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벼랑 끝에 선 북, 미사일 이어 '6차 핵실험' 카드 꺼낼까?


입력 2017.03.13 17:09 수정 2017.03.13 17:18        하윤아 기자

5차 핵실험 실시된 풍계리에서 추가 핵실험 징후 포착

전문가들 "1~2개월 내 추가 도발"…도발 형태는 의견 분분

경기도 파주시 탄현면 자유로 일대에서 바라본 북한 황해북도 개풍군 일대 ⓒ데일리안 박항구 기자

5차 핵실험 실시된 풍계리에서 추가 핵실험 징후 포착
전문가들 "1~2개월 내 추가 도발"…도발 형태는 의견 분분


국제사회의 대북 압박이 점차 강화되고 있는 상황에서 북한이 6차 핵실험이라는 고강도 도발에 나설 가능성이 있다는 전망이 제기됐다. 대외적으로 핵능력을 과시하며 건재함을 드러내는 한편, 대내적으로 체제를 결속하려는 의도에서 '핵실험 카드'를 꺼내들 수 있다는 분석이다.

앞서 10일(현지시각) 미국의 북한 전문 웹사이트 38노스는 북한 함경북도 길주군 풍계리 핵실험장 북쪽 갱도 입구에서 상당 규모의 굴착 작업이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38노스는 작년 10월과 지난 2월에 촬영된 상업용 위성사진 비교한 결과를 근거로 북한이 큰 규모의 6차 핵실험을 준비하고 있다는 분석을 내놨다.

전문가들은 현 국제 정세와 남북한 내부 사정을 고려할 때, 북한이 핵실험 등 추가적인 도발에 나설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하고 있다.

조한범 통일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13일 "트럼프가 상당히 강하게 나오고 있고, 중국은 북한의 손을 들어주고 있는 상황"이라며 "이 상황에서 한미가 최대 규모의 군사훈련을 하고 사드를 배치하고 있기 때문에 북한 입장에서는 계속 저자세로 가기보다 고강도 도발을 시도할 가능성이 충분하다"고 말했다.

조 선임연구위원은 "이러한 복합적 변수가 북한의 핵실험 가능성을 높이고 있다"면서 "향후 실제 사용할 수 있는 탄두의 신뢰성을 검증하기 위한, 다시 말해 핵탄두 실전배치가 가능하다는 점을 보여주기 위한 핵실험에 나설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장용석 서울대 통일평화연구원 책임연구원도 "북한이 최근 4발의 미사일을 발사하면서 '핵전투부 취급질서확립'을 언급한 것은 핵무기를 실전에서 운용하는 훈련을 한 것이라고 볼 수 있다"며 "핵무기 실전배치 측면에서 보면 다종화된 핵능력을 구축하기 위한 핵실험을 할 가능성이 충분히 있다"고 전망했다. 핵능력 고도화라는 전략적 목적 측면에서 핵실험을 실시할 수 있다는 관측이다.

장 책임연구원은 "핵보유국 지위를 기초로 해서 관계를 정립하려는 북한이 자신들의 핵능력을 대외적으로 과시하려 한다면 이를 위한 최선의 방법은 바로 핵실험"이라며 "특히 북한에게 외부에서의 압력, 압박이 가중되고 있는 상황은 견디기 어려운 환경이기 때문에 대내적인 이벤트를 통해 주민들을 결집시키려는 시도를 할 가능성이 충분히 있다"고 설명했다.

6일 오후 국회 국방위원회에서 북한 미사일 발사와 관련해 긴급현안보고가 진행되는 가운데 한 의원이 관련 자료를 보고 있다. ⓒ데일리안 박항구 기자

그러나 일각에서는 핵실험보다는 추가적인 미사일 도발에 나설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도 제기된다. 핵실험을 실시할 물리적 여건은 충분한 상황이지만, 그보다는 발전된 미사일 능력을 과시하는 방안을 선택할 것이라는 분석이다.

김동엽 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 교수는 "북한의 주장대로라면 이미 지난 4차 핵실험에 기술적인 것은 끝났다고 본다. 핵실험은 기술적 필요가 아니라 정치적 의도에서 할 가능성이 높은데, 그런 의미에서 지금은 북한이 핵실험을 통해 얻을 수 있는 것보다 잃을 것이 더 많은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어 김 교수는 "협상을 앞두고 소위 몸값을 올리는 과정이라고 보면 결국 북한에게 가장 최적의 도발은 미사일"이라며 "궁극적으로는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발사를 보여주는 것이 핵심"이라고 덧붙였다.

북한의 향후 도발 형태를 두고서는 의견이 분분한 상황이지만, 전문가들은 북한이 1~2개월 내 추가적인 고강도 도발을 감행할 것이라는 데 의견을 같이 했다.

미국 신행정부의 대북정책이 구체화되는 상황인 데다, 중국이 한국·미국과 사드 배치를 둘러싸고 갈등을 빚고 있는 상황이라는 점에서 도발이 이뤄질 수 있다는 판단이다. 아울러 한국과 미국이 오는 4월 말까지 한미연합 군사훈련을 실시하고, 북한 내부적으로 이른바 '태양절'이라고 불리는 김일성 생일(4월 15일)이 올해 105주년을 맞는다는 점도 도발의 요소가 될 수 있다는 설명이다.

김 교수는 "미국의 정치 일정과 도발의 명분이 될 수 있는 한미연합훈련, 또 중국이 사드 문제로 한미와 각을 세우고 있는 국제적 환경도 북한 도발의 변수다. 한국의 대선과 북한 내부의 기념일도 고려 요소가 될 수 있다"면서 "이러한 5가지 변수를 종합해 볼 때 3월 20일부터 4월 10일 사이에 도발이 이뤄질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통일부는 북한의 핵실험 가능성이 제기된 것과 관련해 "북한의 핵실험 여부 그리고 도발 가능성은 항상 언제든지 북한 최고 지도부의 명령만 있으면 가능하다고 보고 있다"면서 "정부는 모든 대비태세를 완비하고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밝혔다.

하윤아 기자 (yuna1112@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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