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수권 1위' 황교안, 정말 '출마'하나…'떼밀리기' 피해야
여론조사로는 '보수권' 1위…'대권가도' 확장 일로
경제·외교안보 위기 등 '보수층 표심' 껴안는 비전 관건
'범여권' 선두주자였던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의 중도 하차 이후 가장 유력한 대안으로 황교안 대통령 권한대행의 '대선출마'가 실제로 이뤄질지 여부가 정치권 최대 관심사로 떠올랐다.
지난 1일 반 전 총장이 전격적으로 대선행보를 포기하면서 보수층을 아우를 수 있는 최대 적임자로 떠오른 것이 황교안 권한대행이다. 황 권한대행은 공식적으로 대권행보에 대해 어떠한 언급도 하지 않는 상황임에도 최근 1개월 사이에 지지율 상승폭은 물론 '보수층'을 대변할 '대권주자'의 반열에 오른 상황이다.
황 권한대행은 지난 1일 여론조사 기관 알앤써치의 정례 대선주자 여론조사에서 9.7%의 지지율을 기록했다. 당시 반 전 총장 사퇴가 공식화하지 않은 시점에서 이뤄진 여론조사였는데도 반 전 총장(당시 16.5%)의 뒤를 이어 전체 후보군 가운데 3위를 기록해 주목받았다.
여론조사로는 '보수권' 1위…'대선출마' 가능성 확대
이때 황 권한대행은 전통적인 보수층의 지지 덕분에 지지율이 전주(1월 4주차 7.0%)보다 2.7%p 급등하면서 중위권 선두이자 개인 최고치를 기록했고, 이른바 문재인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 반 전 총장에 이어 '빅3'에 등극하는 흐름을 보인 것이다. (자세한 사항은 중앙선거여론조사공정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이밖에 반 전 총장 사퇴 이후 이뤄진 각종 여론조사에서도 황 권한대행은 문 전 대표를 견제할 만한 보수권 대표주자로서 자리매김하는 지지율 속에 '빅3' 대열에 계속 이름을 올리고 있다.
때문에 새누리당 등 보수권 정당에서는 황 권한대행의 '대선출마'에 대해 기대감을 감추지 않으면서 지지세 형성을 위한 물밑 전략에도 한창인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대선정국의 흐름은 그야말로 '야권 주도'로 진행되고 있다. 문 전 대표를 비롯해 같은 당 소속의 안희정 충남지사, 이재명 성남시장 등 '민주당 3인 후보군'의 여론조사 지지율만 전체 '대선후보군'의 절반을 넘어서 50~60% 안팎으로 점유하고 있다. 여기에 안철수 전 국민의당 대표 등도 추가하면 '범야권 후보군'의 지지율은 60~70%에 이르고 있다.
그런 상황에서 두자릿수 지지율을 나타내는 '범여권 후보'는 황 권한대행뿐이라는 점이 보수권 대표로 내세울 수 있는 근거로 작용하고 있다. 황 권한대행도 최근의 행보에서 '대선출마' 여부에 대해 강하게 부인하지는 않고 있다는 점도 '대선출마'를 시사하는 한 요인으로 지적되고 있다.
김미현 알앤써치 소장은 '데일리안'과의 통화에서 "반 전 총장이 여론조사 후보군에 있을 때도 황 권한대행에 대한 지지층이 꽤 있는 것으로 나타났는데, 이제 반 전 총장을 대신할 보수층의 선두주자로 황 권한대행에 대한 지지율 상승이 또 있을 것으로 본다"고 밝혔다.
황 권한대행의 '대선출마'를 좌우할 중요한 변수로는 지지율 상승이 얼마나 이어질 것인지 여부다. 적어도 2월 중순까지 현재의 10%대 지지율을 '20%대' 이상으로 올릴 경우 '대선출마' 가능성이 더 높아질 것이라는 관측이 우세하다.
반 전 총장이 귀국 후 20% 지지율을 넘지 못하면서 '중도 사퇴'한 만큼 이를 넘어설 수 있는 수준의 지지율을 보여야만 문 전 대표의 대항마이자 '보수권'을 대표할 자격을 갖출 수 있다는 데 따른 것이다. 아울러, 아직까지 표심을 결정하지 못하는 중도층 또는 관망파 유권자들에게도 지지 선택의 요인으로 다가올 수 있기 때문이다.
새누리당 경우 황 권한대행의 '대선 등판'을 염두한 듯 당내 대선후보 경선룰을 수정해 '새 인물'이 쉽게 안착할 수 있는 방향으로 조정할 계획도 세우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황 권한대행이 영입될 경우 당내 대권경쟁 후보군들의 '텃세' 없이 '조기 안착'을 이룰 수 있는 기반으로 활용하기 위해서라는 것이 '경선룰'을 다루는 당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경제·안보 위기' 정책 마련과 '보수층 결집'이 '키 포인트'
하지만 박근혜 정부의 고위 관료로서 황 권한대행도 '탄핵' 문제에서 자유로울 수 없고, '조기대선'이 치러질 경우 선거를 관리해야 할 입장인 만큼 대선에 나선다는 것에 대해 여전히 논란의 소지가 있다. 이를 극복할 만한 입장을 마련하지 못한다면 황 권한대행의 현재 지지율은 '단순 거품'으로 그칠 공산도 크다.
또한, 여야 정치권 등에서 제기하는 '출마 반대' 기류도 넘어서야 할 과제다. 민주당 등 야권에서는 "출마하면 무책임한 것이다. 권한대행이 또 대행을 만들어 놓고 출마한다는 것은 여론의 반발만 더 살 수 있다"고 주장하고 있으며, 보수권 대권주자의 하나인 유승민 바른정당 의원은 "출마 뜻이 있으면 (권한대행) 그만두고 나와라"라며 압박에 나섰다.
현재 여론의 주된 흐름은 여전히 '정권교체'와 '개혁 추진'으로 모아지고 있다. 단순하게 보수를 대표하는 후보로 황 권한대행이 링 위에 오를 경우 '필패'는 예정돼 있다는 게 정치권 시각이다. '야권 후보군'의 높은 지지율을 상쇄할 만한 동력을 좀처럼 끄집어 낼 수 없다는 판단에서다.
따라서 '외교안보 위기','경제 위기' 등 보수층의 핵심 관심사에 맞춰 설득력 있는 비전을 제시해 보수 표심을 확실히 끌어안을 수 있느냐가 황 권한대행의 '대선출마' 여부를 가름하는 관건이 될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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