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선거인단 200만 넘어가면 이재명 뜬다?
규모 커질수록 '역선택' 우려 급감, '열성 지지층' 보유 여부 관건
문재인·이재명 지지층 뚜렷→유리, 중도층 지지 많은 안희정 불리
더불어민주당이 17일 대선후보 경선 선거인단 목표를 200만에서 250만으로 상향조정했다. 접수 시작 사흘 만에 30여만 명이 몰리자 수치를 대거 높인 것이다. 거꾸로 '역선택'에 대한 우려는 급격히 줄어들었다. 이와 동시에 지지율 답보상태였던 ‘이재명 바람’에도 다시 탄력이 붙을 조짐이다.
당초 민주당 내에선 완전국민경선제(일반 국민과 당원이 동등하게 1표씩 행사하는 제도)로 인해 악의적으로 특정 후보에 불리한 투표를 하는 경우가 발생할 수 있다는 우려가 적지 않았다. 진의를 검증할 방법이 없기 때문에 보수 정당 지지자 또는 국민의당 지지자들이 선거인단으로 등록, 일부러 약체 후보에게 표를 줌으로써 선거 결과가 뒤집히는 것 아니냐는 우려다.
하지만 선거인단 규모가 점차 거대해지면서, 역선택의 영향력도 가파르게 떨어지는 추세다. 탄핵 심판 3일전까지 1차 모집이 실시되는 것을 감안할 때, 200만 목표도 충분히 가능하다는 게 중론이다. 전체 유권자를 대략 4000만 명으로 계산해도 5%에 해당되는 수치다. 즉, 100만 이상의 규모에선 특정 캠프의 조직적 동원이 통제력을 발휘하는 것 자체가 불가능할 거란 해석이다.
김홍국 경기대 겸임교수는 이날 YTN 인터뷰에서 “이런 페이스로 간다면, 100만 명을 넘어서 200만 명 수준도 충분하다. 그런 거대한 흐름 속에서 역선택이 큰 영향을 미치기는 힘들 것”이라며 “설사 역선택이 있더라도 큰 판의 변화로 나타나는 건 쉽지 않아 보인다”고 내다봤다. 양승조 선거관리위원회 부위원장 역시 이를 막을 법적 방도가 없다면서도 “실제 영향을 미치기에는 선거인단 규모가 너무 크다”고 말했다.
대신 ‘적극적 지지층’을 보유한 후보가 주도권을 쥐게 될 것으로 보인다. 특정 캠프가 고의적 조직 동원으로 본인인증과 실제 투표까지 성사시키는 것은 한계가 분명하기 때문에, 특정 후보에 대한 적극적 지지 의사를 가진 유권자들의 참석이 많아질수록 ‘역전’ 가능성도 높아진다.
이 시장의 경우, 촛불집회 정국 당시에 비해 지지율이 급격히 하락하면서 현재 당내 3위에 머물러있다. 하지만 이른바 ‘손가락 혁명군’으로 불리는 적극적 지지층이 선거인단으로 대거 참여해 일정 수치를 넘길 경우엔 안희정 충남지사를 역전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실제 안 지사에 비해 정치적 색채가 또렷한 문 전 대표와 이 시장은 안티와 적극적인 팬층도 명확하다. 반면 중도층을 겨냥해 외연 확장에 힘을 쏟고 있는 안 지사의 경우, 반문(반 문재인) 정서를 가진 진보 진영으로부터 대안 카드로 꼽히지만, 그만큼 유권자들의 호·불호가 또렷이 갈리지는 않는다는 평이다.
이처럼 선거인단 확장과 함께 열성적 지지층의 중요도가 한층 높아지자, 후보들도 SNS를 통한 소통에 적극 나섰다. SNS로 일반 국민에게 폭발적 관심과 호감을 끌어낼 수 있는 주자가 경선 구도에서도 유리한 위치를 차지하게 된다는 판단에서다.
문 전 대표는 매주 금요일 오후 SNS 채널로 ‘주간 문재인’을 공개하고 있다. 문 전 대표가 직접 나와 각종 현안과 정책에 대한 자신의 생각을 설명하는 동영상이다. 안 지사는 전국을 순회하며 페이스북 라이브 등 실시간으로 ‘즉문즉답’, ‘토크 콘서트’ 등을 선보이고 있으며, 최근엔 인기 예능인과 ‘숏터뷰’도 촬영해 공개했다.
이 시장은 아예 ‘이재명SNS콜센터’를 개설해 국민들의 정책제안 및 의견에 직접 답변한다. 이미 대선 출마선언 전부터 SNS를 활발하게 사용해왔던 만큼, 개설 16일째인 전날까지 총 1000건에 달하는 정책제안에 답변을 달아 화제가 됐다. 또한 온라인 콜센터로 ‘이재명 뉴스레터’ 신청을 받고 발송도 관리하는 등 '손가락 혁명군' 독려에 전력을 쏟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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