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인식 감독이 이끄는 야구 대표팀은 7일 고척돔서 열린 ‘2017 WBC(월드베이스볼 클래식)’ 네덜란드와의 1라운드 2차전에서 한 점도 뽑지 못하고 무기력하게 0-5로 패했다. 전날 이스라엘에 덜미를 잡힌 한국은 2연패를 당하며 사실상 2라운드 진출이 어려워졌다.
실력의 한계를 체감한 네덜란드와의 일전이었다.
현역 메이저리거들이 즐비한 네덜란드는 한국을 상대로 공수에서 한수 위의 기량을 과시하며 완벽한 영봉승을 이끌어냈다. 대부분 국내파 선수들로 구성된 김인식호는 세계의 높은 벽을 실감하며 홈에서 치욕적인 2연패를 당할 수밖에 없었다.
어느 정도는 예상된 결과였다. 한국은 애초 대표팀 구성에서 메이저리그에서 활약하는 해외파들의 잇따른 불참으로 애를 먹었다.
류현진(LA 다저스)과 박병호(미네소타)는 지난 시즌 부상으로 인해 처음부터 뽑을 수 있는 여건이 되지 않았다. 맏형 추신수(텍사스)는 소속팀의 만류로, 김현수(볼티모어)는 소속팀에 집중하기 위해 WBC 출전을 고사했다. 강정호(피츠버그)는 지난 겨울 음주운전으로 물의를 일으키며 결국 대표팀에서 제외됐다.
이들이 합류하지 못한 공백은 컸다. 예상치 못한 김태균과 이대호의 빈타는 추신수와 강정호가 생각나기에 충분했다. 좌익수 최형우의 부진도 같은 수비 포지션인 김현수가 있었으면 어땠을까 하는 생각이 들게 했다.
소속팀에서 확실하게 주전을 보장 받은 강정호의 결장은 아쉽다. 이번 대회 대표팀의 주전 유격수를 맡은 김재호는 타격에서 전혀 보탬이 되지 못했고, 네덜란드전을 앞두고는 부상으로 선발에서 제외됐다.
강정호가 강력한 직구 구위로 한국 타선을 잠재운 네덜란드 선발 밴덴헐크에게 타율 0.450(20타수 9안타)으로 극강의 모습을 보였다는 점을 감안하면 그의 합류 불발이 더욱 아쉬운 대목이다.
KBO리그는 선수들의 몸값은 올라감에도 실력은 예전보다 퇴보하고 있다. 메이저리그에서도 정상급 마무리로 명성을 떨치고 있는 오승환의 이번 WBC 활약만 봐도 국내파와 해외파의 실력 차이는 눈에 보일 정도로 이제는 확연하게 드러난다.
결과적으로 해외파가 대거 합류하지 못해 김인식호는 최상의 전력을 꾸리지 못하고 결국 홈에서 처참한 모습을 보여주고 말았다. 이들의 빈자리는 아쉽지만 반대로 국내파 선수들 입장에서는 경각심을 가져야 할 대목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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