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탄핵 후 첫 토론회, 민주당 주자들 '전략'은?


입력 2017.03.13 18:03 수정 2017.03.13 18:13        이슬기 기자

문재인 "주도적 공세 지양, 정책에만 집중" 이재명 "재벌 개혁이 0순위"

안희정 '통합 리더십 대 분열 리더십' 구도 선점해 대문재인 공세

민주당 대선 예비후보들이 오는 13일 대통령 탄핵 후 첫 TV토론회를 앞두고 전열 정비에 나섰다.(자료사진) ⓒ데일리안

박근혜 대통령 탄핵 인용으로 더불어민주당의 대선 레이스도 한층 가속화된 가운데, 당 대선 주자들은 탄핵 후 첫 TV토론회를 하루 앞두고 전열을 재정비하고 있다. 오는 14일 예정된 토론회는 이달 초 열린 CBS와 오마이TV 토론회에 이어 세번째다.

헌재의 인용 선고 직후, 정가에선 조기 대선의 주도권을 쥔 민주당의 ‘본선 같은 경선’을 한층 주목하는 분위기다. 여기에 오는 21일까지 2차 선거인단 모집이 진행되는 만큼 민주당의 ‘200만 선거인단’ 목표도 실현될 가능성이 커졌다. 이러한 상황에서 탄핵 후 첫 공개 토론회는 부유(浮游)하는 중도층 표심을 붙잡고, 선거인단 참여를 독려할 복안으로 여겨지고 있다. 각 후보 캠프가 발 빠르게 전략 수정에 나선 것도 이 때문이다.

이렇듯 앞선 토론회에 대한 자체 평가와 ‘탄핵 인용’이라는 정국 변화를 적극 반영, 각 후보 캠프도 발 빠르게 전략 수정에 나서는 모습이다. 일단 문재인 전 대표와 이재명 시장은 일정을 최소화하고 토론 준비에 집중하고 있다. 문 전 대표는 이날 오전 국회의원회관에서 열린 일자리위원회 출범식 외에는 공개 일정을 잡지 않았고, 이 시장 역시 기자회견을 끝으로 오후에는 별도 일정 없이 토론 준비에 전념키로 했다.

반면 안희정 지사는 충남과 서울을 오가는 행보에 무게를 뒀다. 그는 이날 오전 충남 지역 기자간담회를 비롯한 도정을 소화한 뒤, 곧바로 서울로 넘어와 민주당 제19대 대선 예비후보자 등록을 마쳤다. 또 본 경선에 임하기 전 국회 취재진과 교류하는 시간을 갖겠다며 직접 간담회를 개최했으며, 이후엔 정세균 국회의장을 예방해 정국 상황 관련한 의견을 교환했다.

문재인 “정책만” vs 안희정 “구도 적극 활용” vs 이재명 “재벌 개혁”

문 전 대표는 이번 토론에서도 일자리 정책에 방점을 찍을 계획이다. 특히 타 후보들의 문제 제기에 적극 해명하되 주도적으로 공세를 펼치진 않겠다는 입장이다. 대세 후보에 대한 공세가 곧 ‘문재인 프레임’을 굳히는 결과를 가져올 거란 판단에서다. 더문캠 권혁기 부대변인은 “타 후보에 대한 공세 없이 정책토론이 되도록 함으로써 가장 잘 준비된 후보임을 입증 하겠다”고 밝혔다.

더문캠 전병헌 기획본부장도 이날 기자간담회를 열고 “지난 두 번의 토론회에서는 다른 두 후보가 최성 후보에게는 발언 기회를 적게 줬기 때문에 문 후보가 최 후보를 배려해야겠다는 인성 차원에서 발언 기회를 자주 줬다. 이번에는 모든 후보들에게 골고루 시간을 안배해서 고르게 질문을 할 것”이라며 의도적으로 정책에 대한 발언에 무게를 둘 것이라고 예고했다

그간 문 전 대표는 두 차례의 공개 토론석상에서 ‘맏형 이미지’를 적극 강조하며 각종 여론조사 결과에 근거한 대세론 굳히기 전략을 펴왔지만, 타 후보들의 공세에 해명하는 발언이 주를 이뤘다. 재벌 개혁에 대해 소극적이라는 지적과 함께 이 시장으로부터 ‘친 재벌 후보’라는 공세를 당한 바 있다. 또 메머드급 인재영입 등 역대 최대 규모의 캠프로 세 몰이에만 치중했다는 비판을 받기도 했다.

