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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교안 vs 홍준표, 헌재심판 이후 ‘보수 주자’로 누가 더 뜰까


입력 2017.03.07 16:29 수정 2017.03.07 16:49        고수정 기자

전문가들, 탄핵 기각시 황 ↑…인용시 홍↑ 분석

황 '제2의 고건 효과'…홍 '범보수 단일 후보' 가능성

황교안 대통령 권한대행(왼쪽)과 홍준표 경남도지사가 자유한국당의 차기 대권 주자로 꼽히는 가운데, 두 사람 중 누가 보수의 대안으로서 경쟁력이 있을지 관심이 모인다. ⓒ데일리안 박항구 기자

‘안정감’ 대 ‘확장성’

황교안 대통령 권한대행과 홍준표 경남도지사의 강점이다. 두 사람은 모두 자유한국당의 차기 대권 주자로 꼽힌다. 공식적으로 출마 의사를 밝힌 건 아니지만, 행보는 여느 대선 주자와 다름 없다. 박근혜 대통령에 대한 탄핵 심판이 막바지에 이르면서 두 사람 중 누가 ‘보수의 대안’으로 경쟁력이 있을지 관심이 모인다.

우선 두 사람의 지지율 격차는 상당하다. 리얼미터가 6일 발표한 여론조사에서 황 권한대행은 전주보다 4.0%p 오른 14.9%로 2위다. 홍 지사의 지지율은 전주 대비 0.2%p 오른 3.8%로, 황 권한대행과의 격차는 11.1%p다. 한국당 후보 적합도에서도 황 권한대행이 홍 지사를 앞선다. 응답자의 21.6%가 황 권한대행을 택했고, 11.6%는 홍 지사를 선호했다. 한국당 경선 참여 의향층에서는 과반 이상(57.1%)이 황 권한대행을, 홍 지사는 11.7%를 얻었다.

정가에서는 이러한 ‘지지율’에 주목하면서도, 탄핵 심판 결과에 따라 두 사람의 입지가 달라질 거라고 관측한다. 헌법재판소가 박 대통령에 대한 탄핵 기각을 선고할 경우 황 권한대행이, 반대의 결과가 나올 경우에는 홍 지사가 경쟁력 있다고 본다.

먼저 탄핵이 기각됐을 경우 황 권한대행이 홍 지사보다 경쟁력 있을 거란 근거는 ‘박근혜의 적자’라는 점에서다. 박 대통령이 사실상 ‘정치적 무죄’를 선고받은 것으로 볼 수 있다는 점에서 돌아섰던 중도 보수층이 돌아올 수 있고, 그동안 침묵해 온 ‘샤이 보수층’도 이러한 결집 바람을 탈 수 있다.

현 정권에서 법무부 장관과 국무총리, 대통령 권한대행까지 지내며 박 대통령의 국정 운영 방향을 안정감 있게 이어간 황 권한대행에 보수층이 쏠린다는 것이다. 또한 조기 대선이 아닌 오는 12월에 예정대로 대선이 치러져 황 권한대행이 탄핵 정국을 잘 마무리 짓고 자리에선 내려온다면 ‘제2의 고건’ 효과도 누릴 수 있다.

황태순 정치평론가는 7일 본보에 “탄핵이 기각된다면 박 대통령이 거국중립내각 구성 및 개헌을 추진할 것으로 보인다. 국정이 다시 정상화가 된다면 황 권한대행이 국무총리직을 사퇴하고 여권 주자로서 차기를 준비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익명을 요구한 정치평론가도 “기각된다면 고건 전 총리처럼 대안으로 급부상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반면 탄핵이 인용될 경우 홍 지사가 한국당 주자로서 경쟁력 있다는 해석이 대체적이다. 당장은 현재 지지율이 높은 황 권한대행이 ‘보수 결집’으로 뜰 수 있지만, 이는 일시적일 거라는 관측이다. 황 권한대행이 국정 공백을 메워야 할 역할인 데다, ‘국정 농단 사태의 공범’이라는 딱지가 붙은 만큼 출마 명분이 약하고, 그의 정치 이념과 지지층이 정통 보수에만 국한돼 확장성이 크지 않다는 점에서다. 이러한 분위기에 황 권한대행이 출마를 하지 않을 가능성도 점쳐진다.

홍 지사의 ‘확장성’이 주목되는 건 이 때문이다. 홍 지사는 연일 중도 보수층은 물론 탄핵 기각을 주장하는 박 대통령의 지지층까지 끌어안는 발언으로, 범보수 대권 단일 후보를 노리고 있다는 분석이다. 특히 ‘홍트럼프’라는 별명을 만들어낸 특유의 거침없는 발언은 대중의 관심을 모으는 것은 물론, 촛불 민심의 기세에 눌려 있던 태극기 민심을 한 데 결집하기 위한 시도라고 풀이된다.

신율 명지대 교수는 “일단은 황 권한대행의 지지율이 홍 지사보다 높게 나오고 있으니까 탄핵이 인용되면 보수가 단결하게 될 거고, 황 권한대행으로 몰릴 가능성이 크다. 지지율이 낮은 주자에게 뜬금없이 가지는 않을 것 아니냐”면서도“다만 안희정 충남도지사가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 경선에서 패배한다면 안 지사가 흡수한 중도 보수의 표심은 홍 지사로 이동할 수 있다. 장기적으로 본다면 홍 지사가 경쟁력있다”고 내다봤다.

박상철 경기대 교수도 “현재 황 권한대행의 지지율은 ‘권한대행’이라는 이점이 영향을 미친 것이다. 이게 사라져버리면 효과는 별로 없을 거라고 본다”며 “반면 홍 지사는 친박계와 거리를 두고 있고, 바른정당과의 단일화 등 범보수 후보를 지향하기 때문에 확장성이 황 권한대행보다 크다”고 말했다.

황태순 정치평론가는 “홍 지사가 친박계로부터 철저하게 핍박받았다는 인상이 강하기 때문에 현 사태의 책임론에서도 자유롭다”며 “경남지사하면서 나름대로 보여준 보수의 가치에 집착하는 모습들, 정책 추진력 등이 보수 진영에서 매력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말했다. 황 권한대행에 대해서는 “기각될 경우 황 권한대행이 사실상 ‘임시 대통령’으로서 ‘군 통수권자’로서 위기의 대한민국을 지켜야 할 임무를 띠는데 무책임하게 대선에 출마할 것 같지는 않다”며 “황 권한대행의 승률이 높은 것도 아니고, 지지층도 박 대통령의 지지층으로 해석되기 때문에 모험할 까닭이 없다”고 단언했다.

한편, 한국당은 조기 대선이 치러질 경우를 대비해 황 권한대행과 홍 지사를 적극적으로 띄우고 있다. 지난 2일에는 정우택 원내대표와 이현재 정책위의장이 국회 본회의장에서 ‘황’ ‘홍’이라고 적힌 쪽지를 주고받은 모습이 포착됐다. ‘황’ 밑에는 ‘생존’이라고 적어 황 권한대행의 출마와 당의 생존을 결부시켜 고민하고, ‘홍’ 밑에는 ‘근접’이라고 적으면서 홍 지사의 출마를 기정사실로 보고 있다는 추측이다.

고수정 기자 (ko0726@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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