있다. 민주당을 떠났을 때 바깥에 문 전 대표와 견줄 만한 대권주자를 찾기가 쉽지 않을 뿐더러 '탈당'하게 되면 비례대표 의원직을 내놓아야 하는 등 손해 볼 부분이 있다는 것이 이유다. 따라서 김 전 대표의 행보가 주춤할 수 있다는 분석도 제기됐다.
최태욱 한림대 국제대학원 교수는 "'제3지대'를 비롯해 '비패권주의', '개헌 연립' 등의 주제를 놓고 반 전 총장이 중도층과 중도우파 세력 등을 끌어들일 수 있다는 것을 염두하고 반 전 총장 측과 논의해 온 것이 사실이다"면서 "이를 대체할 만한 후보군을 찾는 것이 김 전 대표의 행보를 좌우할 것으로 본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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