이와 달리 안 지사는 그동안 ‘선의 발언’과 대연정론을 비롯해 모호한 화법으로 여러 차례 문제를 빚었던 부분을 해소하는 데 힘을 써왔다. 하지만 이 과정에서 다른 후보들로부터 정체성 공세를 수차례 받았고, 원칙론에 입각한 발언을 완전히 벗어나지 못한 모습도 보였다.

반면 이번 토론회에서는 그동안의 모호한 태도를 벗어나 문 전 대표를 향해 주도적 공세를 펼치겠다는 계획이다. 안희정 캠프 총괄실장인 이철희 의원은 “지난 번 토론처럼 중립적 자세를 보이거나 중재하는 데 그치지 않을 것”이라며 “한쪽(안희정)은 통합 리더십, 한쪽(문재인)은 분열 리더십이라는 구도를 선명하게 드러낼 것”이라고 예고했다. 특히 이 의원은 “공개할 수는 없지만 문 후보를 당황하게 할 만한 비밀병기도 준비하고 있다”며 기대감을 내비쳤다.

안 지사 본인도 이날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대연정의 범위가 여전히 모호하다'는 지적에 대해 "현재 결정에 불복을 표한 박근혜 전 대통령과 일부 친박 세력들은 공론의 대상이 되기 어렵다"고 잘라 말했다. 또 "공당은 승복하기 때문에 연정 대상이 될 수 있지만, 일부 불복하는 친박 인사들은 대상이 안된다는 뜻인가"라는 재 질문에 "그렇다. 당연하다"고 답했다.

'재벌 개혁'에 방점을 찍었던 이 시장의 경우, 두 번의 토론회에서 문 전 대표를 향해 법인세 인상과 재벌·대기업의 준조세 폐지 문제 등 ‘기-승-전-재벌개혁’ 프레임으로 정체성을 강조했고, 안 지사 역시 재벌 문제에 소극적 입장을 취하고 있다며 날을 세웠다.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배치에 대해서도 선명성에 방점을 찍었다. 다만 여론조사 상 ‘문재인 대 안희정’이라는 투톱 구도를 완전히 벗어나지 못해 눈에 띌 만한 토론 주도권을 확보하지는 못했다는 평을 받았다.

이에 이 시장은 이전과 같은 공세 기조를 꾸준히 이어가되, 더문캠 인재들의 논란 등 세력 규합의 부작용을 지적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재명캠프 대변인인 제윤경 의원은 “개혁 의지가 있다고 하면서도 법인세 인상은 오히려 후퇴했고, 안 후보 역시 오히려 기업이 잘돼야 일자리가 늘어난다는 사고에 머물러 있다”며 “그 부분에 대해선 상대 후보들이 우리에게 내용적으로는 맞서기 힘들 거라 보고, 적극적으로 확인할 것”이라고 밝혔다.

제 의원은 특히 양향자 최고위원과 손혜원 의원 등 더문캠에 합류했다가 논란을 빚은 인물들을 거론하며 “인재영입을 통해 개혁 의지를 보여야 하는데, 세 확장에 치중할 뿐 논란만 가중되고 당내에서도 많은 이들이 등을 돌리고 있다”며 “대세 후보께서 노동과 외교, 인사부분에서 자꾸만 국민들의 의구심을 자아내는 것은 반드시 짚고 넘어가야 할 문제”라고 강조했다.

한편 민주당 예비후보들은 오는 17일 종합편성채널 5사가 주최하는 합동 토론회에서 네 번째 맞대결을 펼칠 예정이다.

이슬기 기자 (wisdom@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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